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대표하는 단어는 '하야'입니다. '하야'는 아랍어로 '함께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스포츠니어스>는 독자들과 함께 카타르 현지의 분위기를 느끼려고 합니다. 조성룡 기자가 직접 도하 현지로 날아가 카타르 월드컵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냅니다. 우리 모두 '하야'!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하야카드'와 '외국인'은 카타르 월드컵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개막을 앞둔 카타르는 적극적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입국시 코로나19 관련 검사 또는 서류 제출도 요구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코로나19 음성확인서와 'Etheraz'라는 사전 입국허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월드컵 기간 동안에는 모두 면제다.

대신 카타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하야카드'다. 어플 또는 카드형 목걸이로 제작되는 이 '하야카드'는 카타르에서 출입국 비자와 신분증, 교통카드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호텔 체크인이나 경기장 입장 등 대부분의 과정에서 '하야카드'를 요구한다. 심지어 '하야카드'를 제출하면 2022MB 데이터가 담긴 유심칩을 공짜로 준다.

그러다보니 웃지 못할 상황도 생긴다. 기본적으로 카타르는 30일 동안 비자가 면제다. 하지만 30일이 넘어가면 비자가 필요하다. 기자의 경우 30일 넘게 카타르에 체류할 예정이라 비자가 필요하지만 '하야카드'로 대체됐다. 그러다보니 일부 항공사 카운터에서는 출국 전 "여권에 비자가 없는데 어디에 있느냐"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야카드'와 함께 카타르 월드컵을 움직이는 동력은 외국인이다.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는 도하행 비행기를 타기 위한 엄청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월드컵을 보러 가는 외국인은 수백 명 중 다섯 명 안팎에 불과했다. 모두 필리핀 사람들이다. 이들이 월드컵 구경하러 카타르에 가는 것이 아니다. 일하러 가기 위해 그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이다.

필리핀을 비롯해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카타르에 들어와 있다. 기자가 카타르 도착 후 이용한 '우버' 기사는 방글라데시 사람이었다. 그에게 "월드컵 분위기 어떤가"라고 묻자 잠시 고민하더니 "사실 잘 모른다. 나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크리켓이 최고다"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지의 최고 스포츠 중 하나는 크리켓이다.

실제로 카타르 현지에서 외국인들은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기에 카타르에서는 예상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뒤섞였다고 보면 된다. '카타리'라 불리는 카타르 사람은 약 15만 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자국인이 적은 곳에서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하야카드'와 '외국인'은 꼭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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