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황진성과 코치 이슬기’ 젊은 지도자들의 거침없는 도전

ⓒ스포츠니어스.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좌측부터) 이슬기 코치와 황진성 감독

[스포츠니어스 | 서울 노원구=김귀혁 기자] 최근 프로 선수들의 은퇴 이후 삶은 다양해졌다. 해설위원, 방송인 등 다양한 영역으로 각자의 삶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은퇴 이후 가장 보편화된 삶은 지도자 과정을 밟는 것이다. 프로 선수들은 은퇴하기 이전부터 지도자 자격증을 따며 빠른 준비에 들어간다. 그 이후 각자의 이름을 걸고 유소년 클럽을 창단하거나 프로 팀에 들어가 코치의 업무를 시작한다. 한 팀의 레전드라 칭호를 받는 경우에는 은퇴 이후 그 팀의 코치로 곧장 합류하여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미 깔려있는 길을 마다하고 새롭게 길을 개척해나가려는 프로 출신의 이들이 있다. 포항 출신의 황진성을 필두로 이슬기, 김동석이 뭉치며 고등학교 클럽팀을 창단한 것이다. 프로 출신의 선수들이 은퇴 이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소년 축구 클럽팀을 창단하는 경우는 제법 있다. 하지만 진학 등의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고등학교 클럽팀의 창단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새로 팀을 창단해 운영해야 하는 만큼 어찌 보면 프로팀만큼이나 힘든 과정이다.

특히 이들은 프로에서도 나름 존재감을 뽐내던 선수였다. 황진성은 ‘황카카’라는 별명과 함께 포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까지 뽑혔었다. 이슬기 역시 신인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은퇴 이후에도 어린 나이에 서울이랜드 스카우트를 시작으로 강원FC 코치직까지 수행했다. 이런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왜 이들은 프로팀 자리를 마다하고 새로운 도전을 택하게 된 것일까. <스포츠니어스>는 ‘풋볼A’의 황진성 감독과 이슬기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축구연맹제공. 강원FC 시절 황진성

먼저 이슬기 코치는 “강원FC에서 코치직과 B팀 감독직을 수행한 이후 나와서 대학교와 고등학교 팀 코치로 가게 됐다”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니 너무 좋았다. 그래서 팀을 창단하고 싶은 생각에 (황)진성이 형에게 이야기를 했다. 사실 진성이 형에게는 선수 시절부터 장난식으로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진성이 형이 지도자는 절대 안 한다고 하더라. 너무 완강했다”라고 전했다.

이 말을 듣자 황진성 감독은 “사실 올해 여름까지도 지도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완강하게 마음을 굳혔다. 그러다가 (이)슬기와 6월쯤에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면서 “그동안 축구 교실도 해보고 트레이닝 센터에서도 일하면서 개인 훈련을 많이 시켰다. 이후 팀 단위로 훈련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찰나에 슬기가 제안을 해줘서 시작했다. 물론 지도자라는 길이 당연히 힘들 것이다. 그래도 같이 하면 조금 덜 힘들고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슬기 코치 역시 이에 덧붙이며 “고등학교 때 축구를 배우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아직도 도움이 되고 있다. 고등학생이 성인이 되기 직전이지 않나. 그때 많은 것이 형성되는 것 같다. 고등학교 시기에 실력이 늘은 선수들도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면서 “처음에는 진성이 형이 무조건 안 한다고 해서 일단은 자리에만 있고 가끔씩 오라는 것으로 말을 했다. 그러다가 무언가에 세뇌가 됐는지 갑자기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완강하던 사람이 한다고 하니 조금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후 이 코치는 과거 기억을 끄집어내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처음에는 무조건 고등학교 팀을 창단한다기보다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고려하면서 혼란이 왔다. 어떤 게 더 좋을까 싶었는데 주위에서는 고등학교 팀은 너무 힘드니까 절대 하지 말라고 하더라”라면서 “서울에서는 클럽팀을 창단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 운동장 여건도 이미 포화 상태에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진성이 형과 함께 조언을 얻으러 많이 다녔다”라고 이야기했다.

