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선수’ 이광혁이 말하는 이적 불발 당시 심경, 그리고 오해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태국 치앙마이=김현회 기자, 정리 김귀혁 기자] 이광혁은 포항 팬들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으며 유명세를 떨친 그는 포항의 산하 유스인 포철중과 포철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프로에 입성했다. 하지만 부상이 걸림돌이었다. 포항에 9시즌 간 있으면서도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적은 드물었다. 결국 이광혁은 지난 시즌 중반 변화를 꾀하려 했다. 16년 동안 함께했던 포항을 떠나고 수원FC로 이적한 것이다. 이적시장 마감 마지막 날 이적이 이뤄졌고 이광혁은 곧장 수원FC로 합류해 훈련까지 마쳤다.

그렇게 수원FC 선수가 될 것 같았던 이광혁이었지만 그는 다시 포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다른 선수들이 포항을 포함해 여러 곳으로 오가는 과정에서 절차가 꼬였기 때문이다. 변화를 꿈꾸던 이광혁은 반나절만에 허탈하게 포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이후 수원FC가 다시 이광혁을 불렀다. 이번에는 걸림돌이 없었고 이적은 성사됐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을 당사자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스포츠니어스>가 수원FC의 전지훈련지인 태국 치앙마이에서 이광혁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수원FC 이광혁과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팬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한다.
이번에 수원FC로 이적하게 됐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갑다.

이게 복귀인가 이적인가.
글쎄다. 나도 잘 모르겠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어떤 운동을 주로 하고 있는가.
FA가 되고 12월에 했던 제주도 훈련을 따라가지 못했다. 원래 시즌 시작하면 처음부터 강하게 준비를 해왔었다. 그런데 수원FC는 강도를 천천히 올리는 분위기라 잘 따라갔던 것 같다. 이전에 많이 뛰지 못해서 고민도 많았고 걱정을 하면서 왔다. 거의 두 달은 죽을 정도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시즌 끝나고 거의 두 달을 쉬다가 제주도 전지훈련 없이 바로 합류해서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개인 컨디션은 어느 정도인가.
70% 정도 된다고 본다. 태국에서 마무리하면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고 이후에 제주도에 가서 90%까지 몸상태를 만든 뒤 시즌에 들어가면 충분히 좋을 것 같다.

고질적인 부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다. 사실 작년부터는 어느 정도 생각한 대로 되더라.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편한 감이 계속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 초중반을 넘어서부터는 관리하는 법에 대해 많이 깨달았다.

포항에서 수원FC로 오게 됐다. 두 팀의 훈련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일단 포항 김기동 감독님은 훈련장에서 높은 강도를 요구하신다. 치고받고 싸우지 않을 정도면 어느 정도 몸싸움도 용인할 정도로 훈련을 시키신다. (신)광훈이 형부터 나서서 몸싸움을 강하게 하고 (신)진호 형도 그런 유형이시다. 그래서 훈련장에서도 경기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반면에 수원FC는 나를 포함해 부상당해서 온 선수들도 많았고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재활 공장장이라는 말도 있었지 않았나. 그런 분위기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포항보다 과격한 분위기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차이가 제법 많다.

외부에서 봤을 때 김기동 감독은 유한 느낌인데 훈련장에서는 그렇지 않나 보다.
훈련장에서는 경기장과 같다는 느낌 속에 강하게 요구하신다. 훈련 자체도 슈팅 경기나 상대와 1대1로 부딪히는 훈련들을 좋아하셨다.

마찬가지로 김도균 감독은 낙천적인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가.
처음에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우선 두 구단 모두 편하기는 했다. 그런데 유형이 약간 다르다. 포항은 워낙 오래 있어서 편한 느낌이었다면 수원FC는 ‘여기 와서 이러고 있어도 돼나’라는 생각이 든다. 훈련장 분위기도 자유로워서 ‘왜 그렇게 했어’라고 소리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지’라고 상세하게 알려주는 느낌이다. 반면에 포항에서는 ‘더 강하게’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극과 극인 것 같다.

