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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김천상무 합격자 발표가 이뤄진 가운데 입대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던 K리그1 정상급 선수 박진섭이 탈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병무청은 1일 오전 10시 ‘23년 1차 국군대표(상무) 운동선수(병)’ 남자축구 부문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91명의 서류 합격자 중 18명이 최종 합격했다. 하지만 최종합격자 발표 이후 논란도 커지고 있다. 상무 지원자 중 최대어로 꼽히며 합격이 기정사실화 됐던 박진섭(전북현대)이 명단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박진섭은 최근 K리그에서 가장 강렬한 기량을 선보인 선수다.

안산그리너스를 거쳐 2020년 대전하나시티즌에 입단한 박진섭은 대전에서 두 시즌 동안 59경기에 출장해 8골 4도움을 기록했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장해 맹활약했다. 박진섭은 올 시즌에는 K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현대로 이적해 33경기에 나서며 2골을 뽑아냈다. 원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수비수로 주로 출장해 펄펄 날았다. 홍정호의 부상으로 수비진에 구멍이 생긴 전북현대는 박진섭의 맹활약 덕분에 K리그1 준우승과 FA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박진섭은 2022시즌 33경기에 출장해 평균 88분을 뛰며 라운드 베스트 11에도 6번이나 선정됐다. 시즌 종료 후 치러진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다른 사람은 다 안 되도 박진섭은 상무에 합격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박진섭은 결국 상무 테스트에서 탈락했다. 1995년생인 박진섭은 김천상무 입단 마지막 기회를 놓쳐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무 입대 마지노선인 1995년생인 박진섭은 더 이상 상무 입대 기회가 없다.

결과 발표 이후 <스포츠니어스>에 박진섭은 “충격을 많이 받았다”면서 “답답한데 어디에다가 풀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납득이 안 가는 게 사실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박진섭은 “어제 한숨도 못 잤다”면서 “주변에서는 ‘너는 상무에 붙을 거니까 걱정하시 말라’고 했지만 나는 그래도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오전 10시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앞이 캄캄하고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충격이 너무 크다”라고 덧붙였다.

국군체육부대는 최근 2~3년 경기 실적을 대회 등급별 점수로 산정해 경기 전적을 가장 우선적으로 평가한 뒤 체력평가와 대표 경력(최근 2~3년), 신체검사, 학교생활, 인성검사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부사관 지원자는 이후 신원조사(부사관 지원자)와 면접을 본다. 이외에 기타 잠재역량 평가에 해당하는 개인별 평가점수를 산정한 뒤 검증위원회에서 종목별 배점기준에 따른 점수 및 정확성을 검증한다고 명시했다.

대표 경력이 없지만 최우선적으로 평가되는 경기 전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박진섭의 상무 탈락은 적지 않은 충격이다. 최근 3년간 K리그2 59경기와 K리그1 33경기 등 총 92경기에 출장했고 올 시즌 K리그1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린 박진섭의 상무 입대 실패는 충격적인 일이다. 평소 겸손한 박진섭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군체육부대 홈페이지에 보면 ‘공정성 있게 선수를 발탁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어떻게 결정됐는지 이유를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나는 그냥 불합격 통보만 받았다”고 말했다.

박진섭은 “다른 선수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합격자 명단을 봤는데 최근 2~3년 경기 실적을 대회 등급별 점수로 매겼을 때 내가 탈락한 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점수에서 내가 떨어질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떨어지니까 화도 난다. 내가 떨어진 이유를 듣고 싶은데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어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잠도 못 자고 기다렸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버리니까 막막하다. 걱정도 크다. 국가대표 점수에서 내가 부족한 게 많았지만 합격자 명단에는 국가대표 점수가 나와 마찬가지로 없는 선수들이 많다. 팬들도 아실 거고 기자님도 아시겠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런 결과가 나와서 참담하다”며 “체력 테스트 때도 평균 이상으로 다 했다. 진짜 열심히 했다. 경기 전적 점수가 높다고 해 체력 테스트를 대충하면 안 된다고 해서 체력 테스트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지금은 당장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박진섭은 “상무에 합격하면 원래 1월에 군대에 갈 예정이었다”면서 “합격을 했으면 개인 훈련을 하다가 입대할 계획이었는데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일단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전북현대 훈련에 들어가려고 한다. 이후 상황은 아직 모르겠다. 차차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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