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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l 안소윤 인턴기자] 대한민국 쇼트트랙은 여느 때와 같이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2018/19시즌 가장 많은 국제 대회에 참여한 선수를 꼽는다고 하면 단연코 박지원 (성남시청·24)이라 말할 수 있다. 지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박지원은 마치 날개를 단 듯 활약을 보였다. 많은 이들의 시선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향해 있을 때 박지원은 평소처럼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박지원은 2015/16시즌 20살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됐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자신감 있는 레이스가 돋보여 호평 속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그로부터 4년이 뒤 박지원은 그리도 간절했던 월드컵 1000m 세계 랭킹 1위부터 유니버시아드 500m 금메달, 1000m 동메달, 남자 계주 5000m 금메달과 생각지 못했던 세계선수권 남자 계주 5000m 금메달까지 획득하며 금빛 질주를 했다. 작년 4월 선발전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그의 수상내역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어쩌면 오늘을 위한 드라마 속 과정이 아닐까 싶다.

지난 12일 박지원은 2019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스포츠니어스>는 성남 탄천빙상장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을 만났다. 그는 좌절의 순간부터 환호의 순간까지 생생한 2018/19시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18/19 시즌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작년 4월 대표 선발전이 끝났을 때는 월드컵을 나가지 못하는 순위여서 아쉬움이 컸어요. 상황 상 월드컵을 나갈 수 있게 돼서 꼭 잘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출전했습니다. 원하는 종목을 모두 탈 수는 없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월드컵에 임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대회 기간 동안 최대한 1000m에 집중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1000m 월드컵 총 랭킹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이 제 목표였어요. 다행히도 행운이 찾아와서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제가 이루고 싶은 꿈 다 이뤘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어요. 특히 세계선수권까지 출전하게 돼서 어떻게 보면 특별한 한해이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시즌을 한 문장으로 평한다면 “무사히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 4월 선발전 때 많이 아쉬워했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나요. 18/19시즌이 평창 동계올림픽 바로 다음 시즌이어서 열심히 준비해온 만큼 기대도 컸을 것 같아요.

제가 평창 동계올림픽 시즌에는 예비 선수여서 올림픽 준비하는 선수들을 보고 마음을 많이 다져왔어요. 선발전을 준비하면서 “운동을 즐기면서 했다기보다는 무조건 즐기면서 한다. 평창 동계 올림픽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목표가 눈앞 고지에 다가왔는데 계속 좌절되다보니 당시 부족한 제 모습에 화가 많이 났어요.

부모님께서는 이번 대회 중계 모습을 보고 굉장히 기뻐하셨을 것 같아요.

선발전에서 제가 많이 아쉬워했을 때 부모님께서는 오히려 편안해 하셨어요. 제가 준비해 온 과정을 다 지켜보셨기 때문에 조급해 하시지 않으셨어요. 제가 힘들 때 가장 든든한 서포터 역할을 해주셔서 꼭 보답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좋은 결과가 찾아와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경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과정에 충실하면 그 점만으로도 저를 응원해주셨어요.

2019 유니버시아드 500m 금메달을 획득 축하드려요. 예상하셨나요?

500m 금메달은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1년 전 종별 선수권에서 500m 금메달을 처음으로 목에 걸어본 게 다였어요. 오히려 제가 기대했던 건 1000m이었는데 1500m에서 넘어진 후 500m를 타는데 속도도 평소보다 잘 나는 것 같았고, 평소보다 집중이 잘됐어요. 결승에 골인하고 나서 메달 세레머니 끝난 후로부터 자기 전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메달 세레머니는 미리 준비하시나요?

결승 전 입장할 때 카메라 클로즈업 되잖아요. 그럴 땐 준비를 하려고 미리 생각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카메라 보면 긴장을 해서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더라고요. 카메라가 가까이오면 싹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레 나오는 세레머니를 하는데 뒤늦게 “아 그 세레머니 못했다”하면서 아쉬워해요.

ⓒ박지원 인스타그램 제공

특히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선 세레머니가 멋있게 잡혀서 뿌듯했을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하죠. 우리나라가 유니버시아드 계주 금메달을 12년 만에 따게 됐는데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 합니다. 저를 포함한 세 선수는 개인 종목을 탔지만 다른 한 선수가 개인전을 타지 못했기 때문에 그 선수와 함께 포디움에 올라설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현재 스피드 스케이팅도 팀 종목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쇼트트랙은 예전부터 강세를 보였잖아요. 많은 선수들이 계주에서 개인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와 포디움에 함께 올라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쇼트트랙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전을 탄 입장과 타지 못한 입장 모두 경험해봤는데, 메달 색깔과 상관없이 선수들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행복이에요. 그래서 매 시즌 계주 종목에 집중을 더 했던 것 같아요.

유니버시아드대회 마치고 바로 세계선수권 출전 준비하러 이동했는데 컨디션 조절 문제없으셨나요?

