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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최수경 기자] 남자 마라톤에서 철옹성 같던 2시간 2분의 벽이 깨졌다.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는 16일(한국시간) 열린 2018 독일 베를린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01분 39초만에 골인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같은 대회에서 데니스 키메토(34·케냐)가 세운 종전 세계 기록(2시간 02분 57초)보다 1분 18초나 빠른 기록이다. 1967년 데릭 클레이튼(호주)이 종전 기록보다 2분 23초 빠른 2시간 09분 37초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이후 가장 많이 기록을 앞당겼다.

킵초게는 초반부터 선두 그룹을 이끌며 거침없이 내달렸다. 줄무늬 유니폼의 페이스 메이커와 함께 1시간 1분 6초 만에 반환점을 돈 뒤 25km 지점부터 독주를 이어갔다. 후원업체에서 특수 제작한 170g의 최경량 운동화를 신고 끝까지 스피드를 유지했다. 100m를 평균 17초 3 이내에 주파한 킵초게는 2시간 1분 39초에 가장 먼저 42.195km 레이스를 마쳤다.

킵초게는 경기 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지금 기분을 표현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너무 힘들었지만 훈련을 했던 과정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훈련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마음을 잡았다. 모든 이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킵초게는 원래 마라톤 선수가 아니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5000m 경기에 나서 동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낸 실력자였다. 2012년 마라톤으로 전업한 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2시간 08분 44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케냐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킵초게 뿐 아니라 아모스 키프루토(2시간06분23초)가 2위, 윌슨 킵상(2시간06분48초)이 3위를 차지하며 케냐 선수들이 1위부터 3위를 싹쓸이했다.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마라톤 1시간대 진입도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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