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룡의 하야하라] ‘뷔페식’ 카타르 메인 미디어센터 밥맛 평가해보니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대표하는 단어는 ‘하야’입니다. ‘하야’는 아랍어로 ‘함께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스포츠니어스>는 독자들과 함께 카타르 현지의 분위기를 느끼려고 합니다. 조성룡 기자가 직접 도하 현지로 날아가 카타르 월드컵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냅니다. 우리 모두 ‘하야’!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흠. 이거 애매하다.

카타르 월드컵을 방문한 전 세계 취재진이 모이는 곳은 메인 미디어센터(MMC)다. 카타르 내셔널 컨벤션센터에 자리한 이곳에는 월드컵 현장에서 사용할 AD카드 발급을 비롯해 각종 취재 편의를 제공한다. 카타르 월드컵 개최 경기장이 대부분 가깝기 때문에 다른 월드컵과 달리 MMC가 설치됐다. 각 팀의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도 이곳에서 일원화돼 열린다.

MMC는 일종의 ‘허브’ 역할도 한다. 전 세계 취재진들이 머무르고 있는 주요 숙소에는 미디어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취재진은 셔틀버스를 타고 MMC에 가 환승해 경기장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컨벤션센터지만 고속버스터미널 느낌의 대형 버스 정류장이 설치돼 있다.

MMC 운영 초반 AD카드 발급을 위해 취재진이 두 시간 가까이 대기하던 상황은 이제 끝났다. MMC에 방문하면 대기 없이 수월하게 AD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18일(현지시간) 박지성과 이승우 해설위원 또한 이곳을 방문해 AD카드를 수령했다. 여권을 제출하고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면 AD카드가 바로 발급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기대되는 곳은 바로 식당이다. MMC를 방문한 취재진은 2층에 마련된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뷔페식이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다만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1인 53리얄로 우리나라 돈으로 2만원 가까이 한다. 약간 저렴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온 느낌이다.

일단 결제부터 한 다음 식당으로 입장한다. 역시나 월드컵 공식 스폰서를 강조한다는 것이 첫 번째로 받은 느낌이다. 스폰서인 비자카드로만 결제하거나 현금 결제를 해야한다. 그리고 음료 냉장고가 바로 눈에 띈다. 역시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 계열 음료수들이 가득 차 있다. 마음껏 가져다 마실 수 있다. 순간적으로 ‘숙소에 몇 병 가져갈까’라는 유혹이 든다. 참아야 한다. ‘어글리 코리안’이 될 수는 없다.

식당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가짓수가 많은 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한 입 넣는 순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맛이다. ‘이게 뭐지?’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다. 속칭 ‘글로벌 스탠다드’를 생각했을 때 뭔가 보편적으로 생각했던 뷔페 또는 음식의 느낌이 아니다.

MMC 식당의 밥은 두 가지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건강하다, 그리고 질기다. 식단 자체가 그렇다. 샐러드 등 신선한 채소가 많고 튀긴 음식이 없다. 농담 삼아 취재진끼리 “이렇게 먹고 다니면 살이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매 끼니 2만원씩 소비하다가는 <스포츠니어스> 김현회 대표에게 시말서를 제출해야 한다.

게다가 간 또한 심심한 편이다. 과하게 짜지 않다. 콜라나 사이다 등 탄산음료가 비교적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고기는 대부분 질기다. 육포를 만들다 실패한 소고기의 느낌이다. 심지어 닭도 그렇다. 저작운동을 한참 해야 목을 넘길 수 있다. ‘과연 2만원을 내고 먹을 가치가 있는가’라는 회의감이 든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한 번에 뒤집어주는 정체가 있다. 디저트다. 따로 한켠에 마련돼 있는 디저트 코너에는 각종 케이크와 빵이 자리해 있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퀄리티다. 치즈 케이크도 한국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먹던 케이크가 아니다. 듬뿍 올려진 치즈는 부드럽고 사르르 녹는다.

특히 ‘데이트 푸딩’이라 이름붙여진 빵은 식감과 달콤함 자체가 다르다. 이게 사랑인가 싶을 정도다. 단지 이 ‘데이트 푸딩’을 남자 셋이서 먹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 30대 후반의 기혼 남성 기자는 “나는 몰라도 너희들은 먹지 말고 느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순간 테이블에는 정적이 흘렀다.

2만원의 가격을 디저트로 모두 보상 받은 기분이다. 실제로 한 취재진은 “이 정도면 디저트와 커피 만을 위해서 2만원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식당 안에서도 커피가 제공되지만 바로 근처인 맥카페에서 좀 더 편안하게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메인 음식은 아쉽지만 디저트가 많은 것들을 보완해주는 셈이다.

아마 MMC에서 다시 식당을 찾는 경우는 있을 것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 급하게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면 MMC 식당을 들러야 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입에 꾸역꾸역 채워넣으면 충분히 배가 부르다. 식당을 나서면서 문득 한 가지 생각을 했다. ‘아, 라면 끓여서 김치 먹고 싶다.’ 한국을 떠난지 고작 이틀 된 날이었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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