제 총 비행시간이 10시간이었고 착륙한지 5시간조차 되지 않았는데 스케이트를 타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꼭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꾹 참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동료 선수들에게 힘들다고 칭얼대진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유니버시아드 500m 금메달 획득한 후 (단국대 재학시절 담당코치) 진선유 코치님께서 따로 코멘트 남겨 주셨나요?

딱 “축하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진선유 코치님은 항상 잘해주시지만 가끔 무뚝뚝하게 툭 던져주세요. 선생님 같으면서도 누나처럼 편하게 잘 챙겨주셔서 저희가 장난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감사한 마음이 커요.

진선유 코치님께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당시 초등학생이셨잖아요. 단국대 입학 후 , 진선유 코치님께서 나를 가르쳐주신다니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 같아요.

제가 딱 2006년에 쇼트트랙을 시작했어요. 또 토리노 올림픽 때 스케이트 영상 보는 것을 좋아해서 외울 정도로 돌려봤거든요. 제가 대학을 입학하자마자 (진선유) 코치님이란 사실 듣고 조금 떨렸어요. 올림픽에서 엄청난 업적을 달성하신 분이잖아요. “제가 이 분께 배우게 되는 구나”라고 생각하고 더 잘 따르도록 노력했어요.

이런 박지원 선수의 애정 어린 마음을 진 코치님께서 아실까요?

아.. 알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겉으로 표현을 잘 못했어요. 그래도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시즌 남자 선수들이 성적 매우 뛰어났다 팀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신경 썼던 점이 있다면?

제가 한승수 선수를 제외하고 월드컵 출전한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 중에서는 (임)효준이랑 맏형이었어요. 15/16시즌엔 막내였는데 어느새 시간이 그만큼 흘렀는지 싶더라고요. 그래서 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임)효준이랑 함께 도왔어요. 그 외에 다른 부분은 코치 선생님께서 잘 해주시니까 그 부분을 팀을 위해서 신경 썼고, 개인적인 부분은 제가 출전하는 개인 종목 준비 잘하고 계주 출전했을 때 같이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주의했어요.

이제는 무조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서 국민들의 사랑받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성적 강박관념도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하고요.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을 하지 못 했음에도 박지원 선수가 많은 쇼트트랙 팬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 갖고 매 경기 임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팬분들은 제 경기 모습을 보고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제 스스로가 경기 모니터를 했을 때 희열감을 느끼고 멋있다고 생각했던 경기가 몇 없었어요. 초심 잃지 않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 500m를 획득했는데 단거리 종목에 대한 욕심도 생겼나요?

아무래도 월드컵 때 워낙 대단한 선수들과 500m 레이스를 해서 U대회 때 수월하게 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올해 1000m 목표를 이뤘으니 차근차근 준비해서 500m도 주 종목까지 실력 발휘 하지 못하더라도 서브종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거에요. 의외로 단거리도 재밌다는 걸 깨달았어요.

500m 스타트에 섰을 때 긴장 많이 될 것 같아요. 이겨내는 비법이 따로 있나요?

일부 장거리 선수들은 주 종목이 아니어서 긴장을 안 하는데 저는 왠지 모르게 긴장이 돼요. 스타트도 빨리 뛰어야할 것 같아서 다리가 많이 떨리는데 코치님 혹은 동료들이 “왜 이렇게 떨어?”라고 말하면 장난스럽게 “혹시나 스타트를 첫 번째로 나가게 될까봐!”라고 말하면서 분위기를 풀곤 해요.

혼성계주가 처음 생겼어요. 2022 베이징에서도 시행되는데 이미지 트레이닝 했을 때랑 막상 시합에 출전했을 때 어떤 점이 가장 달랐나요?

처음 혼성계주 경기가 생겼다고 했을 때 한국 선수들이 잘 타니까 당연히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 했어요. 근데 막상 타보니 체격이 좋은 외국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을 미는 파워가 강해서 당황했어요. 계속 생각하고 경기에 임해도 마음처럼 행동이 옮겨지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도 컸어요. 경기가 순식간에 끝나기도 하고 남자선수들은 두 번밖에 안타니까 뒤에서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타더라고요.

기존 남자계주는 5000m인데 혼성계주는 2000m여서 훈련법이 낯설 것 같아요.

저는 혼성계주에서 주로 마지막 주자를 맡았어요. 그래서 여자 선수에게 푸시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제 순서에서 여자 선수로 넘어갈 때 여자선수들이 너무 가벼워서 세게 밀면 코너 에서 속도 조절이 잘 안됐어요. 그런 부분들을 매끄럽게 진행 될 수 있도록 연습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박지원 선수에 대한 질문을 하려고해요. 어떤 계기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겨울 강습, 여름특강으로 시작했어요. 움직이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집 앞 링크장을 찾아갔어요. 아버지랑 많이 타러 갔는데 당시 가르치던 선생님께서 선수 반으로 올라가도 좋을 것 같다고 권유해주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강릉에서 운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심석희 선수만 강릉의 딸이 아니라 박지원 선수도 강릉의 아들이네요.

