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대표하는 단어는 '하야'입니다. '하야'는 아랍어로 '함께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스포츠니어스>는 독자들과 함께 카타르 현지의 분위기를 느끼려고 합니다. 조성룡 기자가 직접 도하 현지로 날아가 카타르 월드컵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냅니다. 우리 모두 '하야'!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어떤 기준이 있을까.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국 취재진의 활동도 분주해지고 있다. 월드컵의 장점은 역시 32개국 대표팀이 한 자리에 모두 모인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의 훈련장 또는 경기를 방문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시간과 상황이 맞는다면 말이다.

FIFA는 친절하게 각 나라 대표팀의 일정을 정리해서 공지해준다. 여기에는 각 국의 훈련과 행사 일정이 시간, 장소와 함께 게재된다. 쉬는 날은 또 쉬는 날이라고 적어놓는다. 취재진은 이걸 보고 다른 국가 취재 일정을 계획한다. 심지어 카타르 월드컵은 '콤팩트'하다. 도하와 그 주변에 경기장과 훈련장이 다 몰려있다. 접근성 하나는 최고다.

심지어 이 '캘린더'에는 추가적인 취재 신청이 필요할 경우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브라질 베이스 캠프 미디어 투어는 브라질 축구협회에서 사전에 구글 폼으로 취재진의 인적사항을 받았다. 이 외에도 훈련을 몇 분 정도 공개하는지, 어떤 행사인지도 적어놓는다.

ⓒ FIFA 사이트 캡쳐

대부분의 국가들은 매일 훈련을 할 때 15분 정도를 미디어에 공개한다. 기자회견은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기에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15분은 AD카드를 착용한 취재진이라면 자유롭게 훈련장을 방문할 수 있다. 물론 원하는 선수가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그야말로 '허탕'을 칠 수도 있다. 비공개 훈련일 경우 'closed training session'이라 명시한다.

서로 다른 일정을 소화한 기자들은 자신들이 갔던 나라의 훈련장 이야기를 꺼내며 정보를 공유한다. 그런데 유독 포르투갈 훈련장을 방문한 취재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알고보니 포르투갈 축구협회에서 훈련 전 기자회견 출입을 막았던 것이다. "사전에 포르투갈 축구협회로 신청한 인원만 출입 가능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론 FIFA에는 이러한 안내가 전혀 없었다.

애당초 포르투갈은 훈련 참관까지 불허했다. 하지만 촬영 장비를 소지한 기자들에게 출입을 먼저 허가한 이후 남은 취재진까지 겨우 출입을 허용했다. 포르투갈 훈련장에 있던 취재진은 "'호날두국'에 대한 반감이 심해졌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심지어 포르투갈 훈련장은 도하 시내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이다. 제법 발품을 팔아 간 곳이기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사실 경기 하루 전 공식 훈련이 아닌 평소 일반 훈련의 미디어 출입은 각 팀의 재량이다"라면서 "실제로 대한축구협회에도 해외 취재진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출입을 제한하지 않지만 기자회견에는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기 어렵다는 점을 안내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는 FIFA의 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 FIFA와 해당 축구협회가 협의해 어떤 언어를 제공할지 결정한다.

포르투갈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하는 국가도 있다. 대표적으로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아예 날을 잡아 취재진에게 훈련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그라운드를 포함해 라커룸 등 관련 시설을 다 보여줬다. 브라질 스태프의 가이드까지 있었다. '각 팀의 재량'이기에 이런 곳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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