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무궁화 이현승 ⓒ 아산 무궁화 제공

[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부천FC1995에 강한 남자 이현승(아산 무궁화). 그 원동력은 아산이 아닌 부천에 있었다.

19일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2017 K리그 챌린지 아산 무궁화와 부천FC1995의 경기에서 이현승과 김은선의 골을 앞세운 아산이 부천을 2-1로 꺾고 K리그 챌린지 강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인 이현승은 유난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그냥 골을 넣어서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은 것 밖에 없다"면서 득점의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전반 40분 그는 빠른 돌파로 부천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시원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꼭 이기자고 했던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는 "감독님의 전 팀이 부천이다"면서 "선수들도 원 소속팀이나 과거 있었던 팀과 하면 이기고 싶어한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항상 훈련 끝나면 이번 부천전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기자고 단합했다"며 승리의 원동력으로 정신력과 투지를 꼽았다.

부천은 송선호 감독뿐 아니라 이현승에게도 친정팀이다. 과거 이현승은 2015 시즌 부천에서 뛴 바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현승은 부천에 대해 '정이 많이 들었던 팀'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팬들이 날 안좋아할 것 같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부천을 상대로 쏠쏠하게 골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는 부천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이쯤 되면 '부천 킬러'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천에 강한 선수'라는 이야기는 듣게 될 것 같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아산 송선호 감독도 동료 선수들도 아닌 다른 사람에게 골의 비결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부천 골키퍼 류원우였다. "이상하게 (류)원우가 골문 앞에 서있으면 골이 잘 들어간다. 공식 경기뿐 아니라 연습할 때도 그렇다. 과거 전남과 부천에서 함께 생활했는데 팀 훈련 때도 원우를 상대로 골을 잘 넣었다"고 말했다. 이현승 특유의 징크스인 셈이다. 그는 "나중에 밥 한 번 사겠다"며 류원우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전했다.

올 시즌이 이현승에게는 아산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이다. 올 9월에 그는 길었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하게 된다. "내가 속한 기수들끼리는 항상 제대 이야기만 한다"며 미소를 머금었던 그는 "그래도 팀을 1위에 올려놓고 나가겠다. 이를 위해 골과 어시스트를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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