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알라이얀=조성룡 기자] 제법 잘 꾸며놨다.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카타르 내셔널컨벤션센터에는 월드컵 메인미디어센터(MMC)가 들어서 있다. 여기에는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각종 취재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여러가지 시설들이 들어와 있다. 식당부터 업무 공간과 카페 등을 갖춰 쾌적하게 일할 수 있다. 미디어 AD카드를 소지한 관계자들만 입장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FIFA는 이 MMC에 제법 거창한 이름을 붙인 시설을 운영한다. '버추얼 스타디움'이다. MMC에는 두 개의 버추얼 스타디움이 가동된다. 경기장에 직접 가지 못한 취재진에게는 또다른 대안이다. 여기서 월드컵의 모든 경기를 중계해주기 때문이다.

처음 이곳에 입장하면 '영화관과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푹신한 의자에 간단히 노트북 등을 올려놓고 업무를 볼 수 있는 간이책상이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회관 같은 느낌이다. 괜히 여기에 입장할 때는 노트북 대신 팝콘과 콜라를 사들고 입장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나름 알찬 느낌이 든다. 커다란 스크린은 세 개로 분할된다. 중앙에는 중계화면이 그대로 나오고 좌우에는 경기 정보와 또다른 각도에서의 중계 화면이 등장한다. 경기장에 있는 것에 비해 화면에서의 현장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에는 충분하다.

스피커는 꽤 알차다. 버추얼 스타디움 좌우에 상당히 많은 스피커를 설치했다. 소리만큼은 현장과 상당히 비슷한 수준이다. 열광적인 함성이 잘 전달된다. 그리고 버추얼 스타디움에서는 미디어 관계자들을 위해 경기 후 기자회견 중계 및 화상 연결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더욱 유용하다.

물론 도하 알비다 공원에서 열리는 FIFA 팬 페스티벌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그곳 또한 월드컵 경기를 중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과 미디어 관계자들을 위한 편의를 보강했다는 것이 버추얼 스타디움의 차이점이다.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적하게 경기를 볼 수도 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버추얼 스타디움은 두 개의 화면에 서로 다른 각도의 중계 화면을 제공한다. 두 화면에 시간차가 있다. 특히 서브로 송출되는 화면의 시간이 더 빠르다. 그래서 원치 않는 '스포일러'를 당할 때가 많다. 그거 빼고는 꽤 좋다. 마치 한국 영화관에서 월드컵을 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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