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시청=조성룡 기자] 이들은 왜 거리로 나오게 됐을까.

수원시를 향한 수원FC 팬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28일 <스포츠니어스>의 단독 보도를 통해 김호곤 단장의 재계약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다. 당시 보도를 통해 수원시는 ‘리얼크루’의 김호곤 단장 재계약 촉구 운동을 김호곤 단장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후 수원FC 서포터스인 '리얼크루'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반발했다. 이들은 서포터스를 어용단체로 지칭한 인물을 밝힐 것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투명하고 논리적인 명분으로 팬들을 설득하고 소통행정을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리얼크루'는 '수원FC 정상화 추진 위원회'를 출범하면서 릴레이 1인시위에 돌입했다.

8일 수원시청 앞에서는 수원FC 정상화 추진 위원회(이하 정추위)의 릴레이 1인시위가 시작됐다. '리얼크루' 소속 이대길 씨는 이날 정오부터 약 5시간 가량 홀로 바람을 맞으면서 외로운 싸움에 돌입했다. '축구팬은 어용단체가 아니다', '당선 되자마자 제 식구 꽂아주는 시장, 축구단만 이럴까?'와 '정치가 묻어서 사망한 시민구단'이라는 글이 적힌 피켓이 함께였다.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이 씨는 "사실 지난 8월부터 김호곤 단장이 재계약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루머가 들려왔다. 이 때부터 걱정했다. 그러면서 <스포츠니어스> 등에서 재계약 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라면서 "서포터스는 파이널 라운드부터 경기 중에 시위도 하고 현수막도 걸었다. 하지만 시에서 아무런 피드백이 없어서 행동을 시작했다"라고 시위 배경을 밝혔다.

이 씨와 정추위가 요구하는 것은 오직 '김호곤 단장의 재계약'이 아니었다. 그는 "단장이 바뀔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사람들, 정치적으로 연이 있는 단장이 오면 안 된다"라면서 "김호곤 단장이 아니더라도 구단과 팬들에게 당당하게 팀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단장이 와야한다"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시청과 시의회의 '불통'이었다. 이 씨는 "구단에 변화가 생겼을 경우 어떠한 이유로 내린 결정인지,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한 비전을 봐야한다"라면서 "이들이 소통을 해야한다. 지금까지 시청과 시의회 측으로부터 어떠한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 수원FC 팬들과 소통을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추위 측은 자신들을 '어용단체'로 바라보는 시의 행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씨는 "우리가 돈을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 아닌가. 서포터스는 다들 사비 털어서 유니폼 사고 경기장 간다"라면서 "나처럼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 또한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수원FC 팬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서포터스에도 모욕적인 발언이다.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씨는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섰다. 그는 "행동이 중요하다. '나 하나쯤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모이면 윗선에서는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되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시민이다. 그래도 이렇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섰다. 수원시 측에서 공식 발표를 하거나 제대로 된 소통을 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수원FC는 내 삶의 일부다. 처음에는 집에서 가까워서 응원하기 시작했지만 올해부터 제대로 열심히 다녀봤다. 그러다보니 이런 일도 생긴다"라고 씁쓸하게 웃은 이 씨는 "우리의 요구사항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용단체도 아니다. 수원시가 뭐든지 피드백을 해주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수원FC 팬들의 외로운 투쟁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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