도대체 어떤 점이 힘든 것일까. 이에 이 코치는 “일단 선수들 숙소를 잡더라도 집값이 엄청 비싸다. 한 팀에 적게는 스무 명부터 시작하는데 그 인원을 수용하려면 그만큼의 공간이 필요하다. 운동장도 매번 돌아다니면서 예약을 잡는 경우도 있다”면서 “반면에 지방에 있는 팀들은 쓸 수 있는 운동장이 많다. 지역 차원에서도 팀 유치를 많이 한다. 가령 학교에 축구부가 없으면 학교의 운영 자체가 안 될 정도로 시골인 지역들이 있다. 그런 곳은 오히려 축구부가 들어오기를 바란다. 지원도 버스를 시작으로 엄청 잘해주는데 반해 서울에서는 사실상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최종 선택은 결국 서울에서의 고등학교 클럽팀 창단이었다. 각자 서울에 가족이 있는 까닭에 다른 지역으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이슬기 코치는 “한 번은 중학교에 팀을 만들면 매년 많은 지원을 해주겠다는 제안도 들어왔다”면서 “정말 좋은 제안이었다. 그런데 이를 받으면 제약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돈을 주는 입장이다 보니까 요구를 많이 하지 않겠나. 그래서 결국 고사했다. 물론 금전적인 문제 외에도 해결이 안 되는 문제들이 많은데 다행히 좋은 분들을 만나서 도움을 받았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스카우트의 어려움

ⓒ스포츠니어스.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슬기 코치

그렇게 호기롭게 팀을 창단한 이들의 우선 과제는 선수 스카우트였다. 하지만 시작부터가 난관이었다. 황진성 감독은 “우리가 스카우트를 7월부터 시작했다”면서 “그런데 보통 중학교 선수들의 진학 결정이 빠르면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해서 보통 5월 이전에는 다 정해진다. 그래서 아직 고등학교 진학 결정이 나지 않은 선수들을 위주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평창을 시작으로 제천, 울산, 구미, 파주, 남양주 등 다양했다”라고 회상했다.

스카우트 과정도 난관 그 자체였다. 신생팀이라는 여건 탓에 주저하는 경우도 많았다. 황 감독은 “고등학교는 졸업할 때 성인이 되니까 대학교를 가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부모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신다. 대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신생팀이다 보니 확신이 없으셨던 것이다. 보통 부모님들은 대학교나 프로 잘 보내는 클럽이나 고등학교를 보내고 싶어 하신다. 우리는 처음이다 보니 그런 경험이 없어서 불안해하셨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자신들의 진심을 학부모와 선수들에게 보여야 했다. 이슬기 코치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 검색 등록도 빠르게 진행했다”면서 “체계가 잡혀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보통 팀들은 중간중간에 상황이 너무 많이 바뀌다 보니 월 회비를 공식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려놓지 않는다. 그런 예민한 부분부터 시작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실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크게 생활비와 교육비 부분으로 나누어 각 항목 별 금액에 따른 월 회비에 대해 상세하게 게시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그 와중에 우리가 ‘어느 대학은 무조건 보내주겠다’라는 말은 절대 안 했다. 지금 아이가 오지도 않았고 언제 성장할지도 모르는데 ‘3년 안에 어디를 보내주겠다’라고 말할 수가 없지 않나”라면서 “학교 팀이나 클럽 팀이나 다 수업을 듣고 훈련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학교 팀은 학교 안에 숙소가 있고 운동도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아니면 클럽팀에서 좋은 혜택이나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감독님이 프로에서의 경험이 있으니 이를 최대한 살려서 노력하겠다는 진심을 많이 보였다”라고 언급했다.

옆에 있던 황진성 감독은 “선수가 스무 명이니까 부모님은 거의 마흔 분 정도 만났다고 보면 된다. 여러 번 만난 부모님들도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슬기 코치도 “솔직히 까이기도 많이 까였다. 아무래도 창단팀이다 보니 걱정이 됐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선호하던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면서 “홈페이지에 우리가 하는 훈련법이나 콘셉트 등도 올려놨다. 그러면서 ‘프로에 갈 확률은 3%에 불과하고 가더라도 금방 그만두거나 은퇴한다’라고 적었다. 결국 은퇴 이후의 삶이 중요한데 부모님들과 만나면서 축구는 하지 못하더라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며 그들의 진심을 보였다.