포항 시절 이광혁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시즌을 마치고 수원FC 합류 전까지는 어떻게 휴식기를 보냈는지 궁금하다.
일단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겼다. 그래서 아내와 같이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운동도 하고 포항에서 친형이 운영하는 축구 교실에도 나갔다. 레슨 할 때 같이 도와주고 훈련도 할 겸 축구 교실에 갔다. 거의 축구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형이 그런 일을 하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또 내가 지도자가 꿈이다. 거기에 있는 선수들을 훈련시키다 보니 두 달이지만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갔다.

지금 아내는 임신 몇 개월 정도인가.
21주 정도 됐다.

아빠가 되는데 실감이 좀 나는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초음파를 처음 봤을 때 기분이 조금 이상하더라. 시즌 중에는 계속 일정이 있다 보니 가지 못했다가 뒤늦게 같이 산부인과에 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 봤는데 심장 소리를 들으니까 울컥하더라.

책임감을 갖고 축구를 더 열심히 해야 할 듯싶다.
뭐 이제 벼랑 끝이다.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친형인 이광훈 감독과 같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건 어땠나.
꽤 재밌었다. 내가 다른 선수보다 프리미어리그와 같은 축구 경기도 틈틈이 찾아보는 편이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항상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아이들을 가르쳐봐서 무척 좋았다. 형은 나에게 항상 좋은 지도자가 될 것 같다고 말해준다. 꼭 지도자를 하라고 하던데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흥미를 느낀다.

지금 수원FC 전지훈련지에 합류한 지는 얼마나 됐나.
조금 늦게 합류해서 8일 정도 됐다(1월 17일 기준).

그 이전에는 수원FC에 하루 있었던 것 아닌가.
정확히 말하면 반나절 정도다.

그때에 비하면 정말 오랜 시간 수원FC와 함께 하고 있다. 이번에 특히 친해진 선수도 있는지 궁금하다.
룸메이트 후배와도 잘 지내고 있고 (정)재용이 형을 포함한 모든 형들이 잘 챙겨주신다. 좋게 대해주셔서 정말 편하다.

훈련 기간은 짧지만 공격에서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일단 라스나 (김)현이 형 등 공격에서 내가 그동안 만났던 선수들과 좀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 있다. 내가 이전에는 포항에만 있었다 보니까 포항에 어울리는 선수들과는 많이 만났다. 그런데 수원FC에 오니 ‘이렇게 축구를 하는 선수도 있구나’라고 느낀다. 아무래도 공격에서는 라스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김도균 감독은 어떤 주문을 많이 하는가.
특별하게 이야기를 하시지는 않더라. 지난번에 (양)동현이 형이 따로 불러서 미팅을 한 번 하긴 했었다.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려주시면서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말씀해 주셨다. 나도 그런 플레이 방식을 좋아하다 보니 재밌게 임하고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팀에 오게 되면서 결국 수원FC에만 두 번 오게 됐다. 동료들이 조금은 다르게 반겨줬을 법하다.
그건 아니다. 똑같았던 것 같다. 두 번째라 그런지 조금 뻘쭘하기도 하고 ‘또 왔네’라는 반응이었다.

어떤 선수가 유독 장난을 치던가.
처음에 왔을 때는 재용이 형이었다. 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김기동 감독님께도 ‘(이)광혁이를 보내셨어요?’라며 전화까지 하셨다고 한다. 이후에 나에게 전화를 했다. 재용이 형이 숙소 금방 간다면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후에 돌아가야 한다고 하니 ‘이게 뭐야’라고 하시더라.

떠날 당시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선수들 모두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라는 생각이었다. 다음날에 경기가 있어서 괜히 분위기만 흐리게 하고 간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기는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 다시 포항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다시 왔을 때도 정재용이 반겨줬는가.
엄청 좋아하셨다. 이제 잘해보자고 말씀하셨다.

지난번에 잠깐 이적했을 때는 반나절 동안 훈련하면서 단톡방에도 들어가고 커피 내기까지 이겼다고 들었다. 그 커피는 어떻게 됐나.
그래도 단톡방에 초대됐으니 기프티콘으로 커피를 보내주더라.

