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 이기혁 “U-22 제도, 내겐 혜택이자 고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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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치앙마이=인터뷰 조성룡 기자, 정리 안민석 객원기자] 제주에서는 이기혁이 신세계로, 신세계는 이기혁으로 불린다.

지난 시즌 제주유나이티드는 우승권 경쟁을 꿈꿨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승권 경쟁에는 뛰어들지 못하며 최종순위 5위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시즌이었다. 자연스럽게 이번 시즌은 많은 변화를 꾀하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제주는 알짜배기 영입을 꾸준히 하며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4일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당시 수원FC 소속 이기혁이었다. 이기혁은 윤빛가람과의 맞트레이드 형식으로 이적이 성사되며 수원FC에서 제주유나이티드의 유니폼으로 바꿔 입게 됐다. 제주는 미래가 촉망한 선수를 수원FC는 현재의 성적을 원한 이적이었다. <스포츠니어스>는 이번 시즌 제주유나이티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이기혁을 1차 전지훈련지인 태국 치앙마이에서 직접 만났다.

만나서 반갑다. 태국 전지훈련은 어떤가?
오늘은 개인 운동을 하는 날이었지만 선수 대부분이 운동을 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나도 개인 운동을 하고 왔다. 태국에 온지 이제 열흘 정도 됐다. 사실 나는 이번이 첫 번째 해외 전지훈련이다. 한국에서는 추운 날씨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태국은 오히려 날씨가 무더워 또 다른 고충이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팀에 빠르게 적응을 하고 있는 단계다.

소위 말하는 ‘인싸’의 성격을 가지고 팀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나. 아니면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있었나.
나는 평소 생활할 때도 매우 밝고 외향적인 편이다. 형들한테도 장난을 스스럼없이 잘 친다. 수원FC에 있던 시절에도 나와 (신)세계 형 그리고 (김)현이 형 이렇게 셋이 자주 붙어 다녔다. 그렇게 한두 명 친해지다 모든 형들과 편하게 지내다보니 수원FC 때부터 유별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나도 유별나다는 얘기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보통 선수들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쉽지 않아 하는데 나는 그런 게 없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먼저 다가가기도 하고 거기서 조금 더 친해지면 장난도 먼저 치는 편이다.

제주에 와서 가장 먼저 친해진 선수는 누구였나.
나는 (서)진수나 (김)봉수 형 같이 어느 정도 나이대가 비슷한 선수와 가장 먼저 친해졌다. 아무래도 비슷한 고충들이 있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제주 남기일 감독에게도 먼저 편하게 다가가서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그렇지는 않다. 내가 합류를 한지 얼마 안돼서 아직까지는 팀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특히 남기일 감독님에게는 많은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는 게 전부다. 아무래도 비시즌이어서 감독님, 코치진, 선수단 할 거 없이 훈련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팀에 완벽하게 적응이 되면 남기일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번 이적은 윤빛가람과의 트레이드였다. 당시 심정은 어땠나.
트레이드와 관련된 이야기는 나도 급작스럽게 듣게 됐다. 양 구단에서 이적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구단에서 나를 불러 나의 의견을 물어봤다. 나 또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두 팀 다 상위권에 위치한 팀이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

솔직히 트레이드 상대가 윤빛가람이라는 대선배여서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선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주위 반응도 비슷했다. 대부분이 놀란 반응이었지만 결국에는 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줬다. 선수로서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야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도 생각하고 있다.

치앙마이에 오기 전 제주에서 훈련하며 제주생활을 경험했다. 제주에서의 삶은 어땠나.
나는 제주에서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전 팀에서는 선수단 숙소가 따로 없었다. 그래서 제주에서의 삶도 처음이지만 숙소 생활도 처음이다. 처음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기만 해도 재밌다. 숙소 근처에 있는 트레이닝장 시설도 좋고 숙소는 또 1인실이어서 혼자 여가 시간도 마음껏 보내고 있다.

