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마지막에 '국뽕'까지 채워주는 개막식이었다.

20일 카타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이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개막전인 만큼 이날 개막식 또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중동 국가가 개막식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어떤 공연을 선보일지 당연히 궁금해진다.

이날 개막식의 콘셉트는 총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전통과 리믹스, 그리고 BTS 정국이었다. 개막식이 시작된 직후 아랍 문화를 살린 공연은 '아라비안 나이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중동이 가지고 있는 신비함이라는 이미지를 녹여냈다. 여기에 명배우 모건 프리먼의 예상치 못한 등장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랍의 정취를 느낀 다음은 '리믹스'였다. 먼저 본선 진출 32개국의 유니폼과 국기가 등장하더니 각 팀의 대표 응원가가 나왔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구호였다. 그리고 역대 월드컵에서 공개됐던 주제가들이 리믹스로 울려퍼졌다. 아쉽게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아나스타샤가 부른 공식 주제가 'BOOM'은 들리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역대 월드컵의 마스코트들 또한 함께 등장했다. 아랍의 문화를 느낀 다음 월드컵의 역사를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한 계단씩 밟아 가다보면 최종 종착지는 카타르 월드컵이 되는 셈이다. 과거와 현재를 잘 섞었다. 부유한 국가 이미지로 인해 '자본주의 개막식'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간소했고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리고 피날레는 BTS(방탄소년단)의 정국이었다. 정국은 카타르 가수 파하드 알-쿠바이시와 함께 공연했다. 하지만 공연 대부분의 포커스는 정국에 맞춰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아티스트들이 등장할 때의 반응이었다. 정국이 나설 때는 에콰도르 팬들이 많은 관중석에서 환호가 강하게 터졌고 파하드 알-쿠바이시가 등장하자 카타르 팬들이 운집한 반대편 관중석에서 함성이 나왔다.

짧지만 알차게 준비한 카타르 월드컵의 개막식은 그라운드 안에 로고가 등장하고 지붕 위로 불꽃이 터지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이곳 알 바이트 경기장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대부분이 지붕으로 덮여 있다. 밖에서 터진 화려한 불꽃 쇼를 관중석에서는 쉽게 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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