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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명재영 기자] 이동국은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마음이었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공식 개막전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지각 출발한 K리그는 무관중으로 리그를 출발했다. 이날 경기는 후반 38분 전북의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결승 골을 터트리면서 홈팀 전북의 1-0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동국은 "승패를 떠나서 이렇게 축구장에서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했는데 개막전을 치를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뛰었다"고 개막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리그는 개막했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관중이 없고 선수들의 행동도 최대한 제한되는 등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가 그대로 느껴진다. 이동국은 "팬들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한 게 데뷔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오늘 뛰어보니 팬이 없는 경기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팬들이 그리운 날이었다.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는 팬들이 있어야지만 선수들도 더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결승 골을 터트린 직후 펼친 세레머니에 대해서 "모두가 힘든 시국인데 특히 고생하는 의료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레머니를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의 골 세레머니 자제 요청에는 "득점을 축하하는 모습은 축구의 꽃인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들이 수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축구계가 코로나19로 멈춘 가운데 시작한 K리그는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36개국에 중계권이 팔리고 이날 경기도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 생중계되는 등 유례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국이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뛰었던 점도 영국에서는 화제가 됐다. 이동국은 "(당시 활약이 크지 않아서) 영국 팬들은 많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먼 지역의 팬들에게 생존 신고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펼치기 전에 세계적으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K리그가 상위 리그 수준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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