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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대한민국 황인범이 자부심 속 가나와의 2차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24일 대한민국은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1차전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대한민국은 전반전 황의조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는 등 우루과이와 대등하게 싸웠으나 마무리에서의 세밀함이 아쉬웠다. 승점 1점을 획득한 대표팀은 오는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가나와 2차전을 치른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황인범은 이날 중앙 미드필드 자리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했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키핑과 날카로운 패스로 여러 차례 우루과이를 위협했다. 먼저 황인범은 "승점 1점이 아닌 3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면 더 완벽한 경기가 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면서 "개인과 팀 모두 많은 준비를 했었는데 그 결과가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마냥 얼지 않고 우리가 해왔던 축구를 보여줄 수 있었다. 이 자신감을 토대로 다음 경기 더 잘 준비하겠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후 자신감의 원천에 대해 묻자 황인범은 "상대 팀 선수를 보면 알겠지만 워낙 세계적이고 좋은 선수들이 많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팀으로서 정말 잘 싸웠고 기회도 만들었다. 물론 상대에 기회를 내주기도 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우리는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많은 팀인데 나를 포함해서 그런 선수들에게 많은 자신감을 줬던 경기였다"라고 답했다.

상대 우루과이는 다윈 누녜스, 로드리고 벤탄쿠르,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다수 포진했다. 황인범은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그 선수들도 조금 긴장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월드컵 무대의 압박감을 느꼈다. 그래서 우루과이 선수들도 안정적으로 하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내 포지션에 있는 발베르데나 벤탄쿠르가 워낙 좋은 선수들이다 보니 위축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위축되며 경기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이후 그는 월드컵 특유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황인범은 "비슷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보니 기대도 컸고 걱정도 조금 있었다"면서 "막상 경기장에 들어서고 몸을 풀 때 너무 좋은 느낌이었다. 몸 상태도 굉장히 좋았다.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곳곳에 계셨던 것이 선수들에게 잘 전해졌다. 그래서 우리도 힘을 받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월드컵을 뛴 선 수가 되어 너무 자랑스럽다. 누구나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이 감정을 잘 기억해서 이 세 경기에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남은 가나와 포르투갈과의 조별 예선 경기도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세 경기를 모두 같은 곳에서 치르는 이점 속에서 그 첫 경기는 어땠을까. 황인범은 "경기장은 너무 좋았다"면서 "잔디도 훈련장보다 더 좋았다. 훈련장에서보다 공이 덜 미끄러지더라. 우리가 훈련했던 곳은 공이 멈추지 않아서 걱정이 조금 있었다. 남은 두 경기를 이곳에서 치른다는 게 우리에게 큰 이점이 됐으며 좋겠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초반은 아시아 팀들의 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잡았고 일본은 독일을 꺾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도 충분히 좋은 동기부여가 됐을 법했다. 황인범 역시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우리가 그 팀들을 의식할 필요는 없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해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줬다. 많은 아시아 팀들이 남은 경기도 잘 치러서 어디 가도 무시당하지 않은 축구를 선보였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다음 가나와의 2차전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범은 "가나는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찾았을 때 아무리 세계적인 팀이더라도 굉장히 어려워한다"면서 "개인 기량도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래도 귀화 선수들이 많다 보니 조직력은 우리가 더욱 좋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런 점들을 잘 공략해서 팀으로서 상대한다면 아무리 피지컬과 개인 기량이 좋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싸울 수 있다. 오늘도 그 점을 느꼈기 때문에 잘 치러 내겠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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