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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온라인 뉴스팀]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가 조재범(38) 전 대표팀 코치에게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가운데 체육시민단체가 모여 이기흥 대한체육회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한체육회 측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기흥 회장은 독일에서 열린 핸드볼 경기에 참석했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100인의여성체육인,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개 단체들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과 함께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사퇴를 촉구했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대한체육회는 아마 스포츠, 학교 체육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패러다임 이끌어갈 주된 단체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여태까지 모든 성폭력 사건에 대해 한 번도 사과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동호 소장은 “이기흥 회장의 사퇴를 촉구한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지난 2년간 측근 챙기기, 규정 위반, 자기 사람 챙기기, 인맥관리에만 신경을 써왔다. 그 사이 선수들은 폭력과 성폭력에 시달렸다. 이기흥 회장은 능력, 소신, 애정도 없는 회장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10일 “조 전 코치의 폭력·성폭력 혐의와 관련해 용기를 내준 심석희 선수에게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로 인해 상처를 받은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덧붙여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스포츠인권 향상을 위한 제도를 운영하며 스포츠계 폭력·성폭력을 방지하고자 노력해왔으나 이번 사건을 통해 시스템에 큰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특히 선수들이 가장 보호받아야 할 선수촌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한체육회는 사과문에서 선수촌 전 종목을 전수조사하고 합숙 훈련 환경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측은 “스포츠 인권 관련 시스템을 백지부터 전면적으로 재검토 및 개선하고자 한다”라며 “국가대표 선수는 우리 국민과 체육계의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수들이 다시는 상처받고 희생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및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논란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을 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남자핸드볼 남북단일팀의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흥 회장은 조영신 감독이 이끄는 남북단일팀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6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 첫날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세계랭킹 독일에 30-19로 진 경기를 지켜봤다.

이기흥 회장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동석해 이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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