이들이 이끄는 팀은 고등학교 1학년생들로만 구성된다. 유소년 단계에서 한 두 해의 차이는 성인팀의 그것과 전혀 다를 정도로 크다. 하지만 황 감독과 이 코치는 걱정은 없다. 이슬기 코치는 “우리에게 우승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1학년밖에 없기 때문에 그 학생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다”라며 “그 학생들이 고3 형들과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그 강점으로도 스카우트 어필을 많이 했다. 실제로 이런 강점 탓에 고학년 선수들, 특히 현재 대표급 선수들에게도 전학 제의가 왔는데 우리 원칙이 있으니 아쉽지만 고사했다”라고 밝혔다.

황진성 감독 역시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전에는 개인 레슨으로 학생들을 지도한 적이 있는데 팀에서 가르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일단 우리 팀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하며 생활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커서 우리 팀에서의 시간을 돌아봤을 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한다. 그 외에는 슬기가 해온 것들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믿고 따라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자 이슬기 코치 역시 “황진성이 감독님은 레슨을 많이 했기 때문에 확실히 세밀한 지도에 강점이 있다”며 서로를 치켜올렸다.

현실의 문제

ⓒ스포츠니어스.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황진성 감독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많다. 황진성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걱정을 많이 안 했다”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 속에서 희망에 부풀며 시작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이들과 운동하고 같이 밥 먹으면서 무언가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내 어려운 점에 대해 묻자 황진성 감독과 이슬기 코치의 표정은 근심이 섞여 나왔다. 이후 이슬기 코치는 “걱정이 많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슬기 코치는 “예를 들어 공 한 개만 해도 6만원 정도 한다. 갑자기 공 하나가 없어지면 기분이 우울해진다. 팀 조끼도 운동하다가 찢어질 수 있지 않느냐”라며 “생수도 운동할 때마다 챙겨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정수기를 하나 사서 아이들에게는 우스갯소리로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각자 텀블러에 정수기 물을 떠서 챙겨 나간다. 처음에는 치킨집을 하나 차려서 낮에는 훈련하고 저녁에는 닭을 튀겨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운동 끝나고 저녁 8시에 들어오니까 너무 힘들더라”라며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축구 선진국이라 불리는 스페인 라리가 유스팀들도 이를 주업으로 여기지 않고 다른 일을 병행하더라”라며 “물론 우리나라에서 운영하려면 할 수 있다. 가령 신입생을 마흔 명 정도로 많이 뽑는 것이다. 그러면 그만큼 운영비가 나와서 그나마 운영이 수월해진다. 하지만 한 학년에 그 많은 선수들이 운동장 안에 있으면 우리 여건을 기준으로 했을 때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사실 우리 팀이 뽑은 스무 명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많은 편이다. 대학교 원서를 넣기 위해서 고3 학생들은 일정 기준 이상의 출전이 필요한데 그러면 모든 선수들이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제도 차원에서의 어려움도 존재한다. 황진성 감독은 “내년에 새로 팀을 만드는 경우에 무조건 홈 경기장이 있어야 한다”면서 “홈경기를 할 때 의무 조항이 꽤나 많다. 관람석, 본부석과 함께 양 팀 벤치는 무조건 있어야 하고 서류상에서는 선수들이 준비하거나 쉴 수 있는 텐트도 마련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거기에 전광판, 구급차, 들 것, 볼 보이 등을 홈팀에서 준비해야 한다. 특히 구급차는 매 홈경기 부르는 데 금전적 부담이 있다”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의 국내 대회 승인 및 운영 규정 제39조에 따르면 구급차량은 각 경기장별 한 대 이상 배치하고 예비용 일반 차량도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

