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메시”를 숭배할 때 크로아티아는 “루카”를 외친다

[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알라이얀=조성룡 기자] 팀 에이스의 숙명이기도 하다.

2일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 F조 3차전 크로아티아와 벨기에의 경기는 양 팀 모두에게 중요했다. 동시간대에 열리는 모로코와 캐나다의 경기에서 모로코가 승기를 잡으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렇기에 둘 중 한 팀만 16강에 갈 수 있었다. 물론 크로아티아가 좀 더 유리하기는 했다.

모든 팀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에이스’가 있다는 것이다. 당장 대한민국에도 손흥민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하지만 해당 팀의 에이스가 정말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지는 관중석의 반응을 볼 수 있다. 벨기에의 경우 로멜로 루카쿠가 후반에 교체 투입되자 팬들의 큰 환호성이 터졌다. 하지만 정말 결정적인 기회 두 번을 날리자 금새 싸늘해졌다.

크로아티아의 서포터스는 열정적이다. 수는 많지 않지만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 독일이나 잉글랜드 등 짐짓 여유를 부리는 팬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역시 유럽 최초의 서포터 응원을 선보인 ‘토르치다’의 나라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들은 경기 도중에 열심히 “루카”를 외쳤다.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를 향한 구호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에게 루카 모드리치는 현대 축구의 자부심이다. 2010년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양분하던 발롱도르에서 유일하게 이를 비집고 수상한 인물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이자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이번 월드컵은 모드리치에게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다. 그는 1985년생으로 만 37세다. 4년 뒤인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40세가 넘어간다. 필드 플레이어가 그 때도 뛸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다들 메시와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에만 집중하지만 모드리치 또한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래서 크로아티아 팬들에게 모드리치는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다. 모드리치는 팀의 정신적 지주이면서도 여전히 주전으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장에는 유독 “루카”라는 구호가 자주 터져 나왔다. 경기장에는 ‘크로아티아 팀’이 뛰고 있지만 ‘팀 모드리치’라는 느낌마저 받는다.

전날 열린 아르헨티나와 폴란드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팬들은 열광적으로 “메시”를 외쳤다. 두 팔을 하늘 높이 들고 큰절을 하는 듯한 동작까지 선보였다. 일종의 경배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모드리치는 그 정도까지 추앙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루카”라는 단어에서 크로아티아 팬들의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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