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마상훈과 라스가 프랑스 파리 길거리에서 마주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하나원큐 K리그1 2022가 막을 내린 뒤 선수들은 휴가를 보내고 있다. 특히나 2022 카타르월드컵이 11월에 열리게 돼 올 시즌은 지난 2월 개막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8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경기가 연이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시즌을 장렬히 불사른 선수들은 이제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긴다. 코로나19 이후 미뤄놓았던 해외 여행을 오랜 만에 떠나는 이들도 많다.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성남FC 마상훈도 아내와 함께 프랑스 여행을 떠났다. 프랑스 파리 여행 중이던 마상훈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를 찾았다. 1992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문을 연 디즈니랜드다. 정확히 따지면 파리시에서 동쪽으로 32km나 떨어진 곳에 있다. 총넓이는 파리 시가지 넓이의 5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크다. 마상훈은 디즈니랜드 입구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기 위해 입장해 식당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 마상훈은 저 멀리 보이는 한 남자를 보고 ‘어디서 많이 봤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점점 더 그가 가까워지자 마상훈은 깜짝 놀랐다. 바로 같은 K리그1에서 뛰고 있는 수원FC 공격수 라스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마상훈은 설마하는 마음에 “야! 라스! 라스!”라고 외쳤다. 진짜 그 라스였다. 한참 동안 마상훈의 외침을 듣지 못한 이 남자는 이후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동양인을 확인한 뒤 가까이 다가갔다. 파리의 추위 때문에 마상훈은 모자를 쓰고 두터운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마상훈 인스타그램

<스포츠니어스>와 전화통화에 응한 마상훈은 “세상이 정말 좁다는 걸 느꼈다”면서 “프랑스 파리에서 라스를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라스가 가족들과 유모차를 끌고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더라. 나는 처음에는 그냥 ‘라스와 많이 닮은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점점 그가 가까워질수록 라스와 닮은 사람이 아니라 정말 라스라는 걸 알고 너무 놀랐다. 내가 ‘야! 라스!’라고 외치자 아내는 프랑스에서 내가 아는 서양인이 당연히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당황하고 있더라. 그런데 정말 라스를 마주하게 되자 아내도 놀랐다. 아내도 K리그를 자주 봐서 라스를 알고 있는데 진짜 라스를 거기에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웃었다.

마상훈과 라스는 친분이 꽤 있는 편이다. 마상훈은 “내가 수원FC 정재용과도 친해서 사석에서도 라스를 몇 번 본 적이 있다”면서 “같이 밥을 먹은 적도 여러 번이다. 올 시즌 수원FC전에 출전해 라스와 그라운드에서도 붙었다. 당연히 서로 잘 알고 있는 선수다. 그런데 라스가 파리에서 날 못 알아보는 거다. 나는 반가워서 ‘야! 라스!’라고 외치는데 라스가 다가오더니 ‘누구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긴 프랑스 파리에서 날 만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내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답답한 마음에 모자를 벗었다. 그랬더니 라스가 ‘오! 상훈!’이라며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포옹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 둘은 서로 대화를 나눴다. 서로 향후 거취와 팀 훈련 합류 시기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상훈은 이 황당하고도 신기한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아내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한국인 마상훈과 남아공 국가대표를 지낸 네덜란드 국적 라스가 프랑스 파리의 길거리에서 만나는 희박한 확률은 현실이 됐다. 마상훈은 “파리에서 K리거를 만나니 반가웠다”면서 “너무 반가워서 서로 껴안고 난리를 피웠다. 나도 놀랐지만 라스도 놀란 표정이더라. 같이 온 라스 가족과 내 아내도 다 놀랐다. 세상이 참 좁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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