단톡방에는 바로 나갔나.
그렇다. 거기 팀에 대한 정보가 다 있는데 내가 갖고 있을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커피만 따고 나갔다. 딱 한 잔이었다. 그날 하루 딱 원망하면서 커피를 들고 다시 포항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떠나는 과정에서 김도균 감독이 다시 겨울에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나.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하다.
감독님이 그날 무척 바쁘셨다. 내 이적이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자꾸 전화받으시면서 바빠 보이시더라. 급한 훈련 와중에도 나와서 전화하시다가 다시 훈련 마치고 돌아오셨다가 한두 시간 뒤에는 앉아서 또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이적은 어떻게든 진행시키라고 말씀하셨다는데 그게 잘 안 됐다. 그때 김호곤 단장님하고 감독님이 잘 있다가 오라고 말씀하셨다. 또 다시 볼 거니까 준비 잘하고 포항에서 마무리 잘하고 오라는 식으로 말이다.

지난 시즌 수원FC를 상대하는 포항 시절 이광혁.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는 어떤 생각이었나.
포항은 마음 속에서 항상 고향 같은 느낌이 있었다. 분명 마음은 편했다. 그런데 프로 선수로서 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경기도 준비해야 했는데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사실 이적이라는 것이 많은 고민 끝에 야심차게 내리는 결정 아닌가. 스스로도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보니 더 힘든 마음이었다. 그래서 포항에 복귀하고 한동안 경기를 못 나갔다. 감독님과 오해가 쌓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대화로 서로 오해를 풀어서 그 이후에는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그저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신경이 쓰였다. ‘도망가는 애’라는 인식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었다.

김기동 감독과 조그마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고 싶은 마음에 먼저 이적을 요청했었다. 사실 이런 마음을 그 이전에도 몇 차례 이야기하기도 했다. 2~3년 전에도 한 번 했었고 울산현대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극적인 골을 넣었던 그해 여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었다. 그때는 수원FC는 아니고 다른 팀의 접촉이 있었다. 원하는 팀이 있을 때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계속 출전은 했지만 45분 뛰고 교체로 들어가는 상황이 그리 달갑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 시즌은 마무리하고 재계약까지 했었는데 이번에 또 요청한 것 아닌가. 그래서 감독님 입장에서는 ‘얘가 나랑 정말 하기 싫어하는구나’라고 느끼셨다고 한다. 작년 여름이 세 번째 요청이었다. 감독님도 두 번째 요청 때까지는 그러려니 했다고 하시더라. 그러다가 만나서 이야기하니 세 번째 이적 요청했을 때는 정말 섭섭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감독님도 나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더 뛰고 싶었고 감독님은 나를 더 데리고 있고 싶어 했다.

구단이나 감독이 싫은 게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고 싶었던 것 아닌가.
이 정도로는 부족하고 내가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포항에서 더 잘했으면 좋았겠지만 말이다.

이적이 불발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되면서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많이 힘들기도 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을 두다 보니 정리할 시간도 만들어지더라. 원래는 갑작스럽게 수원FC로 떠나다 보니 아무 인사도 못하고 떠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돌아와서는 나를 좋아해 줬던 팬분들과 만나서 식사도 하고 포항에 있으면서 고마웠다는 격려도 들었다. 그런 시간은 너무 좋았다.

그러면 당시 이적이 얼마 만에 결정된 것이었나.
이적했던 날 까지도 확실치 않았다. 이적시장 마지막 날에 수원에 갔다가 다시 돌아간 것 아닌가. 그 전날에 영화를 보다가 갑작스럽게 연락이 왔다. 에이전트가 수원FC로 바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 원래 여름에는 이적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들어서 나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그래서 멍하게 ‘진짜 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이적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해서 이번에도 포항에 남아서 준비하려는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전화가 온 것이다. 바로 새벽에 올라가야 했다. 저녁 8시에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그런 연락을 받았다.

