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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결국 K리그 일정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1 대표자회의 이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개막 시점을 특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모았다"라고 밝혔다. 이날 K리그는 대표자회의를 통해 연기된 K리그의 개막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상황을 본 뒤 정확한 개막 일자를 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29일 개막 예정이었던 K리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K리그는 계속해서 개막 일정을 고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개막 일정에 따른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이날 열린 대표자회의에 따르면 4월 초 개막의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진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두 가지가 언급됐다는 것이다. 바로 일정 축소와 무관중 경기다. 먼저 가장 유력한 것은 일정 축소다. K리그1의 경우 팀 당 세 차례씩 붙어 33라운드를 소화한 이후 파이널 라운드 5라운드를 추가해 총 38라운드를 소화해왔다. 이것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맹은 "리그 경기 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리그 규모 축소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금까지 선택지로 크게 언급되지 않았던 무관중 경기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무관중 경기라는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연맹의 설명이다.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시나리오는 받아들여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다면 각 구단 관계자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한 구단 관계자는 "일정 축소보다는 무관중 경기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할 필요가 있었다"라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경기가 없기 때문에 각 구단이 콘텐츠 생산에 굉장히 고심하고 있다. 팬들도 콘텐츠의 목마름이 상당하다"라면서 "무관중 경기로 인한 불편함은 있지만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적어도 중계 등을 통해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다. 가능하면 일정 축소보다 무관중 경기를 우선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일정 축소보다는 무관중 경기가 낫다"라는 의견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단의 이동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정 축소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모두가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정 축소를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정확한 K리그 개막일이 정해지지 않았고 따라서 리그 축소 규모와 무관중 여부 또한 '미정'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더 이상 K리그의 정상 진행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일단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기에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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