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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알라이얀=조성룡 기자] 동점골을 넣은 대한민국 김영권이 다음 경기 각오를 전했다.

3일 대한민국은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H조 조별예선 3차전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에서 전반 4분 만에 상대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김영권의 동점골과 후반전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골에 힘입어 2-1 역전승했다. 같은 시각 우루과이는 가나에 2-0 승리를 거두며 두 팀의 승점과 골득실은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대한민국에 앞서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G조 1위와 오는 6일 4시(한국시간) 16강전을 치른다.

이날 대한민국은 무조건 포르투갈을 이기고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시작이 좋지 않았다. 전반 4분 만에 상대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실점하며 끌려갔다. 이때 김영권이 영웅처럼 등장했다.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을 맞고 나온 것을 그대로 밀어 넣으며 동점골에 성공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3차전에서도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넣은 바 있어 마치 오마주와도 같았다.

먼저 믹스드존에서 김영권은 "너무 좋다. 지난 월드컵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 그때도 경기를 이겼지만 16강에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진출했다. 울컥했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너킥이 올라오는 순간 상대 수비가 라인을 올리더라"라며 "느낌이 골을 넣었던 위치로 떨어질 것 같아서 갔는데 마침 내 앞에 공이 떨어졌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득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영권은 경기장에 끝까지 머물지 못했다. 경기 중반 부상을 호소하며 운동장에 주저앉았고 결국 후반 35분 손준호와 교체됐다. 김영권은 "득점도 득점이지만 첫 번째 실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점 상황을 분석해서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면서 "골반에 불편함이 있었다. 끝까지 참고 뛸 수 있었지만 나보다 몸상태가 좋은 선수가 뛰는 게 맞다고 판단해서 교체를 요청했다. 그리 큰 부상은 아니라 다행이다"라며 현재 몸상태를 전했다.

이번 경기는 김영권의 A매치 99경기 째였다. 만일 16강전에 출전한다면 김영권은 A매치 100번째 경기를 중요한 순간에 맞이하게 된다. 김영권은 "한두 달 전에 네다섯 경기 정도 남았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이기겠다"면서 "지난 경기를 돌이켜보면 독일전 이후에 가장 기뻤던 경기로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다음 경기 각오와 함께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대한민국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했지만 경기 종료 당시에는 아직 16강 행을 확정 지은 것이 아니었다. 같은 시각 경기를 치른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 종료 당시 우루과이는 가나에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 속 추가시간은 8분이 주어졌다. 대한민국은 우루과이와 승점과 득실차가 모두 같은 상황에서 다득점에서 한 점 앞서고 있는 살 떨리는 위치였다.

하지만 김영권은 "믿고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분명히 이 정도 했으면 16강은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16강에 가지 못하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속내를 이야기했다. 이어 '3차전의 사나이'라는 말을 전하자 김영권은 "어떻게 딱 딱 맞아떨어진다. 운 좋게 3차전 때마다 골을 넣고 경기에 이기게 됐다"면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16강에서 일 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렇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상대한 소감은 어땠을까. 이에 김영권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협적이었다. 나이도 있고 활동량이 적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한 방이 있는 선수다"라면서도 "포트투갈어로 계속 욕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 팀 코칭스태프에 포르투갈 분들이 많아서 평소에도 포르투갈 욕을 많이 듣는다. 그때와 똑같이 이야기하더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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