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전주=조성룡 기자] 서울의 봄을 전주에서 함께 기렸다.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서 FC서울 서포터스가 故김남춘 선수를 추모했다. 결승 2차전이 열린 이날은 故김남춘의 2주기가 되는 날이다. 故김남춘은 지난 2020년 10월 30일 가슴 아프게도 세상을 떠났다.

이번 FA컵 결승에서 FC서울 서포터스는 '우승컵을 봄바람에 실어보내자'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 故김남춘은 서울 팬들의 마음 속에 '서울의 봄'으로 남아있다. 故김남춘의 기일인 만큼 FA컵 우승 트로피를 그에게 보내자는 뜻이 담겨있다. 매년 10월 말만 되면 서울 팬들의 마음이 먹먹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FA컵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서울에서는 이태원 압사 참사라는 가슴아픈 일이 발생했다. 정부는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전반전 킥오프 전 묵념 행사를 갖기도 했지만 양 팀 서포터스는 추모의 의미로 전반 10분 30초까지 조직적인 응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FA컵 결승 2차전 초반은 고요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의 K리그 경기장 분위기와 비슷했다. 여기서 침묵을 깬 것은 서울 서포터스였다. 전반 4분 원정 응원석에서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故김남춘이 2019년부터 FC서울에서 달던 등번호 4번을 의미한다.

이 추모 행사에 전북 팬들도 동참했다. 원정 응원석에서 쏟아진 박수는 전북 응원석으로 전염됐다. 전북 서포터스도 전반 4분에 맞춰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양 쪽 골대 뒤에서 박수가 터져나오자 나머지 관중석에서도 박수를 쳤다. 4면의 관중석이 모두 한 마음이 돼 故김남춘을 추모했다.

특히 올해는 故김남춘이 생전 FC서울과의 계약 마지막해다. FC서울 구단은 지난 2021시즌이 시작하기 전 故김남춘이 달았던 4번을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임시 결번으로 지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FA컵 결승 2차전은 4번을 비우는 FC서울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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