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부천FC1995의 전지훈련장을 보면 절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

태국 치앙마이에 위치한 부천의 전지훈련장은 꽤 외진 곳에 숨어있다. 치앙마이 공항에서 부천의 전지훈련장 주소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면 표정에서 당혹감이 우선 읽힌다. 그만큼 멀다는 뜻이다. 그래서 택시비가 '부르는 게 값'이 될 때도 많다. 그만큼 멀고 멀다. 치앙마이 공항에서 남동쪽으로 약 50km 이상 이동해야 부천의 전지훈련장이 등장한다.

그래도 시설은 굉장히 좋다. 이곳은 애초에 태국의 명문 골프장 중 하나로 꼽히는 리조트다. 그런 가운데 축구 전지훈련을 위한 시설이 추가로 개발되면서 겨울 전지훈련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현재 이곳에는 부천을 비롯해 J리그 콘사도레 삿포로, 인도네시아 U-19 대표팀이 머물고 있다. 부산아이파크는 이곳의 훈련장만 이용하고 있다.

날씨 또한 훈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방콕과 치앙마이는 비슷한 기온을 기록하고 있지만 습도에서 큰 차이가 난다. 치앙마이의 아침과 저녁은 쌀쌀할 정도다. 고산지대인 치앙마이는 습도가 낮아 더워도 선선한 날씨다. 최고 기온 32도를 기록하는 무더운 날씨에도 "훈련하기 좋은 환경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우기도 아니기 때문에 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계속 머무르면 답답함이 느껴질 수 있다. 너무 외진 곳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산 속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리조트 입구에서 선수들이 있는 숙소까지 6km를 더 이동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시내 관광 등 해외에서 주로 하는 일정 소화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부천 송선호 감독도 솔직하게 말했다. "여기가 창살없는 감옥이기는 하다." 그야말로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곳이다.

취재진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빠르고 편한 교통 어플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던 취재진은 리조트 프런트에 택시를 요청했다 날벼락을 맞았다. "기본적으로 택시를 부를 경우 1시간 안팎을 기다려야 한다"라는 것이 리조트 측의 설명이었다. 외딴 곳이기 때문에 택시기사도 꺼리는 곳이라고. 기약 없는 택시를 기다리며 취재진은 중얼거렸다. "올해 부천 축구 잘하겠네."

다른 구단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태국의 전지훈련장은 골프 리조트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외딴 곳에 대부분 만들어져 있다. 특히 치앙마이에 위치한 훈련장들은 시내와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어 찾아가기 어려운 곳도 제법 있다. 다 같은 치앙마이라고 서로 가까운 것도 아니다. 울산현대의 전지훈련장과 성남FC의 전지훈련장은 같은 치앙마이지만 74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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