영화는 다 봤나.
못 봤다. 30분 정도 보다가 전화가 오고 통화가 길어졌다. 그리고 떠난다는 마음에 다른 거에 집중이 안 됐다. 이후에 감독님께 감사 전화를 드렸다. 경기장에서 뵙자고 말씀드린 기억이 난다. 안 된다고 했던 이적이 갑작스레 이뤄지다 보니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도 이후에 또 한 번 수원FC가 당신을 선택했다. 두 번이나 선택해 준 고마움도 클 것 같은데.
그래서 다른 선택지는 별로 생각을 안 했다. 돌아갔을 때도 연락이 와서 겨울에 다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다른 팀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 나를 원하는 팀이 다른 조건을 들고 오더라도 웬만큼은 수원FC와 가는 걸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에 왔으니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 수원FC에 반나절 온 동안 이용과 함께 입단 사진도 다 찍었다고 들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입단 사진을 찍었을 때 차이점은 있었나.
일단 운동장에서는 추워서 못 찍었다. 그리고 메디컬 테스트를 또 하는 바람에 피곤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하는데 두세 시간 정도 걸린다. 절차상 어쩔 수 없었다. 피검사 때문에 공복으로 가야 하고 수술 경력까지 있으니 해당 부위는 다 사진을 찍어야 했다. 누워서 MRI만 한 시간 가까이 했다. 저번에 했는데 또 같은 부위를 하시더라.

계속 포항에 있다가 수원FC로 오게 됐다. 첫 번째 이적인데 새로운 팀에 오니 가장 좋은 건 무엇인가.
일단 내가 부상이 많았는데 포항에서는 훈련 강도가 높았다. 반면 수원FC는 강도를 낮춰줄 때는 낮춰주고 선수들 피로감도 최대한 덜어주려는 느낌이다. 내가 포항에 있다 와서 그런지 몰라도 훈련하고 밥맛이 아주 좋다. 밥이 정말 잘 들어간다. 포항에서도 태국 전지훈련을 갔었는데 그때는 밥맛이 정말 없었다. 살려고 먹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여기는 딱 적당한 강도로 운동해서 밥도 잘 들어간다. 거기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선 포항에서는 복귀하자마자 바로 훈련 강도가 강하다 보니 스스로 컨디션 조절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강약이 있으면 따로 보강 운동으로도 준비할 수 있지 않은가.

공격진에서 이승우와의 호흡도 기대된다. 발맞춰 보니 어떤가.
그렇지 않아도 오늘 연습 경기 때 같이 출전했다. 서로 기술이 좋다고 생각하니 하면 할수록 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와의 개막전 때까지 잘 준비하면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수원FC에서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팀으로 봤을 때는 파이널A 이상의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해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도 워낙 공격적이지 않나. 포항에서 보다 내가 조금 더 윗 선에서 활동하기를 요구하시더라. 수비 부담도 덜어주셔서 공격 포인트도 많이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고 시상식에 가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제 아이도 태어나는데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다.

아버지라 하니 아직 어색한 것 같다.
나도 그렇다.

마지막으로 수원FC 팬들에게 인사하기 전에 포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우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포항에 있는 동안 내가 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프로에서 9년 있었고 유소년까지 포함하면 16년 정도 있었는데 받은 사랑이 너무 크다. 팀이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도록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 정말 감사하다.

이제 수원FC 팬들에게도 인사 전해달라.
일단 내가 크게 알려진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고 특별하게 아는 사람들도 많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수원FC에 왔으니 팬분들 중 분명 누군가는 기대하고 있으실 것이다. K리그에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한국에도 재미있게 축구하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시면 팬서비스와 함께 재미있는 축구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여름 이광혁의 이적 불발은 팬들에게도 큰 화제였다. 물론 단순히 ‘웃픈’ 사건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광혁의 입장은 달랐다. 불과 6개월 사이에 상당히 많은 심경 변화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이적해 훈련까지 마쳤으나 다시 원소속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24시간 안에 일어났다. 그리고 이광혁은 이제 그 아픔을 자양분 삼아 다시 뛸 준비를 마쳤다. 이제 이광혁은 수원FC 선수로서, 그리고 아버지이자 가장으로서 증명할 일만 남았다.

gwima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