주위 친구들이 제주살이에 대한 걸 많이 물어본다. 그래서 사흘 정도는 숙소에서 나와 며칠간은 카페도 많이 가보고 맛집도 가봤다. 하지만 나는 밖의 생활보다 숙소에서의 생활이 더 좋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 훈련이 끝나고 나서는 최대한 숙소 안에서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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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유스 출신으로 시작해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나는 현대중 그리고 현대고까지 거친 울산현대의 유스였다. 물론 유스 시절에는 울산현대라는 구단이 최종 목표였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 그 뒤로 운이 좋게 수원FC로 가게 됐고 2년 동안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수원FC에는 유독 울산현대 출신 선수들이 많았다. 수원FC에 있던 울산현대 출신 형들은 내가 유스 시절 울산현대에서 볼보이를 할 때 보던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수원FC 초반기에 적응을 잘 하기 위해서 울산 출신 형들과 얘기도 많이 나눴고 초반에는 더 의지하는 마음도 컸었다. 나중에는 구단 출신과 상관없이 모두와 친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또 다른 도전을 하기 위해 제주유나이티드로 오게 됐다.

수원FC에서는 U-22 자원으로 기용돼 선발로 자주 출전했다. 하지만 이른 교체로 속앓이 하는 경우도 많았을 것 같다. 
당연히 선수라면 더 긴 시간을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짧은 시간만 책임을 지고 경기를 마쳤던 적이 거의 없었다. 솔직히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처럼 이른 시간에 교체되거나 짧은 시간을 남기고 투입되는 선수들은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은 짧은 시간을 책임지는 선수들이 더 후회 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고 남은 체력이 있어 더 많이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 사이에서 통하는 격언이 있다. 그 내용은 ‘남은 체력과 상관없이 호흡이 터지기 전까지는 경기를 펼치는 게 더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15분을 뛴 날 보다 60분을 뛴 날이 체력적으로 더 여유가 있었던 적도 있었고 오히려 짧은 시간에 많은 걸 쏟아내야 할 때 다소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시간을 떠나서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었다. 벤치에 앉지 못 하는 선수도 있었기에 내가 뛰는 짧은 시간도 굉장히 소중한 기회였다. 나와 같이 짧게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들과도 서로 위로를 건넸던 게 기억이 난다.

공교롭게도 제주의 치앙마이 숙소 바로 옆에 수원FC 숙소가 있다. 
그렇다. 훈련이 끝나고 수원FC 선수들과 지나가다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수원FC를 떠나게 되면 물리적인 위치도 그렇고 멀리 떨어지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바로 옆에 있어 떠나지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 팀 개막전 상대가 수원FC다. 비시즌부터 수원FC를 이렇게 자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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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보니 수원FC 신세계의 느낌이 조금 나는 것 같다.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나.
수원FC에 있었을 때부터 그 이야기를 들었다. 이 이야기가 처음 시작된 건 (신)세계 형이 지난 시즌 경기를 마치고 관중석 앞쪽을 지나가다 시작됐다. 어느 한 팬이 세계 형을 향해 “기혁아! 기혁아!”를 외쳤다고 한다. 세계 형은 팬을 지나칠 수 없어서 다가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본인은 ‘기혁이’가 아닌데 왜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기혁이’를 찾던 팬과의 대화가 끝난 후 이 일화를 나에게 전해주더라. 그 뒤로 선수들 사이에서 서로 닮았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제주로 넘어와서는 서로 닮았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있다. 제주에 있는 형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치는 장난 중 하나가 됐다. 어느 날은 (김)오규 형이 지나가는 나를 보고 “세계야! 어? 세계가 아니었구나 미안”이라고 하며 일부로 짓궂은 장난을 친다. 솔직히 나도 특정 부분 때문에 세계 형과 닮았다는 걸 이해한다. 하지만 세계 형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기분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도 누가 더 기분 나빠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 인터뷰를 통해 나와 세계 형의 구분법을 확실히 말하겠다. 우선 서로의 패션이 확실히 다르다. 세계 형은 소위 말해 ‘힙한’ 옷을 입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반면 나는 최대한 캐주얼하고 깔끔하게 옷을 입으려고 한다. 옷 입는 스타일로도 이렇게 먼저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세계 형이 조금 더 인상이 세고 강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많은 분들이 헷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축구 얘기로 돌아오자. 제주에서 훈련을 해보니 느꼈던 점은 무엇이 있었나.
제주는 ‘원 팀’으로 뭉치려고 하는 게 많았다. 나이가 있는 고참 형들부터 하나로 똘똘 잘 뭉쳐 축구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더 조직력이 생기고 있다. 주위에서는 팀 분위기가 조금은 무서울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크게 없다. 훈련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건 남기일 감독님이 나를 다양한 위치에서 활용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최근 연습 경기에서는 수비와 미드필드 위치를 가리지 않고 기용되고 있다.

