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트릭 판-안홀트 트위터

[스포츠니어스 | 임형철 기자] 크리스탈 팰리스가 프리미어리그의 리그 판도에서 재밌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먼저 강등이 확정된 팀은 허더즈필드 타운이다. 허더즈필드 타운은 지난 31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18-19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강등을 확정했다. 허더즈필드는 2007-08 시즌 더비 카운티의 프리미어리그 최단 라운드 강등 확정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허더즈필드에 강등 확정을 선고한 팀은 크리스탈 팰리스였다. 재밌는 점은 크리스탈 팰리스가 최근 세 시즌 연속 강등 위기 팀들의 저승사자 역할을 한 사실이다. 팰리스는 2016-17 시즌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이끌 당시 37라운드 경기에서 헐시티를 만나 4-0 대승을 거뒀다. 3연패에 빠지며 위기에 놓였던 당시 팰리스는 마르코 실바 감독 부임 후 기세가 좋았던 헐시티에게 강등 확정을 선고했다.

지난 시즌에는 위기의 스토크시티를 강등시켰다. 호지슨 감독의 팰리스는 지난 시즌 리그 37라운드에서 스토크 원정길을 떠나 2-1로 승리했다. 이에 스토크는 10년 만에 강등이라는 결과를 맛봤다. 이번 시즌도 32라운드에서 팰리스는 허더즈필드전 승리로 상대 팀을 강등시켰다. 이 정도면 리그 대표 저승사자임에 틀림없다.

판-안홀트는 자신의 골로 상대팀이 강등을 당할 때마다 SNS를 통해 위로를 건넸다 ⓒ 트위터 글 캡처

게다가 이 경기들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가 있다. 왼쪽 풀백 패트릭 판-안홀트가 주인공이다. 선덜랜드의 잔류 공신으로 굵직한 활약을 남겨왔던 판-안홀트는 팰리스 이적 후 강등 위기에 놓인 팀에게 해결사 역할을 자초하고 있다. 그는 2016-17 시즌 헐시티전, 2017-18 시즌 스토크전, 2018-19 시즌 허더즈필드전에서 모두 골을 넣으며 상대 팀에 쓰라린 기억을 선사 중이다.

그래도 판-안홀트는 자신의 골이 상대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안길 때마다 남다른 배려심을 보여줬다. 그는 허더즈필드의 강등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허더즈필드와 그 팬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힘든 시간에도 팬들의 응원은 대단했다"며 인사를 건넸다. 판-안홀트는 지난 시즌 스토크와의 경기가 끝난 뒤에도 "평소에는 득점에 성공하면 골 뒷풀이를 즐겼다. 그러나 오늘은 스토크와 그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내 골이 당신들을 강등시키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

한편 팰리스는 이번 시즌 잔여 일정 중 현재 강등권에 놓여있는 카디프시티와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카디프시티는 현재 8승 4무 19패의 성적으로 18위에 놓여있다. 반면 팰리스는 18위 카디프와 승점 8점 차로 강등권에서 상당히 멀어진 상태다. 팰리스와 카디프는 오는 5월 4일 리그 37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세 시즌 연속 상대 팀의 강등을 확정 지었던 팰리스가 다가오는 일정에서도 강등권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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