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키노 토모아키 SNS

[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루사일=조성룡 기자] '흑염룡'을 소환하던 선수는 이제 마이크를 잡았다.

26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 C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경기에서 낯익은 인물이 등장했다. 일본의 축구선수 마키노 토모아키다.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는 경기 전 '흑염룡 소환'이라 불리는 독특한 의식을 치르는 선수로 유명하다. 왼손을 바라보면서 주문을 중얼중얼 왼다. 마키노는 그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의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마키노의 카타르 방문은 많이 알려져 있었다. 카타르로 원정 응원을 온 한국 축구팬들이 마키노를 알아보고 함께 사진을 찍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마키노는 카타르에서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과 사진을 찍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단정한 정장을 입고 활짝 웃었다.

마키노가 카타르 월드컵을 방문한 이유는 '해설' 때문이다. 마키노는 일본의 인터넷 TV 플랫폼이자 OTT 서비스인 '아베마TV'에서 카타르 월드컵 해설을 맡았다. 그래서 마키노는 다른 곳이 아닌 루사일 스타디움의 미디어 센터에서 해설을 준비하다가 <스포츠니어스>와 만났다.

그는 아직 은퇴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 해설로 나섰다. 마키노는 "선수 활동을 계속 하면서 해설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빠른 도전이기는 하다"라면서 "사실 혼다도 이렇게 해설을 하고 있다. 일단 일본에서의 반응은 꽤 좋다. 새로운 도전이자 새롭게 평가받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마키노는 먼저 일본의 독일전 승리에 대해 "사실 놀랍지는 않았다"라고 웃었다. 그는 "전 세계 취재진들이 일본이 독일을 꺾어서 많이 놀라웠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라면서 "경기를 보면 그렇다. 일본이 빌드업을 할 때부터 이 팀이 하나로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길 만한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일본에는 코스타리카전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 경기를 잡아야 16강에 진출할 것 같다"라고 말하더니 "16강전에 진출한다면 벨기에를 만나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의 복수를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E조에 속한 일본은 16강전에서 F조 팀을 만난다. 여기에는 벨기에와 크로아티아가 속해있다.

한국 팬들에게도 마키노는 익숙한 인물이다. 마키노 또한 알고 있다. 그는 "실제로 한국 축구 팬들을 카타르에서 제법 만났다"라면서 "아마도 국가대표팀 경기나 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나를 아시는 것 같다. 먼저 알아보고 말을 걸어주시는 것을 보면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마키노는 "아시아 축구는 많이 발전하고 있다. 선수들이 유럽 등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고 그만큼 세계적인 무대에서 뛸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라면서 "아시아 팀들이 이번 대회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야 한다. 아시아 팀이 서로를 증명하고 서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월드컵에서 더 큰 경쟁력이 생길 것 같다"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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