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신임 주장’ 김호남 “책은 자신에게 질문 위해 읽는 것”

[스포츠니어스 | 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부천FC1995에 새로운 철학이 이식될 수 있을까?

태국 전지훈련을 소화 중인 부천 구단이 2023시즌 주장단을 발표했다. 부천은 신임 주장에 김호남을 임명했고 부주장에 김준형과 이주현을 선임했다. 주장단은 올 한 해 동안 부천 선수단을 이끌 예정이다. 특히 감자탕집을 경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김호남은 올 한 해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확실히 부천 주장의 품격은 달랐다. 선수단 식사 한 시간 전 김호남은 홀로 카페에 나와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독서에 몰두했다. 그런 그에게 불쑥 다가가 주장 선임 소감을 물었다. 그러자 김호남은 웃으면서 “감독님께서 신뢰를 주신 덕분에 부천에서 주장을 맡게 됐다”라고 말했다.

부천의 주장 선임 과정은 간단했다. 김호남은 “창녕에서 열린 1차 전지훈련에서 감독님이 고참 선수들을 모두 모았다”라면서 “감독님이 ‘그동안 주장으로 고생한 (조)수철이 고생했다. 이제 (김)호남이가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다. 거절할 수는 없는 분위기였다. 무조건 해야했다”라고 웃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부천 주장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김호남은 “주장단은 곧 팀의 사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부주장인 (김)준형이와 (이)주현이 같은 경우 워낙 긍정적인 선수들이다. 팀에 좋은 분위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주장단이 몸소 실천하려고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호남은 “사실 축구계에는 일종의 편견이 있다. 단순한 원리에서 나온 생각이다. 나이가 많으면 활동량이 떨어진다거나 훈련할 때 어린 선수들이 목소리 크게 파이팅을 외쳐야 한다는 원리가 있다”라면서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먼저 하자’는 생각이다. 주장인 내가 먼저 파이팅을 외치고 더 많이 뛰면 어린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역시 깊은 생각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부천에서는 조금씩 김호남을 따라 책 읽는 문화가 전파되고 있다. 김호남 또한 “정말 깜짝 놀랐다. 후배들이 책을 몇 권 추천해달라고 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태국에 책을 많이 들고 와 책을 읽을 줄 몰랐다”라면서 “방에 돌아다니면 책을 많이 읽고 있어 뿌듯한 마음도 든다”라고 말했다.

김호남이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나는 책이라는 것이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 책을 토대로 얻은 지혜들을 축구에 적용시킬 수 있다. 좀 더 심도있게 접근해 축구를 한다면 훨씬 더 재밌게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런 가운데 김호남의 독서 정책에 반기(?)를 든 인물이 있다. 공교롭게도 부주장 이주현이다. 그의 방에는 게임기가 있어 부천 ‘겜돌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김호남은 “(이)주현이의 스타일이 확고하다. 환경에 순응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주현이는 그렇지 않다”라고 크게 웃었다.

특히 이주현은 비시즌 때 김호남의 감자탕 가게에서 ‘일일 알바’ 체험을 하기도 했다. 김호남은 “부주장 선임 권한이 내게 있지만 이주현이 과거 알바생이어서 부주장을 맡기지는 않았다. 우연이다”라고 박수까지 치며 크게 웃더니 “이미 이주현은 우리 집에서 뼈찜을 정말 많이 먹고 갔기에 무관하다. 대신 올 시즌 끝나고 한 번 더 알바로 채용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또다른 부주장 김준형은 어떤 이유로 임명했을까? 김호남은 “한지호, 조수철과 상의를 해서 뽑았다”라면서 “김준형은 정말 ‘텐션’이 높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후 7시 텐션을 자랑한다. 감한솔이 힘들어할 정도다. 그런 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운동장에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 김준형에게 부주장을 맡겼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천은 많은 선수들이 이적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김호남은 자신이 있어 보였다. 김호남은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팬들께서 아무래도 우려를 많이 하실 것 같다”라면서 “우리가 그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는 방법은 동계훈련부터 준비를 잘하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으로 “여기에 더해서 새로 온 선수들의 실력이 좋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라면서 “송진규와 이정빈 뿐만 아니라 카릴 등 모두가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팬들의 걱정은 충분히 알고 있다. 그 걱정 덜어드리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개막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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