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홋스퍼 공식 트위터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손흥민의 한 골이 토트넘을 살렸다. 그는 박지성이 가지고 있던 아시안 프리미어리거 최다 득점 기록도 깼다.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에서 후반 터진 손흥민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를 1-0으로 꺾고 승점 3점 획득에 성공했다.

홈팀 토트넘은 3-5-1-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 그 밑에 손흥민을 배치했고 좌우 측면에는 대니 로즈와 세르지 오리에를 기용했다. 중앙에는 무사 시소코, 해리 윙크스, 크리스챤 에릭센이 나섰고 백 쓰리 라인은 데이빈슨 산체스-에릭 다이어-얀 베르통언으로 구성했다. 골키퍼는 파울로 가자니아가 맡았다.

원정팀 크리스탈 팰리스는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 윌프레드 자하와 앤드로스 타운젠드를 내세웠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 제프리 슐룹과 루벤 롭투스-치크를 기용했다. 중앙에는 루카 밀리보예비치와 요한 카바예가 나섰고 백 포 라인은 조엘 워드-마마두 사코-스콧 댄-티모시 포수-멘사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줄리안 스페로니의 차지였다.

전반 : 컨셉 명확했던 두 팀

전반전 양 팀의 컨셉은 확실했다. 토트넘은 공격을 주도했고 팰리스는 착실히 막았다. 팰리스는 이른바 '두 줄 수비'를 꺼내들었다. 토트넘은 이를 공략해야 했다. 좌측 윙백 대니 로즈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유효 슈팅까지 쉽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팰리스의 두터운 수비를 맞아 고전했다.

팰리스는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에 나섰다. 세트피스를 활용하기도 했다. 전반 35분 팰리스의 코너킥은 위협적이었다. 몇 차례 긴 패스를 주고받은 팰리스는 스콧 댄이 결정적인 헤더 슈팅을 연결했다. 가자니아의 환상적인 선방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은 팰리스에 예상치 못한 실점을 허용할 뻔 했다.

손흥민은 주로 왼쪽 측면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위협적인 찬스는 만들지 못했다. 그는 패스를 통한 연결에 주력했다. 전반 17분에는 팰리스의 역습을 좋은 태클로 저지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몸놀림은 가벼워 보였다. 문제는 토트넘이 팰리스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75%가 넘는 공 점유율에 불구하고 단 한 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한 토트넘은 0-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 밀리던 토트넘, 한 방에 분위기 바꾼 손흥민

후반 시작과 함께 포체티노 감독은 첫 번째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해리 윙크스를 빼고 무사 뎀벨레를 투입했다. 윙크스의 체력 부담을 안배한 판단인 것으로 보였다. 후반에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토트넘은 공격적으로 나서며 골을 노렸고 팰리스는 수비에 주력했다. 토트넘은 좌우 측면을 주로 파고들었다. 팰리스의 측면 수비수들은 공격 가담을 자제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폭발적으로 나서는 팰리스의 역습은 위력적이었다. 후반 3분과 17분 오리에의 두 차례 패스 미스가 팰리스의 역습을 허용했다. 타운젠드와 자하가 결정적인 찬스를 얻었지만 놓쳤다. 비록 두 줄 수비로 쉽게 공격할 수 없는 팰리스였지만 역습 하나는 충분히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래도 토트넘은 강팀이었다. 후반 19분 토트넘의 선제골이 터졌다. 손흥민이었다. 팰리스의 페널티박스에서 토트넘이 공격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케인이 로즈에게 측면으로 패스를 찔러줬고 로즈가 날린 슈팅은 팰리스 수비수의 몸을 맞고 측면으로 흘렀다. 이 공을 잡은 시소코가 재차 빠르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팰리스 카바예가 걷어낸 공은 손흥민을 향했고 그는 침착하고 절묘한 중거리 슈팅으로 팰리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EPL 통산 20호 골이다. 박지성의 아시안 프리미어리거 최다골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후반 37분 손흥민은 다시 한 번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베르통언이 손흥민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다. 이 한 방에 팰리스의 수비진은 그대로 무너졌다. 빠르게 돌파한 손흥민은 골키퍼와 일대 일 찬스를 맞이했다. 침착하게 각도를 확인한 손흥민은 땅볼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 옆 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멀티골 찬스를 놓치는 순간이었다. 2분 뒤에도 그는 좋은 찬스를 놓치며 땅을 쳤다.

결국 손흥민의 선제골이 결승골로 이어졌다. 남은 시간 동안 양 팀은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토트넘은 팰리스를 1-0으로 꺾고 기분 좋게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팰리스는 또다시 토트넘 원정에서 이기지 못하며 20년 가까이 토트넘의 홈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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