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전북현대 팬들, 그들이 특히 서울 상암으로 나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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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김귀혁 기자] 전북 팬들이 또 한 번 거리에 나선 이유는 뭘까.

지난 6월 8일 서울시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북 팬들은 팬 커뮤니티인 ‘에버그린’에서 후원금을 모아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다섯 달이 지난 현재 다시 외침이 시작됐다. 전북은 올 시즌 리그 2위를 기록한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FA컵 우승을 기록했다. 라이벌 울산현대에 리그 우승을 내줬으나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FA컵 우승으로 역대 최다 우승(5회, 수원삼성과 동률)을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K리그 구단들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그럼에도 이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 트럭 시위를 주도한 신용민(32) 씨는 “다른 팬분들은 너무 한 것 아니냐고도 했고 전북 팬들 사이에서도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결코 나쁜 성적이 아니다. 하지만 이 시위를 펼친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감독과 대표의 인터뷰 및 팬을 대하는 자세, 두 번째로 재미없는 경기력과 알 수 없는 전술이고 이에 따라 줄어만 가는 관중수로 압축할 수 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 씨는 “가령 김상식 감독이 ‘전임 감독 모라이스가 운 좋게 우승했다’라고 언급했다거나 ‘선수 영입이 원할치 않았다’, ‘특정 선수가 잘못됐다’라는 언급 등이 그 예시다. 그 특정 선수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허병길 대표도 최근 인터뷰에서 ‘닥공(닥치고 공격)’은 허상이라고 이야기했더라. 전북 왕조를 구축한 철학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매 경기 ‘닥공’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 전술이나 운영에 있어서 구단 철학이 없다. 인터뷰마다 선수단 정신력과 같이 변명 일관이니 참다못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신 씨의 말은 이어졌다. 그는 “관중수도 정말 처참하게 떨어졌다. 2019년만 하더라도 평균 관중 1만 명이 넘었다. 물론 코로나19 이후로 다 감소세에 접어들었음에도 전북은 유독 심하다”면서 “이런 성적을 거뒀으면 상식적으로 관중수는 1위나 2위를 해야 하는데 2019년 대비 약 8천 명이 감소했다. 수원삼성도 최근에 승강 플레이오프 위기까지 겪었음에도 관중수 낙폭은 우리가 더 크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은 2019년 13,937명의 평균 관중수를 기록했으나 올 시즌에는 6,017명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신 씨는 지난 1차 시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솔직히 과도하게 보는 시선도 인정한다. 그런데 너무 안타깝다”면서 “지난 트럭 시위와 이번 트럭 시위는 카카오뱅크 오픈 계좌를 열어서 후원금을 받았다. 두 차례 시위에서 500여 분 가까이 도움을 주셨고 누적 금액도 천만 원이 넘는다. 1차 시위를 진행했을 때 돌아오는 반응은 일부 팬의 외침이었다. 500명과 천만 원이라는 수치는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니어스. LED 화면으로 10초 마다 문구가 바뀌며 전달

트럭 시위는 1인 시위로 간주되어 따로 신고 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트럭은 한 곳에 오래 정차하지 않고 계속 주위를 맴돌기 때문에 트럭에 적힌 문구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 그래서 장소 선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이번 시위에는 기존과 같이 전북현대의 모기업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진행한 것을 더해 연고지인 전주시, 그리고 언론사가 밀집한 상암 DMC 부근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신용민 씨는 “1차 시위 때는 본사에서 진행했는데 이를 모르는 팬분들이 많았다”면서 “그래서 이번에는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하면 괜찮을 것이라 판단했다. 우선 연고지인 전주시에는 유동 인구가 많은 객사, 전북대학교, 현대자동차 공장을 돌며 시위를 진행한다. 여기에 언론사 앞에서도 시위를 주도하면 조금이라도 우리의 메시지를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1차 시위 때 마흔 곳이 넘는 언론사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시위는 9일 또 다른 언론사 밀집 지역인 종로로 넘어가 진행한다.

실제 트럭은 상암 DMC 부근 언론사 밀집 지역을 계속해서 돌았다. YTN 뉴스퀘어를 시작으로 SBS 프리즘타워, 상암동MBC 신사옥 등을 누볐다. 트럭 운전사는 “방송국 주위를 계속 맴돌고 있다”면서 “한 곳에 오래 정차할 수는 없다. 잠깐 정차했다가 앞에서 차를 빼라는 지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3분에서 5분 내로 있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점심시간에 유동 인구가 가장 많았다. 그때 관심을 가지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도 몇 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언론사가 밀집한 상암 DMC 부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신용민 씨 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전북 팬들도 거들었다. 먼저 오성민(28) 씨는 “최강희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팀이 한창 어려웠을 때 편지를 올린 적이 있다”면서 “전북은 그런 낭만이 있는 팀이다. 현재 전북에 있는 분들도 낭만을 갖고 임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팬들도 한 번 더 구단을 믿을 수 있게 된다. 그 낭만은 결국 팬에게 보이는 성의라고 생각한다”라며 속내를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2008년 팀이 어려웠을 당시 구단 게시판에 편지를 올리며 팬들에게 진심을 보인 바 있다.

김태웅(28) 씨는 “트럭 시위는 두 번째인데 팬으로서 안타깝다”면서 “구단에 원하는 방향이 있는데 우리의 말을 구단에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구단이 지금부터라도 팬에 대한 의미를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의 말을 다 들어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변화했으면 좋겠다. 이게 마지막 트럭 시위가 될 것 같은데 마지막인 만큼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구단에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시즌이 끝났음에도 전북 팬들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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