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화성=조성룡 기자] 유례가 없는 일이다.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아이슬란드의 경기에서 총 15,274명의 공식 관중이 발표됐다. 21세기 들어 월드컵 출정식 또는 본선 무대 직전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적은 수의 관중을 기록했다.

경기 전부터 대한민국 대표팀 출정식 경기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다. 일찌감치 예매를 시작한 아이슬란드전의 티켓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비교적 열악한 화성에서 경기를 개최한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티켓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는 지적 또한 함께 있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2층 관중석은 거의 비어있는 수준이었다. 보통 국내에서 A매치가 열릴 경우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입장 줄이 길어져 관중석에는 사람이 들어차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장 주변 교통 혼잡과 입장 대기줄을 감안해도 상당히 빈 수준이었다.

경기가 시작하자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 동측 관중석의 2층은 조금씩 사람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텅 빈 곳은 많았다. 특히 붉은악마가 자리하고 있는 북측 관중석의 상단부는 관중이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드문드문 있었다. 동측 관중석 2층에만 관중들이 몰렸을 뿐 다른 구역은 빈 자리가 상당히 많았다.

'흥행 실패'라고 볼 수 밖에 없다.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프랑스전과 2006 월드컵 출정식이었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 2010 월드컵 출정식 에콰도르전 등 21세기 들어 열렸던 출정식에서는 관중들이 꽉 들어찼다. 당시에 비하면 1/3 수준인 셈이다.

물론 당시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 전주월드컵경기장 등 좌석 수도 많고 관람 환경이 좋은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이 때는 좌석 점유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이른바 매진 또는 '매진 임박'이었다. 여기에 비하면 카타르 월드컵 출정식은 초라한 수준이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는 하프타임에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식 응원가를 발표했고 서포터스 '붉은악마' 또한 'GLORY TO K-LEAGUE(K리그에 영광을)'라는 통천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출정식 분위기를 띄우려고 애썼다. 하지만 비어있는 관중석은 예전의 월드컵 출정식의 느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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