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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포항=김현회 기자] 팔라시오스는 과연 포항에서 벌금을 내고 이적했을까.

포항스틸러스와 FC서울은 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포항 이광혁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서울 나상호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으면서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 무승부로 포항은 최근 세 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을 이어가게 됐고 서울은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의 부진을 끊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포항에서 성남으로 이적한 팔라시오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팔라시오느는 지난 달 성남으로 이적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팔라시오스는 이적을 결정한 뒤 선수단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경기에 나서기 위해 팀을 옮겨야 할 것 같다”면서 “내가 자리를 못 잡은 건 그만큼 포항이 더 강해졌다는 뜻인 것 같다. 사랑하는 포항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동료들에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애정은 애정이고 벌금은 벌금이다. 팔라시오스는 올 시즌 동계 전지훈련에 한참 늦게 합류했다. 구단에서는 동계훈련에 늦게 참가하면 벌금을 내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팔라시오스에게는 수천만 원의 벌금이 쌓였었다. 과연 언제 팔라시오스가 포항의 전지훈련지로 합류해 벌금을 내는지가 동계 훈련기간 동안 이슈가 될 정도였다. 팔라시오스는 고국에서 휴가를 즐긴 뒤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포항 선수단은 지난 해 12월에 일찌감치 소집됐지만 팔라시오스는 1월 중순이 돼 팀에 들어왔다.

성남으로 이적하면서 팔라시오스는 벌금을 완납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벌금의 약 80%를 해결하고 떠났다. 팔라시오스는 지난 시즌 포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대한 보답으로 준우승 수당을 받게 돼 있었다. 하지만 팔라시오스가 올 시즌 팀에 늦게 합류하면서 구단에서는 준우승 수당 지급을 미뤘고 결국 팔라시오스가 이적하게 되면서 준우승 수당으로 벌금을 대체했다. 구단 관계자는 “그래도 벌금의 약 80%는 해결이 됐다”고 말했다. 팔라시오스는 준우승 수당을 결국 지각비로 대신 납부한 셈이다.

선수단 벌금은 통상 경조사비로 들어간다. 이 비용을 선수단에서 관리하면서 회식을 하거나 선수단의 경조사가 있을 때 충당한다. 하지만 포항은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회식을 할 수 없어 다 모은 벌금을 시즌이 끝나고 선수들이 똑같이 나눠가졌다. 당시에도 동계훈련에 늦게 합류해 거액을 벌금으로 낸 팔라시오스의 지분이 컸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팔라시오스의 지각 벌금은 따로 걷지 못하고 준우승 수당에서 충당하기로 해 경조사비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포항 구단에는 여전히 경조사비가 빵빵하다. 지난 해 12월 호주 그랜트는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보내고 한국에는 늦게 들어가겠다”면서 역시 뒤늦게 전지훈련지로 합류했다. 그랜트의 벌금은 경조사비로 활용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그랜트가 낸 벌금 덕분에 경조사비 통장은 넉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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