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연봉 총액 4위’ 수원삼성, 영입전은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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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우리가 우승하면 구단에서도 더 많이 투자해 주지 않을까요?” 놀라운 답변이었다. 지난 해 FA컵 결승 진출에 성공한 수원삼성 염기훈은 결승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다시 한 번 아시아 무대에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라는 답변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의외였다. ‘명가’ 수원삼성의 상징적인 선수가 모기업의 투자 독려를 위해 우승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수원은 결승에서도 정말 간절하게 뛰었다. “제발 투자 좀 해주세요”라는 말을 몸으로 보여줬다.

겨울 이적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수원삼성은 조용하다. 캐나다 국가대표 센터백 도닐 헨리를 일찌감치 영입한 수원삼성은 보스니아 공격수 크르피치와 전북현대의 명준재 등을 영입한 게 전부다. 유소년 팀인 매탄고 출신이라고 잘 포장돼 있지만 오현규, 김상준, 강현묵, 이이기, 이용언 등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어린 선수들 중 확실한 주전 자원은 없다. 그나마 영입된 크르피치도 타가트가 이적할 가능성을 대비한 영입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슬픈 일이다. 그 와중에 구자룡은 전북현대로 떠났다.

구자룡을 영입한 전북현대는 쿠니모토는 물론 오반석과 김보경까지 데려왔다. 홍정호는 완전이적 시켰고 벨트비크라는 외국인 선수도 데려왔다. 이수빈도 전북 유니폼을 입었고 조규성도 곧 영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울산현대는 노르웨이 국가대표 공격수 비욘 존슨을 야심차게 영입했다. 이 선수는 에레디비시 득점 랭킹 2위까지 올랐던 바 있다. 여기에 고명진과 정승현도 데려왔다. 조현우가 울산현대로 이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이제는 기정사실화 됐다. 수원 팬들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겠지만 수원은 더 이상 전북이나 울산과 경쟁할 규모가 아니다.

이적시장이 흔히 말하기를 ‘미쳐서’ 돌아가고 있다. K리그2 대전 하나시티즌은 전북현대에 갈 수도 있다던 골키퍼 김동준을 품었다. 1부리그에서도 군침을 흘릴 만한 채프만도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K리그2로 내려간 경남FC는 백성동과 장혁진, 황일수, 네게바 등을 영입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발렌티노스와 정조국을 데려왔다. 이적시장에서 수원삼성보다도 더 화끈한 팀이 K리그2에 즐비하다. 수원삼성은 비슷한 시기 K3리그 수비수를 데려왔다고 보도자료를 돌렸다. 이 선수도 분명히 지난 시즌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건 맞지만 무게감이 다른 건 사실이다.

슈퍼매치 빅버드
ⓒ 수원삼성 제공

이임생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백성동을 꼭 영입하고 싶다고 구단에 전달했다. 하지만 예산이 맞지 않아 백성동을 놓치고 말았다. 그 백성동은 앞서 말한 것처럼 K리그2로 갔다. 수원삼성은 K리그2 팀들과의 영입 경쟁에서도 밀린다. 영입 성사 직전까지 갔던 강원FC 김현욱은 이적료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적료는 양 구단 간 몇 천 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수억 원 차이가 아니다. 백성동과 김현욱도 좋은 선수지만 수원삼성이 이 정도 능력과 인지도를 갖춘 선수도 영입하지 못한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다. ‘레알 수원’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K리그2 구단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건 그래도 너무 심했다.

‘수비수 민상기, 미드필더 이종성과 5일 자로 재계약 합의를 완료했다. 수비와 미드필드의 핵심인 두 선수와의 재계약 성공에 따라 수원의 2020시즌 준비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는 수원삼성의 보도자료는 눈물겹기까지 하다. ‘재계약은 영입과도 같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질까. 팀의 상징적인 선수가 “제발 투자 좀 해달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해야 할 만큼 수원삼성은 투자에 인색하다. K리그2 팀과의 영입 경쟁에서도 밀릴 정도로 자금력이 약하다.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축구수도’라는 팀이 수천만 원 차이로 영입하고 싶은 선수의 영입을 포기한다.

더군다나 수원삼성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야 한다. 그들의 상대인 비셀 고베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루카스 포돌스키, 토마스 베르마엘렌, 세르지 삼페르가 있다. 수원의 축구가 초대형 스타들을 앞세운 고베와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또한 수원삼성은 단돈 몇 천만 원 때문에 선수 영입을 포기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구단별 연봉 총액 공개 당시 76억 8천956만 7천원의 연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리그에서 전북과 울산, 서울 다음으로 많은 돈이다. 과연 이 연봉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정말 구단에 돈이 없는 건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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