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식 심판 “올해의 선수상? 내 마음 속 1위는 김민재”

KFA 어워즈 2022 올해의 심판상을 수여 받은 정동식 심판.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서울 웨스틴조선호텔=김귀혁 기자] 올해의 심판상을 받은 정동식 심판의 표정이 어딘가 무거워 보였다.

23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 웨스틴 조선 그랜드볼륨에서 KFA Awards 2022가 펼쳐졌다. 지난 2010년에 시작해 매년 펼쳐지는 이 행사는 남자와 여자 별 올해의 선수 및 영플레이어상, 올해의 지도상 등을 뽑는다. 역대 올해의 선수로는 박지성, 기성용, 김영권 등 한국 축구를 빛낸 전, 현직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올해 역시 남자 대표팀의 FIFA 카타르월드컵 2022 16강 진출로 어떤 선수가 수상할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렸다.

대부분의 팬들은 매년 펼쳐지는 KFA 어워즈에서 특정 선수의 수상 여부를 주목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서 대한민국 축구를 받치는 숨은 공로자들 또한 이 자리에서 주인공이 된다. 올해 역시 감사패, 공로패, 올해의 클럽상 등 풀뿌리 축구를 든든하게 후원하는 자들을 위한 수상이 이어졌다. 지역 축구협회부터 양평군수, 방송사 대표, 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의 의장 등 수상자들의 분야도 다양했다.

심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공정한 운영으로 경기를 관장한 심판들로 총 네 명이 선정됐다. 여자 심판 박세진, 강혜란 심판과 함께 남자 부분에서는 박상준 심판과 정동식 심판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대부분의 심판들은 다소 진중하면서도 평이하게 수상 소감을 이어가며 앞으로도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하지만 정동식 심판만큼은 남달랐다. 먼저 정동식 심판은 “심판을 하면서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하지만 완벽해질 수 있도록 많은 지도편달을 해주시는 문진희 심판위원장님께 영광을 돌린다”면서 이 상을 받은 만큼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내년에는 선수와 팬, 지도자 모두가 만족하는 운영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다른 심판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수상소감이라고 생각하던 그때 정동식 심판은 한 마디를 더했다. 그는 “끝으로 이 상에 일부 지분이 있는 김민재 선수에게도 영광을 돌리고 싶다”라며 다소 정적이던 시상식 분위기를 한 순간에 녹였다. 정동식 심판은 평소 김민재의 닮은꼴로 유명하다. 개인 SNS에도 김민재 관련 ‘밈’을 즐기는 듯 유쾌한 게시물을 자주 올린다.

정동식 심판과 김민재는 이후에도 등장했다. 쿠팡플레이 김성한 총괄, 경상남도축구협회 김상석 회장과 함께 특별 공헌상을 받은 미하엘 뮐러 수석강사는 “대한민국이 브라질에 왜 졌는지 알았다”면서 “바로 여기에 가짜 김민재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정동식 주심을 바라보며 농담을 던졌다. 미하엘 뮐러 수석강사가 원어로 위 소감을 말하자 통역사 역시 웃음을 보이며 이야기를 전달했다.

ⓒ 정동식 주심 인스타그램 캡쳐

시상식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정동식 심판은 “축하한다”라는 기자의 말에 “너무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느껴졌다. 손흥민에게 밀리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선수상 2위에 머문 김민재 때문이었을까. 이 말에 정동식 심판은 “너무 아쉽다”면서 “소속팀에서 잘했는데 월드컵에서 부상으로 활약도가 다소 떨어졌다”라며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손흥민 선수는 이전에도 많이 받아봤으니 내심 김민재 선수의 수상을 원했다”면서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 1위는 김민재다”라며 변치 않은 애정을 보였다. 이후 정동식 심판은 “사실 심판이라는 직업이 규율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다소 딱딱한 느낌의 직업 아닌가. 그런데 닮은꼴로 이렇게 회자가 되니 팬들과 김민재 선수에게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미하엘 뮐러 수석 강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독일 출신의 미하엘 뮐러 수석강사는 지난 2018년 대한축구협회의 지도자 수석강사 겸 유소년 정책수석으로 발탁됐다. 대한민국과 인연이 있다고는 하나 정동식 심판과 김민재의 ‘밈’을 직접 언급한 것은 다소 놀랍다. 정동식 심판 역시 “그렇지 않아도 재미있게 들었다”면서 “다른 협회 간부님께서도 나를 툭 치며 ‘어 김민재?’라고 장난을 치시기도 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물론 심판으로서의 다짐도 잊지 않았다. 정동식 심판은 “내가 이제는 심판치고 다소 나이가 많은 편이다. 체력도 조금은 떨어질 수 있는 나이다”라며 “그래도 올해까지 K리그에서 통산 180 경기를 소화했는데 내년에는 200경기까지 채우고 싶다. 물론 오심 없이 모두가 만족할만한 운영을 펼치는 것은 기본이다”라며 본업으로서의 마음가짐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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