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씨 쎄 뿌에데!(Si se puede)"

25일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 A조 2차전 네덜란드와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양 팀은 한 골씩 주고받은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네덜란드 코디 각포가 전반 6분 선제골을 넣었고 전반 49분 에콰도르 에네르 발렌시아가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 전부터 에콰도르 팬들은 남미 특유의 흥을 발휘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경기장 안팎에서 응원가를 목청껏 부르며 승리를 기원했다. 사실 이날 에콰도르의 상대는 네덜란드다. 솔직히 체급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네덜란드는 FIFA 랭킹 8위에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한 강호다. FIFA 랭킹 44위 에콰도르 입장에서는 열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콰도르 국민들은 기대감을 가졌다. 이들은 목청껏 "씨 쎄 뿌에데"를 외쳤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이게 뭔 소리인지 모른다. 그저 우리나라의 "대~한민국!"처럼 에콰도르를 응원하는 구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기장 안 에콰도르 장내 아나운서도 팬들과 함께 "씨 쎄 뿌에데"를 외쳤다.

알고보니 "씨 쎄 뿌에데"는 해석하면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이다. 비록 전력상 열세에 놓여있고 네덜란드라는 강호를 만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에콰도르의 간절함을 담은 구호다. 선수들에게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말 한 마디다. 계속해서 에콰도르는 선수들에게 "할 수 있어"를 말하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전반 6분 만에 에콰도르는 실점했다. 이렇게 에콰도르는 쉽게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에콰도르 응원석에서 다시 한 번 구호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씨 쎄 뿌에데!" 구석에서 시작된 이 구호는 곧바로 옆 사람에게 전염돼 순식간에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구호가 그라운드에도 전염된 것일까. 에콰도르 선수들은 무너지지 않고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결국 전반 추가시간에 에네르 발렌시아가 기어코 동점골을 넣었다. 비교적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골이었다. 정말로 이들이 해내자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에콰도르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후반전에도 에콰도르는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 네덜란드를 위협할 만한 장면도 몇 차례 만들었다. 하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추가 실점 없이 1-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지막까지 에콰도르 팬들은 "씨 쎄 뿌에데"를 외쳤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게 에콰도르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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