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종합운동장을 홈으로 쓰는 서울이랜드는 코로나19 워킹스루 진료소가 생긴 이후 사무실도 비워야 했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서울시가 잠실종합운동장에 해외입국자 전용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한 가운데 잠실종합운동장 내에 사무실을 운영 중이었던 서울이랜드는 임시적인 조치로 사무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오는 3일부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서울 거주자 가운데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시민은 공항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검사를 받고 증상이 없는 시민은 귀가 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도보이동(워킹스루) 진료소’ 등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3일 곧바로 워킹스루 진료소가 잠실종합운동장에 생겼다.

공항에서 선별진료소로 이동할 때에는 시에서 제공하는 8대의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하루 평균 약 1천명의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종합운동장은 올림픽대로 바로 옆이고 주거지역과도 일정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 “강가라 바람이 많이 불어 바이러스가 흩어질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잠실종합운동장 내 사무실을 사용 중인 K리그 구단 서울이랜드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 펼쳐졌다. 워킹스루 진료소가 설치된 곳이 잠실종합운동장과 보조경기장 사이 주차장 공간이기 때문이다. 서울이랜드 사무실과 가깝다. 이 진료소는 잠실야구장과도 300m 거리에 있다. 잠실종합운동장과 보조경기장, 잠실야구장 사이의 공간이다. 이 곳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출근 동선과 겹치기도 했다.

서울이랜드 측은 3일 부랴부랴 임시조치로 사무실에서 빠져 나왔다. 일단은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직원들은 송파구 내에 있는 모기업 NC백화점 내 공간을 집무실로 쓰기로 했다. 일부는 경기도 청평에 있는 클럽하우스를 오가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단과 수시로 접촉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구단 직원들은 노트북 등 업무에 당장 필요한 기기만 챙긴 채 3일 잠실종합운동장을 빠져 나왔다.

서울이랜드는 이미 코로나19가 확산세에 돌입한 지난 2월부터 재택근무 형식을 취하기도 했었다. 전 직원이 모이는 걸 피하기 위해 로테이션 근무를 하기도 했다. 서울이랜드 관계자는 “아무래도 선수들과 함께해야 하는 만큼 코로나19에 민감하다”면서 “혹시라도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번에 구단 사무실 바로 앞에 워킹스루 진료소가 설치되면서 한 동안은 아예 사무실에 가지 못하게 됐다”면서 “업무는 다른 곳에서 볼 예정이다. 스스로 조심하자고 내린 조치다. 급작스러운 통보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상황이 어려우니 시의 결정에도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이랜드를 제외한 잠실종합운동장 내 입주 단체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거나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종합운동장 내에는 각 체육단체들이 입주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워킹스루라고 해도 공항버스나 자차로 통제구역에 진입한 뒤 검사 컨테이너 안으로 몇 걸음 들어갈 때만 차에서 내리게 된다. 경기장 내부의 입주사들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잠실종합운동장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굳이 넓은 공항 근처를 두고 한 시간이나 걸리는 아파트와 주거밀집지역에 설치하는 건 잠실 송파 강남 더 나아가 서울시 수도권에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듯 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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