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미리보는 북중미 월드컵의 느낌일까?

24일 카타르 도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1차전 벨기에와 캐나다의 경기에서 벨기에가 전반전 터진 미키 바추아이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캐나다를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롱패스 한 방이 양 팀의 승패를 가른 한 판이었다.

캐나다를 마지막으로 월드컵 차기 개최지인 세 나라가 모두 한 경기씩을 마쳤다. 2026 월드컵은 'FIFA 월드컵 유나이티드 2026'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다. 북중미 지역의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공동개최한다. 공교롭게도 세 국가는 모두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있다.

1차전을 살펴보면 미국은 웨일스와 1-1로 비겼고 멕시코 역시 폴란드와 0-0으로 비겼다. 캐나다는 유럽 강호 벨기에를 맞아 . 100%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4년 뒤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씩 키우고 있다.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해도 경기력 측면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기동력을 십분 활용해 상대를 괴롭혔다. 미국의 상대 웨일스는 강한 압박에 고전하면서 후반 막판까지 패색이 짙었고 캐나다 또한 벨기에를 상대로 예상을 깨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현장에서는 농담 삼아 "캐나다와 벨기에가 서로 바뀐 것 같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다만 멕시코는 숙제를 안았다. 폴란드를 상대로 썩 좋은 경기력이 아니었다. 멕시코 오초아 골키퍼의 페널티킥 선방이 아니었다면 패할 수 있었다. '16강 단골'의 명성에 비해 아쉬움이 느껴졌다. 게다가 오초아 골키퍼는 1985년생이다. 4년 뒤인 2026 월드컵에는 뛸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멕시코에 비해 월드컵 실적이 비교적 없는 미국과 캐나다는 4년 뒤를 내다보는 느낌이 강하다. 미국의 평균 연령은 25.2세고 캐나다는 27.1세다. 꽤 젊은 팀이다. 이들이 카타르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4년 동안의 경험을 쌓는다면 이들은 홈 이점까지 더해 꽤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경험이 부족한 모습도 보였다. 미국은 후반 막판 통한의 페널티킥을 헌납해 동점골을 내줬고 캐나다는 벨기에의 롱 패스가 수비 클리어링 실수로 이어지면서 결승골을 내줬다. 실수 한 번이 월드컵에서는 승패까지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카타르 현장에서는 2026 월드컵에서 보게 될 경기장 문화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팬들은 어느 경기장에 가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상당히 많은 수의 팬들이 카타르까지 날아왔다. 이들은 K리그 대구FC에서 볼 수 있는 발구르기 응원이나 구호 등 북미 지역 스포츠 문화를 월드컵에서 선보였다. 유럽이나 남미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1986년 월드컵 이후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캐나다 팬들의 발구르기 응원은 경기장 바닥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이들은 다음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사상 최초 월드컵 본선 2회 연속 진출에 성공한 상황이다. 그래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26 월드컵은 여러가지 변수가 등장할 예정이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넓은 면적에서 개최되는 대회이자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그 속에서 차기 개최국들은 착실하게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북중미 3개국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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