제주의 입장에서 수원FC는 언제나 까다로운 상대였다. 
K리그2에 있었을 때부터 양 팀의 경기는 언제나 치열했다. 최근에는 수원FC가 제주를 상대로 좋은 상대 전적을 가지고 있는 걸로 기억한다. 이제는 제주의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 수원FC에게 고전했던 부분을 더 파헤쳐 극복하고 싶다.

이번 시즌 제주는 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지 못한다. 그래도 ACL 무대에 대한 기대가 있을 것 같다.
물론 K리그에서 이루지 못한 꿈들도 있지만 아시아 최고의 구단들이 경쟁하는 AFC 챔피언스리그도 당연히 욕심이 난다. 이번 시즌에는 제주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이번 연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어린 나이라 대표팀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 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중요하다. 물론 나는 운이 좋게 성인 대표팀까지도 차출이 된 적이 있고 A매치에도 나서봤지만 아시안게임이라는 새로운 무대에 대한 갈망도 분명히 존재한다.

만약 내가 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된다면 내가 소화해야 하는 경기 일정이 조금은 빠듯해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다. 아시안게임에 나간다면 몸은 힘들지 몰라도 마음은 행복할 것 같다. 

결국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진 시즌이다. 어떻게 준비를 할 예정인가.
나는 이번 시즌 U-22의 혜택이 끝났다. 솔직히 나는 혜택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어쩌면 나를 가두고 있던 족쇄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앞으로의 주전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여기서 주전 경쟁을 이겨낸다면 더 꾸준한 경기 수와 경기 시간을 보장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서는 경기마다 풀타임을 뛰고 싶은 게 내 솔직한 바람이다. 10경기 정도를 풀타임으로 뛰고 싶다. 

다소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축구선수들도 많은데 당신은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프로에 와서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지기 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의 변화를 가지며 살았고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살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도 과거에는 먼저 다가가지도 못하고 두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한 번 다가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돌아가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긍정적인 성격으로 점점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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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이번 시즌 제주의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우리 팀이 우승 경쟁을 하는 팀이 되는 게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소한 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할 수 있는 순위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것도 꼭 가져가야 할 목표다.

그렇다면 축구선수 이기혁이 꿈꾸는 목표는 무엇인가. 
국가대표를 한 번 가보고 난 후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국가대표도 다시 꿈꾸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이지만 더 큰 무대를 밟고 싶고 더 많은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경기에 많이 나서고 풀타임도 많이 뛸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또한 공격 포인트도 많이 쌓고 싶은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 이후에는 시상식에서도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제주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한다.
이번 시즌 제주 선수단의 변화가 많았다. 지난 시즌 주축이었던 선수들이 이적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 새롭게 영입된 좋은 선수들도 있다. 새로 영입된 모든 선수들이 제주의 주축 선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돌아오는 시즌에도 선수단 모두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기혁의 자신감은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줄 알았다. 나이 대와 상관없이 모두를 유쾌하게 만드는 그의 모습은 ‘원 팀’을 강조하며 서로 소통을 필요로 하는 제주유나이티드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진정한 리더는 모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소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기혁의 촉망받는 축구 실력과 자신감 그리고 친근함이 제주에서 어떤 열매로 피어나게 될지 이기혁의 제주살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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