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레전드' 임중용이 팀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인천유나이티드 1군 코치진 사임 루머에 대해 '레전드' 임중용 코치가 입을 열었다.

최근 인천은 코칭 스태프의 거취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한 지역 매체는 이기형 감독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인천 대표이사가 초반 10경기 중 3~4승 이상을 거두지 못할 시 사퇴라는 조건부 계약을 이 감독에게 제시했다"라고 보도했고 이어 1군 코치들이 전부 사퇴한다는 루머가 등장했다. 선수단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코칭 스태프의 거취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이 감독의 재계약은 아직까지도 오리무중이다. 2015년 수석코치로 인천에 발을 내딛은 이 감독은 2016년 9월 김도훈 감독의 사임으로 감독대행직을 수행했고 이후 11월부터 정식 감독으로 인천의 지휘봉을 잡았다. 올 시즌 이 감독은 인천을 잔류로 이끄는데 성공했지만 불안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도 일부 있었다. 다른 구단은 속속 새 감독을 선임하거나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만 인천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치진의 사임 루머까지 등장했다.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 밖에 없다.

특히 1군 코칭 스태프 중에는 임중용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거취는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임중용 코치는 인천의 상징적인 존재다. 2004년 인천의 창단 멤버로 입단한 그는 은퇴 후에도 인천에서 U-18 대건고 감독 등을 맡으며 인천에서 일해왔다. 현재는 인천 성인팀 코치로 활약 중이다. 약 13년 동안의 세월을 인천에 바친 셈이다. 그런 그가 팀을 떠났다는 루머에 많은 팬들은 구단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런 그가 루머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임중용 코치는 <스포츠니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당 루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퇴 여부를 묻자 "이에 대해서는 지난 주말에 전화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기형 감독이 직접 그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그는 "이기형 감독이 자신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면서 코치들도 다른 팀을 알아봤으면 좋겠다고 전화했다"라고 말했다. 이기형 감독은 임중용 코치를 비롯한 박성철, 권찬수 코치에게도 같은 내용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중용은 대건고 감독을 거친 뒤 현재 인천 성인팀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

하지만 그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다른 팀에서 코치 제안이 오기도 했다"라고 밝힌 임중용 코치는 "하지만 나는 인천맨이다. 이 팀을 위해서 지금껏 일해왔다. 게다가 감독님 거취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팀을 알아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그는 끝까지 기다렸다. 임중용 코치는 "감독님이 남으시건 떠나시건 코치가 먼저 판단하고 행동해 다른 팀을 알아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이기형 감독님께 말씀 드렸다. 나는 그렇게는 (먼저 다른 팀을 알아보는 일은) 못 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아직 임중용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의 사퇴 여부는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 셈이다. 그는 "감독님 거취가 결정되고 나면 구단이 결정하는 바에 따르겠다. 구단에서 나와 박성철 코치, 권찬수 골키퍼 코치의 거취에 대해 결정한다면 그 때 그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임도 사임도 순리대로 따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임 코치가 인천을 떠나야 할 가능성 또한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중용 코치는 "내홍이 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천이 코치들의 거취 문제로 구설에 오르는 건 원치 않는다"면서 "머리가 복잡하다. 우리 팀이 매년 힘든데 이 일로 더 팀이 힘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의 창단 순간부터 함께하며 인천 유니폼을 입고 무려 219경기에 나선 '전설' 임중용 코치가 팀을 떠난다면 그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단은 아직까지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니어스>와의 통화에서 "감독 재계약 등 코칭 스태프 선임에 대한 전권은 대표이사가 가지고 있다"면서 "대표이사와 코칭 스태프 간의 일이니 기다려달라.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론이 나게 된다면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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