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KH. 지난달 28일 자주 찾아가는 식당에 가서 감사 인사를 했던 고양KH 선수단.

[스포츠니어스 | 김귀혁 기자] 고양KH만의 특별한 감사 인사가 있다.

고양KH는 올해 창단하자마자 K4 리그에 참가해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22승 2무 8패의 성적으로 마지막 네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음에도 이전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조기 우승에 성공했다. 우승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감독의 지도력, 선수들의 활약, 팬의 응원 등 다양하다. 여기에 고양KH는 다른 곳에서도 우승의 요인을 찾아 감사함을 표했다. 바로 지역 내 상점들이다. 최근 고양KH는 시즌 종료 후 올해 도움을 줬던 후원사, 식당 등을 방문해 액자에 전 선수단의 사인을 받은 유니폼을 넣어 선물로 주고 있다.

고양KH 구단 관계자는 "여러 형태로 감사의 의미를 표시하고 있다. 1년 간 고양에서 팀을 운영하면서 주변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께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라며 "일부 사람들은 마침 마지막 홈경기 때 오셔서 그때 감사함을 표시하기는 했다. 현재는 그 이전에 못 오셨던 분들 위주로 인사드리고 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이다. 큰 선물은 못해드리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전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병원 등의 후원사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까지 가서 선물을 증정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8일에는 선수단이 자주 가는 식당에 방문해 유니폼 액자를 선물로 증정했다. 이 관계자는 "꼭 후원사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병원은 의료 지원을 해주는 곳이다 보니 방문했고 후원사가 아닌 식당에 가서도 감사함을 표시했다"면서 "우리가 돈을 내고 이용하는 식당이기는 하다. 그런데 그분들이 일정이 있어서 휴무일인 경우에도 선수단이 요청하면 일부러 나오셔서 음식을 만들어주시니 감사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단 주무 역시 "가게가 쉬는 날에도 식사가 가능하냐고 여쭤보면 일부러라도 그 시간에 맞춰서 운영해주신다. 만원 어치를 주문하면 만 오천원 어치 만큼 내주시기도 한다. 그 식당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단 훈련장과 가깝기도 하고 음식도 맛있어서 이용하기 시작했다"면서 "경기 때 선수단이 먹는 간식이나 여름에 얼음을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은 소량만 주문하면 배송받기가 어렵지만 자주 이용하는 슈퍼는 편의를 봐주셔서 얼음 하나를 시켜도 원하는 시간에 가져다주신다. 그 외에 매달 약품을 구매하는 약국에서도 여러 가지로 많이 챙겨주신다. 그분들께도 감사함을 표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선물을 주는 방식은 다양했겠지만 액자에 유니폼을 넣은 것은 고양KH 배성재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배 감독은 "시즌 끝나고 당연히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병원이라는 곳은 사실 안 가면 제일 좋은 곳이지 않나. 그런데 이번에 병원에 가서는 '병원에 오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지만 오늘은 꼭 찾아오고 싶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라고 인사하면서 선수단 사인 유니폼 액자를 전달했다. 구단에 사인한 유니폼만 주기보다는 액자로 만들어서 주면 어떠냐고 건의해봤는데 구단에서도 훨씬 좋을 것 같다고 말해서 전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선물이 단순히 감사함의 의미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양KH 구단 관계자는 "프로 구단은 지역과 상생을 해야 한다. 상생이라는 것이 지원을 받아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곳들 역시 다 소중하다"면서 "한 번 이렇게 인연을 맺은 것이 올해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 내년에도 더 즐겁게 서로 일할 수 있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래 감독님도 병원에 감사 인사를 갈 계획이 아니었다. 그런데 구단에서 갈 것이라고 하니 일정을 변경하고 같이 인사드리러 갔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구단이 연고지 내 상권과 협업하는 경우는 많다. 여기에서 대부분은 후원사의 개념으로 접근했을 때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KH는 단순히 후원사에만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금전적인 대가를 지불하면서 서비스를 누리는 곳에까지 가서 감사함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구단 관계자의 말처럼 '상생'이라는 단어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고양이라는 지역에 정착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고양KH는 작은 움직임 속에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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