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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아스나위(안산그리너스)가 경기에 나선 인도네시아가 캄보디아를 제압하며 AFF컵 첫 승을 신고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3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캄보디아와의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컵 2022 A조 2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신태용 감독은 오른쪽 풀백으로 아스나위를 선발 출장시켰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캄보디아를 상대하며 2-1 신승을 거뒀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 나선 23명의 선수 가운데 6명을 제외한 17명의 선수가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지난 10월 자국 리그 경기 도중 발생한 최악의 압사 사고로 두 달 넘게 리그가 중단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0월 1일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경기에서 아레마FC가 23년 만에 홈에서 페르세바야에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경찰이 최루탄 등을 사용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출구로 한 번에 몰린 관중들이 뒤엉켜 넘어지며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135명이 사망했다.

이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칸주루한 압사사고 이후 △프로축구 리그 중단 △철저한 진상 조사 △경기장 철거 후 FIFA(국제축구연맹)에 따라 재건할 것을 지시했다. 당국이 꾸린 합동 진상조사단은 경찰이 FIFA의 규정을 어기고 경기장에서 최루탄을 과도하고 무분별하게 사용한 것이 주된 사망원인이란 결론을 내렸다. 인도네시아 리그는 지난 12월 5일 일부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재개됐지만 대표팀에 차출된 일부 선수들은 따로 훈련을 하며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신태용 감독도 고민 끝에 대회 참가 전 대표팀 평가전도 치르지 않았다.

칸주루한 압사 참사 이후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관중을 받지 않기로 결졍했다가 오랜 협의 끝에 관중을 받았다. 인도네시아로서는 힘든 상황 속에 준비한 경기였다. 두 달 만의 실전 경기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상대하는 팀은 일본인 류 히로세 감독과 혼다 케이스케 총괄 매니저가 팀을 사실상 공동으로 이끄는 캄보디아였다. 현역 시절 CSKA모스크바와 AC밀란 등을 거쳤고 일본 A매치 통산 98경기에 나선 혼다는 이날 벤치에서 캄보디아 선수들을 지휘했다.

코치진과 분석관이 대부분 일본인인 캄보디아와 한국인으로 구성된 신태용 감독 사단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붙은 사실상 벤치의 한일전이었다. 또한 이날 경기에서는 스페인에서 인도네시아로 귀화한 조르디 아마트의 인도네시아 A매치 데뷔전이었다.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에스파뇰과 스완지시티, 라요 바예카노 등에서 뛰었던 아마트는 2022년 인도네시아인 할머니를 둔 혈통을 근거로 인도네시아로 귀화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 다룰 탁짐에서 뛰며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 중앙 수비수로서 기대를 모으며 이날 선발 출장했다.

인도네시아의 첫 골은 아스나위에서부터 시작됐다. 인도네시아는 아스나위가 전반 6분 오른쪽을 개인기로 돌파해 올린 크로스가 왼쪽으로 넘어갔고 이를 왼쪽에서 다시 동료가 올려준 공을 에기 마울라나가 왼발로 마무리해 리드를 잡았다. 8분 뒤 캄보디아의 사렛 크리야에게 실점한 인도네시아는 전반 35분 위탄 술레이만이 결승골을 넣어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아스나위는 선발 출장해 61분을 소화한 뒤 에도 페브리안샤와 교체됐다. 최근 경기 감각이 떨어져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던 아스나위는 몇 차례 번뜩이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경기 종료 후 신태용 감독은 “첫 경기에 잘 싸웠다고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아마 우리 선수들이 다음 경기엔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불운했고 화가 났다.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했다. 또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러지 못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총 16개의 슈팅을 시도해 8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단 2골만 기록했다. 나머지 6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캄보디아 케오 속셀라 골키퍼에게 막혔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인도네시아는 이날 캄보디아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하면서도 만족스러운 내용을 보이진 못했다.

이날 아스나위는 61분을 소화했고 J리그 도쿄베르디 소속의 프라타마 아르한 역시 52분을 뛴 뒤 교체됐다. 신태용 감독은 “아르한은 퀴라소와의 지난 9월 대표팀 평가전 이후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면서 “아스나위는 퀴라소전 후 근육 부상을 당했다. 이후 안산으로 돌아가 한 경기만을 소화했고 이후 결장했다. 둘의 몸 상태를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브루나이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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