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널 공식 페이스북

'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아스널이 아르센 벵거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810번째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아스널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2017-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에서 알렉시스 산체스의 멀티골을 앞세워 크리스탈 팰리스에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최근 리그 5경기 무패(2승 3무)를 기록하며 기세를 이어갔지만 수비불안을 다시 노출했다.

벵거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810번째 경기, 468번째 승리

크리스탈 팰리스와 아스널의 대결은 벵거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1996년 10월 아스널 지휘봉을 잡으며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벵거 감독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810번째 경기를 지휘했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최다 경기 출전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1월 1일 펼쳐지는 웨스트 브로미치 원정 경기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됐다. 참고로 벵거 감독은 810경기를 치른 동안 468승 197무 145패를 기록한 반면에 퍼거슨 감독은 528승 168무 114패를 기록했다.

당연히 아스널로선 승리가 절실했던 경기였다. 그러나 크리스탈 팰리스는 최근 리그 8경기에서 3승 5무를 기록하며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지난 시즌 홈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3-0으로 승리하며 아스널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하물며 크리스탈 팰리스는 최근 홈 6경기에서 3승 3무를 기록하며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반면에 아스널은 올 시즌 원정에서 2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따라서 아스널이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존재했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4-4-2 포메이션 하에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윌프리드 자하와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앞세워 날카로운 역습을 보여주면서 아스널을 괴롭혔다. 아스널은 전반 25분 쉬코드란 무스타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4분에 안드로스 타운센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아스널에겐 알렉시스 산체스가 있었다. 알렉시스 산체스는 후반 17분과 후반 22분에 연속골을 넣으면서 아스널에 승리를 선사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후반 44분 제임스 톰킨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골을 넣으며 끝까지 아스널을 추격했지만 3골을 추격하기엔 결정력이 부족했다.

아스널, 공격은 매섭지만 수비는 여전히 불안하다

아스널의 공격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비를 뚫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점유율 65%, 슈팅 16회, 유효슈팅 9회 등 기록들이 아스널 공격의 위력을 잘 대변한다. 아스널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메수트 외질이 분주히 움직이며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으며, 알렉시스 산체스가 2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특히, 알렉시스 산체스가 후반 22분 잭 윌셔의 환상적인 롱패스를 골로 연결하면서 크리스탈 팰리스의 두줄 수비를 무용지물로 만들기도 했다. 반면에 크리스탈 팰리스는 슈팅 16회를 기록했음에도 유효슈팅이 2회에 불과했고, 자하가 기대에 부응하며 아스널의 수비를 괴롭혔지만 벤테케가 부진해 2골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아스널은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2골을 허용하면서 수비불안을 숨기지 못했다. 벵거 감독은 리버풀전에서 3골을 허용함에 따라 지난 3경기에서 활용한 포백이 아닌 스리백을 재가동하며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했다. 나초 몬레알이 리버풀전에서 발목부상을 당해 칼럼 체임버스를 올 시즌 리그 첫 출전시켰고, 콜라시나츠와 베예린을 좌우 측면에 배치해 측면 수비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아스널은 스리백 하에서도 안정감이 2% 부족한 모습을 노출했다. 아스널은 올 시즌 수비 실책으로 인해 8골이나 허용했을 정도로 수비라인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베예린과 체임버스가 자하를 효과적으로 봉쇄하지 못해 크로스와 돌파를 허용했고, 코시엘니가 위치 선정과 공중볼 경쟁에 문제를 드러냈다.

벵거 감독으로선 수비불안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스리백과 포백 등 다양한 전술적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메르테자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해 황혼기를 보내고, 롭 홀딩과 체임버스는 신뢰하기엔 안정감이 부족하다.. 하물며 베예린과 코시엘니도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노출하고 있다. 아스널로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가오는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수비수 영입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벵거 감독은 번리의 타르코프스키와 마인츠의 압두 디알루, 웨스트 브로미치의 조니 에반스, 첼시의 다비드 루이스, 유벤투스의 메흐디 베나티아 등 다양한 수비수 영입을 추진하고 알려졌다. 과연 아스널이 신뢰할 만한 수비수를 영입하며 후반기 달라진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겨울이적시장이 아스널에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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