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중요해’ 경기 한 시간 전부터 승부 갈렸던 카타르와 에콰도르

[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어디서든지 ‘짬’은 중요한 모양이다.

20일 카타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에콰도르가 에네르 발렌시아의 두 골 활약에 힘입어 카타르를 2-0으로 제압하고 A조 첫 승을 거뒀다. 카타르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첫 경기 패배를 당했다.

이날 홈팀 카타르는 개최국이다. 월드컵에는 개최국 첫 경기 무패 징크스가 있다. 카타르 월드컵 전까지 개최국의 첫 경기는 16승 6무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72.7%에 달한다. 그만큼 개최국의 이점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카타르의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었다. 카타르는 자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월드컵 개최로 본선 무대에 데뷔하는 국가는 카타르가 처음이다(1930년 우루과이 1회 대회 제외). 다른 국가들은 본선 경험을 쌓은 다음 개최국이 되어 이점을 누렸지만 카타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지만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분위기는 에콰도르 쪽에 넘어갔다. 개막식 공연이 끝나고 선수들이 워밍업을 시작할 때다. 에콰도르 관중들이 응원가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카타르 관중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뒤늦게 카타르 골대 뒤 나란히 도열한 카타르 팬들이 응원가를 부르면서 맞섰지만 수많은 카타르 홈 관중들은 박수 정도만 칠 뿐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홈 이점 중 하나는 팬들의 일방적이고 열광적인 응원이다. 팬들부터 본선 진출 경험이 없는 티가 그대로 드러났다.

경기 중에도 에콰도르 팬들은 카타르 관중들을 ‘가지고 놀았다’. 카타르 팬들이 힘을 내서 “카타르”를 외치자 에콰도르 팬들은 박자에 맞춰 더 큰 소리로 “에콰도르”를 외쳤다. 전반 38분에는 에콰도르 관중석에서 주도한 파도타기 응원이 시작됐다. 노란색 유니폼이 더 많았다면 에콰도르의 홈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경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카타르는 그동안 막대한 돈으로 전력을 강화했고 6개월 동안 합숙 훈련까지 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한 번도 상대가 월드컵만큼 ‘진심 모드’인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다. 전반 3분 에콰도르 에네르 발렌시아의 선제골이 VAR 판독 결과 취소됐지만 이미 심리적으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이래서 본선 진출 경험이 그렇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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