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FC 제공

[스포츠니어스 | 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김보용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튜브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축구선수 김보용은 지금 치앙마이FC에서 뛰고 있다. 태국 2부리그인 이 팀은 3부에서 승격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뛰고 있다. K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던 임창균과 '우즈벡 용병'으로 유명한 김보용이 있다.

과거 여행 유튜브 속 우즈베키스탄 리그에서 뛰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김보용은 그 이후 태국으로 넘어와 활발하게 뛰고 있다. 태국에서 그는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일 우타이타니와의 경기에서도 환상적인 선제 헤더골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팬들에게 심어줬다.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김보용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내가 지난해 6월에 태국으로 왔다. 이제 6~7개월 정도 된 것 같다"라면서 "사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많은 부분이 열악했다. 그런데 여기는 다르다. 지금 나는 너무나도 행복하다. 사실 축구가 이렇게 행복한 건지 몰랐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물론 태국의 축구가 K리그보다는 부족하다는 인상이 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 비하면 많은 것이 수준 높다. 김보용 또한 "축구하면서 태국의 많은 환경들이 좋다"라면서 "만일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내 경기력이 좋지 않다면 또 힘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경기력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비하면 환경 탓은 절대 할 수 없는 나라다. 나만 축구를 잘하면 된다"라고 웃었다.

사실 한국 팬들에게 우즈베키스탄과 태국 모두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를 부탁했다. 그러자 김보용은 "축구 환경도 좋지만 축구 외적으로 태국의 인프라가 상당히 좋다"라면서 "태국 음식도 정말 맛있고 한식도 많다. 카페도 어딜 가나 있다. 정말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 치앙마이FC 제공

이어 그는 "내가 말한 것들이 사소한 것이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없었다"라면서 "한식 한 번 먹으려면 몇 시간을 차로 가서 먹어야 하고 카페조차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시골에서 운동 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 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완전히 딴판인 나라다. 이렇게 축구할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같은 팀에 한국인 동료 임창균이 있다는 것은 더욱 더 의지가 될 수 밖에 없다. 김보용 또한 "(임)창균이 형과는 전남드래곤즈에 있을 때 잠시 함께 했다. 그 때는 사실 서로 이야기를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 내가 신인이라 말 걸기가 어려웠다"라고 웃더니 "이제는 창균이 형이 태국에서 엄청 많이 챙겨주신다. 내가 혼자 있는 것을 아니 밥도 같이 먹도록 초대해주신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김보용은 "축구를 할 때도 임창균과 함께라면 언어가 통하는 점이 상당히 좋다"라면서 "사실 외국에 온 '용병'은 스스로 해야한다. 하지만 창균이 형이 있어서 걱정이 없다. 게다가 임창균은 K리그 전설이고 경험이 많다. 후배 입장에서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좀 더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김보용은 여행 유튜브에 출연하면서 '우즈벡 용병'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덕에 태국 2부리그인 치앙마이FC 경기에도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김보용은 "매 경기 많이 오신다. 정말 감사하다"라면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잘 모르셔서 경기만 보고 가시는 경우가 있다. 혹시 치앙마이FC 경기에 이 기사를 보고 오신다면 식사 자리도 갖고 소통의 시간을 갖고 싶다"라는 작은 바람을 드러냈다.

김보용이 태국에서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유는 그 전까지 많은 고생을 겪었기 때문이다. 김보용은 "K리그 전남과 계약이 종료된 다음 우즈베키스탄의 문을 두드려 입단했다"라면서 "1년 동안 생활하면서 죽어라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된 이후 부침이 있었다. 나는 1년 계약인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2년 계약이었다. 2부리그로 떨어진 상황에서 많은 팀의 제안이 왔지만 이 계약 문제로 옮길 수 없었다"라면서 "솔직히 마음을 다잡기 힘들었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상황에서 축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라고 토로했다.

다행히 마음 잡지 못한 김보용과 구단이 소통해 둘 사이의 계약은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K리그 무대 대신 다시 한 번 해외 생활을 택했다. 김보용은 "아직까지 '용병'다운 생활을 해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마침 태국에서 기회가 왔다. 나이가 어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이곳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 치앙마이FC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보용은 여전히 K리그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곳 치앙마이에 많은 K리그 팀들이 전지훈련을 왔다는 점은 꿈을 더욱 키우고 있다. 김보용은 "K리그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지만 태국이 정말 좋아 잠깐 한국이 잊혀졌다"라면서 "그런데 이번에 K리그 팀들이 전지훈련을 와 다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라고 운을 뗐다.

팀 동료 임창균 덕분에 김보용은 K리그의 선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보용은 "인천에서 뛰고 있는 김도혁과 이명주, 이용재를 만났다"라면서 "그 때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에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선배들이 멋있었다. 너무나도 K리그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여기서 성공해 멋진 형들처럼 K리그에서 뛰고 싶다"라고 돌아봤다.

이런 김보용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군 입대다. 세월이 지나갈 수록 병역의무를 해결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선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김천상무 입단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더욱 난이도 높은 일이다.

조심스럽게 이 이야기를 꺼내자 김보용 또한 "고민이 많다"라고 토로하면서 "김천상무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K리그에 돌아가 몇 년 동안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K리그에서 뛴다는 보장도 없는 법이다. 실력이 부족하면 할 수 없다. 그래서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김천에 도전할 것인지 그냥 하루빨리 병역의무를 해결하고 다시 몸을 만들어 축구를 해야하는지 고민하면서 스트레스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보용은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K리그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는 "상무 입대 도전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다면 빠르게 K리그로 돌아가서 보여주는 것이다"라면서 "내가 K리그로 돌아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입대 전까지는 보여드리는 것이 내 소망이다"라고 밝혔다.

김보용은 유튜브에서 '우즈벡 용병'이라 불리고 태국 2부리그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최종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곳은 바로 고국의 무대인 K리그였다. 지금 김보용이 태국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유도 바로 K리그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잃지 않기 때문이었다.

김보용은 "나도 K리그에서 1년 동안 경험을 해봤지만 이 K리그라는 곳이 얼마나 경쟁이 치열하고 좋은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다. 그래서 나도 K리그에서 뛴 1년의 시간이 참 힘들었다"라고 회상하면서 "그래도 해외 생활을 하면서 나 또한 경험을 쌓고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엄청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태국에 와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축구하고 있다"라면서 "언젠가 K리그에 돌아갈 기회가 있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뛰고 싶다. K리그 팬들과 구단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여기서부터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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