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조나탄은 최근 놀라운 골 행진을 보여주고 있다. ⓒ수원삼성

[스포츠니어스 | 태백=김현회 기자] K리그 클래식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수원삼성 조나탄에 대해 ‘옛 스승’ 이영진 감독은 “안 되도 되게 하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골을 많이 넣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스피드가 빠른 건 아닌데 힘으로 밀고 들어가서 수비수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영진 감독은 2015년 대구FC에 부임해 조나탄과 함께 1년을 보냈다. 2014년 K리그 챌린지 29경기에서 14골 2도움을 기록한 조나탄은 이영진 감독 부임 이후 39경기 26득점 6도움을 올리며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조나탄은 그해 K리그 챌린지 득점왕에 올랐다. 이영진 감독은 누구보다도 조나탄을 잘 알고 활용했던 지도자다.

21일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펼쳐진 강원도 태백 고원구장을 방문한 이영진 감독은 “요새 P급 지도자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이렇게 대학 경기에 와 선후배 지도자들도 만나고 경기를 보며 지도자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시즌 도중 대구FC 감독직에서 사퇴한 이후로 휴식을 취하며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다. 이 자리에서 요즘 K리그 클래식을 압도하고 있는 조나탄에 대해 물었다. 조나탄은 최근 세 경기에서 7골을 기록하는 등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벌써 16골이다.

이영진 감독은 조나탄을 “경기 내용이 그렇게 좋은 친구는 아니었다”고 기억했다. 그런데 다소 의아한 답변 이후 조나탄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경기 내용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지만 골을 넣는 능력이 기가 막히다. 그러면 공격수로서는 된 거다. 경기 내용은 다른 선수들이 이끌어주고 공격수는 골을 넣으면 된다. 그걸 해내면 수비수가 가장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나탄은 예상하지 않은 동작에서도 강력한 슈팅을 날리니 수비수로서는 힘들다. 스피드가 뛰어난 것도 아닌데 몸으로 부딪히고 싸우는 스타일이라 막 힘으로 밀고 들어간다. 그런 게 무서운 거다. 안 되도 되게 하는 선수라 수비수들은 막기가 버겁다.” 조나탄은 지난 라운드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도 사각에서 바이시클킥으로 골을 뽑아내는 등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영진 감독은 조나탄의 인상적인 훈련 모습을 소개했다. “나는 한 시간 반 훈련 프로그램을 짜면 항상 마지막 10분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준다. ‘알아서 10분 동안 하라’는 거다. 자기가 부족한 걸 채우는 시간인데 정말 힘이 들면 스트레칭만 하고 쉬어도 된다. 그런데 조나탄은 이 10분 동안 늘 혼자 슈팅 훈련을 했다. 골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고 골을 많이 넣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하지만 이영진 감독은 늘 조나탄의 활용에 대해 고민했다. “나는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빼앗아 역습 형태로 조나탄에게 전달하는 전술을 주로 썼다. 조나탄과 잘 맞는 전술이었고 조나탄이 있어서 할 수 있는 전술이었다. 너무 단순하게 그 친구에게 집중됐던 득점을 분산시키는 게 고민일 정도로 조나탄은 돋보이는 능력을 보였다.”

조나탄을 K리그 챌린지 득점왕으로 이끌었던 이영진 감독. ⓒ스포츠니어스

이영진 감독은 K리그 챌린지 득점왕에 오른 조나탄이 K리그 클래식에서도 이렇게 주목받는 선수가 될 거라고 예상했을까. 사실은 반신반의했다. “K리그 클래식 좋은 팀에 가면 더 많은 찬스가 오지 않을까는 생각했다. 그런데 과연 K리그 챌린지보다 수준 높은 K리그 클래식 수비수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고 전한 그는 “조나탄이 이제는 완벽히 적응했다”고 밝혔다. 이영진 감독은 조나탄이 초반 위기를 잘 넘겼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는 초반이 굉장히 중요하다. 대구에서 2016년 17골을 넣었던 파울로는 이듬해 성남으로 이적해 7경기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초반에 안 터지면 자신감도 잃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조나탄은 이적 후 지난 시즌 초반 기대 만큼 해주지 못했지만 그 위기를 넘기고 이제 수원삼성에 안착했다. 적응을 마쳤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조나탄은 팬들에게 흔히 ‘SNS 관심종자’라는 이야기를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SNS도 열심히 하고 관심 받는 걸 좋아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혹시 자칫 건방진 행동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이영진 감독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자 껄껄 웃으며 “잘 생기고 인기도 많은 건 인정한다”면서 “대구에 같이 있던 세징야는 얌전하고 성실한 선수였는데 조나탄은 사실 아주 성실한 선수는 아니었다. 어떤 면에서는 자기 몸을 굉장히 사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디가 조금 아프면 경기에 나가는 거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프로는 자기 몸이 재산이니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선수가 100%의 몸 상태로 경기에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다들 약간의 부상이 있어도 참고 하는데 조나탄을 보면서 몸을 되게 아낀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옆에서 바라본 조나탄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했디.

그러면서도 이영진 감독은 수원과 조나탄의 궁합이 좋다고 했다. “요즘 경기를 보면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그 친구는 앞으로 뭘 더 만들기보다는 있는 걸 그대로만 잘 쓰게 해주면 되는데 서정원 감독이 조나탄을 참 잘 쓰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서도 올 시즌은 훨씬 더 좋아졌다. 앞서 말한 거처럼 평소에는 굉장히 몸을 사리지만 또 경기장에 나가면 몸이 부서져라 막 부딪힌다. 이미 몸에 밴 그런 플레이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조나탄은 이런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팬들을 기쁘게 할 것이다. 응원한다.” ‘옛 스승’의 말처럼 조나탄은 현재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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