이슬기 코치도 “기존 홈구장이 없는 팀들의 경우에는 원정 경기를 치르거나 따로 중립 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학교 안에 운동장이 있어도 규격이 안 되는 학교들이 제법 있다”면서 “어쨌든 우리는 정식 규격의 운동장은 준비를 해놨다. 그런데 그 외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워낙 많아서 걱정이다. 협회에 문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결국 학부모님들의 돈으로 운영하는 팀인데 그 돈으로 리그를 운영해야 하니 부담이 워낙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팀을 꾸릴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도움 때문이다. 황진성 감독은 “원래 처음에는 이슬기 코치와 다른 팀을 그대로 인수해서 운영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야기가 잘 안 돼서 붕 뜬 상태였다”면서 “답답한 마음에 강남에서 머리를 자르고 뭐 할까 하다가 이전에 벨기에 진출을 도와줬던 회사 대표님과 커피 한 잔 하기로 하며 사무실을 찾아갔다. 이후 대표님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더니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주셨다. 덕분에 운동장 확보 등 여러 방면에서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왜 이들은 의기투합했나

ⓒ스포츠니어스.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좌측부터) 이슬기 코치와 황진성 감독

다시 궁극적인 질문으로 돌아왔다. 대체 왜 이들은 많은 프로 경험에도 불구하고 신생 고등학교 클럽팀을 창단하려는 것일까. 먼저 이슬기 코치는 “운 좋게 지도자로서 어린 나이에 프로로 들어가 3년이라는 시간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너무 좋았다. 어린 나이에 과분하게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았다”면서 “그런데 3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내 멘탈로는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결국 내가 부족해서 프로와 맞지 않았던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로는 일반 회사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내가 워낙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그런가 연말에 방출 명단 등을 선수들에게 통보해야 할 땐 너무 괴롭더라. 그래서 나와 잘 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이후에 대학교와 고등학교 팀을 맡았는데 너무 행복했다. 내가 애들을 좋아해서 같이 장난치고 훈련하면서 축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래서 진성이 형에게도 ‘형이 후배들이나 형들과도 잘 어울리니까 같이 하면 좋겠다’라고 계속 설득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황진성 감독 역시 “사람들은 왜 프로팀 지도자를 안 하고 이것을 하냐고 묻는다. 그런데 프로라는 곳이 얼마나 힘든 지 잘 안다”면서 “나는 내 팀을 갖고 싶었다. 그런 곳에 가면 고용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나. 이슬기 코치와 함께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팀을 만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미국에 제일 큰 축구 클럽과도 연계를 맺었다. 아이들이 한국 대학교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3년 동안 영어도 배우고 미국 대학교도 가는 등 여러 경험을 통해 축구 관련 다른 일들도 많이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슬기 코치는 “선수되는 게 정말 어렵다. 그에 반해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다”면서 “축구를 했다가 그만둔 아이들을 보면 상처를 받은 경우가 많다. 특히 지도자들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부모님과의 갈등도 많이 생긴다. 그런데 축구 선수가 안 됐다고 해서 인생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우리가 유별나게 하겠다는 건 아니다. 너무 잘 운영하는 다른 팀들도 많다”면서 “우리는 누가 봐도 납득이 가는 상식적인 운영을 펼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먼저 이슬기 코치는 “내가 생각하는 축구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나의 훈련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후배들에게 좋은 예시가 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황진성 감독은 “나는 계획을 잘 안 세우는 편이다. 계획한 대로 하면 잘 안 되더라”라며 “거창한 꿈은 없다. 지금 있는 친구들, 슬기, (김)동석이와 함께 하루하루 즐겁게 운동하고 교육하다 보면 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 확신한다. 많은 분들도 도움을 주고 계시기 때문에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임한다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라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인터뷰 전후로 이들은 전화를 받기 바빴다. 팀 운영과 관련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축구팀의 감독과 코치지만 흡사 구단의 프런트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 말을 전하자 이슬기 코치는 “진성이 형과 같이 엑셀과 파워포인트도 배우고 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황진성 감독 역시 “여러 과제가 남아서 힘들기는 하다.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다 보면 또 되더라”라고 전했다. 이들의 팀 슬로건은 ‘열심히 운동하고 겸손하면 좋은 일이 생길 거야’다. 그 슬로건에 맞게 이 프로 출신 지도자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며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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