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인천=김현회 기자] 울산현대 조수혁이 친정팀 팬들의 야유에 대해 “이 상황을 즐겼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울산현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90분을 소화한 조수혁은 이날 인천 팬들의 극심한 야유를 들어야 했다.

2013년부터 지난 해까지 인천 소속으로 36경기에 나섰던 골키퍼 조수혁은 올 시즌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인천 팬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조수혁은 “전 소속팀에는 미안하지만 레벨 차이를 느낀다”는 발언으로 인천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돌아온 조수혁을 향해 팬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인천 팬들은 조수혁이 공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이 울릴 정도의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조수혁은 평온했다. “이렇게 다른 팀으로 이적해 친정팀을 만나본 적이 처음이라 설레고 흥분됐다”고 밝힌 조수혁은 “생각보다 야유가 많아 당황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이 상황을 즐겼다”고 덧붙였다.

조수혁은 “생각보다 야유가 재미있었다”면서 “경기도 여유 있게 잘 풀렸고 2-1 승리라는 결과도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수혁은 “경기가 끝난 뒤 인천 팬들께 인사하러 갈 때도 감독님께서 ‘기죽지 말고 고개 들으라’고 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이전까지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선수들끼리 대화도 많이 하고 잘 뭉쳐보자고 했다. 오늘 경기를 통해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경기 종료 후 조수혁이 김도훈 감독과 함께 인천 팬들에게 인사하는 순간에도 인천 팬들의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레벨 차이를 느낀다는 발언은 내가 인천 팬이어도 열 받을 만한 발언이었다”면서 “말 실수를 한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천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밖에 전할 말이 없다”고 밝히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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