석희가 제 옆집에 살았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 운동도 같이했어요. 올림픽을 나갔으면 석희랑 같이 강릉을 알릴 수 있었을 텐데 저에게 좀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시니어 데뷔한지 꽤 됐는데,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최근에 출전한 2019 세계선수권 5000m 계주 결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동안 시니어 대회 출전하면서 계주 금메달을 한 번도 획득한 적이 없었어요. 개인전에서는 한 시즌에 한번씩 1등을 했지만 계주는 2등 3등을 해서 1등을 하고 싶었던 마음에 후배 선수들을 많이 다그쳤던 것 같아요. 강하게 이야기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강조를 했고 강조를 하더라도 마음처럼 안 되는 게 쇼트트랙이잖아요. 매번 아쉬움을 갖고 있었는데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계주 금메달을 획득해서 기뻐요. 아직도 (임)효준이가 남은 2바퀴를 타는 모습이 생생해요. 안에서 얼마나 긴장하면서 지켜봤는지 몰라요. (임)효준이가 1등으로 결승선을 들어왔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계주에서 다른 선수가 실수를 했을 경우 어떻게 위로해주나요?

사실 계주에서 그 어떤 선수도 실수 안한다는 보장 없으니 뭐라고 할 수는 없어요. 처음에는 강하게 그 선수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고 몇 시간 지나면 마음이 약해져서 “형이 아까 화내서 미안해~”라고 말하면서 달래줘요. 아무래도 경기장에서는 흥분된 상태여서 후배들에게 다그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부분을 잘 수용해주고 서로 노력해서 대회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호석 선수가 롤 모델이라고 들었어요. 고양시청 팀 소속이었을 때 이호석 선수에게 많은 조언 얻었나요?

어릴 때부터 영상으로 많이 공부해온 선수였고 제가 고양시청 팀에 있을 때 코치님으로 오셔서 그때 배운 점이 오늘의 제가 올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지금은 다른 팀이어서 직접적으로 배우진 못하지만 그때 당시 배웠던 것을 제 방식대로 기술을 응용하고 있어요. 코치님께 감사하단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어요.

고양 팀에 있다가 화성 팀 그리고 최근 성남시청과 계약하면서 훈련지를 여러 번 옮겼는데 적응하는데 괜찮았나요?

아무래도 새로운 팀에 적응한다는 것은 쉬운 것만은 아니에요. 코치님과도 마음이 잘 맞고 믿음이 있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팀을 옮길 때는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해서 팀 분위기를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 편이에요. 요즘엔 코치님께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가르침을 주시기보다는 잘하는 점을 더 장점으로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직 저도 가르침을 많이 받아야 하는 시기이지만 제가 스스로 잘할 수 있도록 지지를 많이 해주세요.

2022년 올림픽까지 3년 남았는데 시간이 정말 훌쩍 갈 것 같아요. 우선적으로 보완할 점이 있나요?

더 이상 키가 크지 않아서 체격이 커질 수 없으니 파워를 키우고 싶어요. 파워가 있어야 요즘 쇼트트랙 스타일 흐름에 잘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부드러움은 있지만 파워가 부족해서 집중 훈련 하려고 합니다.

선수 생활 원하는 바를 이뤘을 때 생각했던 진로가 있나요?

많은 생각을 해봤어요. 공부 하고 싶기도 하고 쇼트트랙을 더 깊게 파고 싶기도 해요. 제가 여태까지 운동해오면서 코치님처럼은 아니지만 어린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줬을 때 조금씩 발전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저한테 오는 만족감이 컸어요. 이런 기분이라면 지도자를 해도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 들어요.

19/20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는?

우선 4월에 열릴 선발전을 잘 타서 19/20시즌 월드컵을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만일 나갈 수 있다면 1000m에 출전해서 다시 한 번 랭킹 1위에 오르고 싶어요. 그리고 월드컵 5000m 계주 금메달을 획득해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 평창 동계올림픽 때까지는 올림픽만 출전하면 끝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스케이트를 타는 것을 가장 좋아하니까 스케이트를 잘 타서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표팀에서 훈련하면서 실력으로 부족한 친구들이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선수들 모두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점점 더 나올 것이고 저도 그에 따라 열심히 훈련할 예정입니다. 결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 할 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지원은 2015년 대표팀 막내에서 2019년 의젓한 맏형으로 성장했다. 목표가 바로 눈앞에서 좌절됐을 때 박지원은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먼저 배웠다. “올림픽 출전 못하면 모든 게 끝난 것만 같았다”고 말했던 그의 입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할 때까지 그간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마주했을지는 감히 예상 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단계들을 지나 박지원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향해 직진하고 있다. 과거의 눈물이 미래의 기쁨으로 만드는 그의 모습들은 많은 빙상 팬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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