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룡의 555] 제주의 남모를 고충, 바나나 공수 대작전

[스포츠니어스 | 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바나나도 한국과는 다르다.

운동량이 많은 축구선수들은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게 있다. 바나나다. K리그 경기에서도 경기 전후로 바나나를 먹는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축구 뿐만 아니라 운동선수들 상당수가 그렇다. 바나나는 100g당 93kcal다. 칼로리가 높고 탄수화물 또한 많아 에너지 충전하기 좋기 때문이다. 마그네슘도 있어 근육경련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그렇다면 바나나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알고보면 아프리카가 아니라 동남아시아다. 특히 요리용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아는 날것으로 먹는 바나나는 더욱 그렇다. 태국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다. 바나나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적어도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K리그 구단들 입장에서 바나나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나름대로 또 고충이 있다. K리그 구단들의 태국 전지훈련장은 시내 또는 도심에서 외딴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유나이티드의 경우 치앙마이 시내에서 약 60km를 달려야 훈련장에 도착한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차로 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할 정도다. 선수들을 위한 신선한 물품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여기는 마트도 그리 많지 않다. 이런 곳에서 바나나를 공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길거리에 파는 바나나를 아무거나 살 수는 없다. 선수들의 위생과 안전을 위해서다. 제주는 나름대로 위생적인 곳에서 바나나를 공수해 선수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름의 작은 고충이 발생한다.

제주 구단이 애용하는 마트에서는 바나나를 판매한다. 문제는 바나나가 우리가 알던 그 바나나가 아니다. 한국에서 먹던 바나나는 노란색 껍질을 벗기면 달콤한 맛의 과육이 나온다. 그런데 이곳에서 판매하는 바나나는 노란색이 아니라 초록색이다. 흔히들 말하는 ‘덜 익은’ 바나나만 판매하는 것이다.

초록색 바나나 또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효능이 약간 다르다. 에너지 공급원의 역할보다는 다이어트 식품 역할이다. 비만과 당뇨병, 대장암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맛이 없다. 맛이 느껴지지 않거나 떫은 맛이 난다. 이 바나나가 노랗게 변해야 단맛이 난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이곳 주변에는 초록색 바나나만 판매하고 있다”라면서 “선수들에게 바나나를 제공하기 위해 마트에서 초록 바나나를 사온 다음 숙소에서 하루 이틀 정도 숙성을 해야한다. 그래야 맛있다. 된장 숙성시키는 것처럼 정성을 들여야 한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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