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제주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역사를 김대환이 만들 수 있을까?

제주의 치앙마이 전지훈련장. 이날 제주는 치앙라이를 상대로 연습경기 중이었다. 벤치에 앉아있던 남기일 감독과 윤대성 전술코치는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들의 시선은 두 선수에게 집중됐다. 바로 한종무와 김대환이었다. 한종무는 지난 시즌 10경기 정도를 뛴 인물이라 친숙하다. 그런데 김대환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측면에서 상당히 다부진 모습을 보여준 김대환은 꽤 인상적이었다. 제주 구단 관계자에게 조심스럽게 김대환에게 물어보자 그는 자부심 넘치는 표정을 짓더니 "우리 구단 최초의 준프로 계약 선수"라고 강조했다. 남기일 감독 또한 "U-22 자원으로 많이 기대하고 있다"라며 김대환을 칭찬했다.

김대환은 고등학교 때 제주 U-18 팀에 입단하며 제주 생활이 시작됐다. 2004년생의 어린 선수다. 잠재력을 높이 본 제주가 그를 1군으로 부른 셈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태국에서 김대환은 제주 선수단의 막내다. 많은 것이 낯설고 어색할 뿐만 아니라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 나설 때도 그랬다. 프로 첫 인터뷰라는 점이 그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옆에서 구단 관계자가 "편하게 하라"고 해도 좀처럼 표정이 풀어지지 않았다. 전지훈련에 대한 소감을 묻자 "내가 막내라 부담되는 것도 있을 뿐만 아니라 구단의 첫 준프로 계약 선수라 잘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구단의 첫 준프로 계약이라는 것은 자부심이 되기도 한다. 김대환 또한 "부담감이 있지만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라면서 "어쨌든 구단의 첫 준프로 계약이다. 구단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고 있다"라고 당차게 이야기했다.

그래도 제주의 '형'들 덕분에 적응은 금방 하고 있었다. 김대환은 "1군에 올 때 많이 떨렸고 긴장도 많이 했다"라면서도 "하지만 같은 유스 팀 출신인 (지)상욱이 형이나 (한)종무 형 등이 1군에 있다. 형들과 같이 대화도 많이 하고 친해지면서 프로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대환의 눈에는 많은 것들이 새롭다. 1군 훈련부터 그렇다. 그는 "훈련이 생각보다 힘들다"라면서 "웃으면서 훈련을 소화하는 것보다 경기를 하는 것처럼 진지하게 연습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연습도 부담이 됐다. 생활을 할 때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말 '신병'의 느낌이었다.

그래도 김대환은 이 1군 경험이 소중할 수 밖에 없다. 측면 자원인 김대환에게는 안현범과 정우재 등 배울 선배들이 많다. 그 또한 "어릴 때부터 볼보이를 하면서 형들의 경기를 많이 봐왔다. 보면서 닮기 위해 연습해왔다"라면서 "지금도 워낙 잘하는 형들이다.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딘 김대환이기에 남기일 감독도 간단명료하게 주문하고 있다. 김대환은 "감독님이 내가 빠르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시려고 하는 것 같다"라면서 "공간으로 많이 움직이거나 다부지게 열심히 뛰라는 주문을 많이 하시는 편"이라고 전했다.

아직 김대환의 꿈은 소박하다. 그는 "여기에 있으면서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더 열심히 해서 많이 성장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 출전 횟수를 물어보니 김대환은 고개를 살짝 갸우뚱한 뒤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10경기가 목표."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