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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천=김현회 기자] 임대이적 후 팀을 승격으로 이끈 대전하나시티즌 주세종이 소감을 전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2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2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김천상무와의 원정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1차전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대전은 2차전에서도 대승을 따내며 K리그1 승격의 꿈을 이뤘다. 대전이 7년 만의 승격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대전은 이날 이진현이 두 골을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았고 김천상무를 90분 내내 압도했다.

특히나 올 여름 이적시장에 J리그 감바오사카에서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임대이적한 주세종은 정규리그 17경기에 나서며 진가를 발휘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귀중한 결승골을 뽑아낸데 이어 2차전에도 선발 출장해 맹활약했다. 주세종은 대전의 중원에 안정감을 더하며 팀 승격을 이끌었다. 주세종은 이날 후반 41분 임덕근과 교체되면서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이민성 감독과도 깊은 포옹을 나눴다.

경기 종료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주세종은 “1차전이 끝난 뒤 김천상무 선수들이 2차전은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어젯밤에 제대로 잠도 잘 못 잤다. 오늘 어떻게 경기를 해야할지 생각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걱정했던 점에 비해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이렇게 승격을 이룰 수 있었다. 너무나도 기분 좋은 밤이다. 행복하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주세종은 지난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대전하나시티즌 엠블럼을 가리키며 팀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지난 여름 임대이적한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충성심이었다. 주세종은 “감독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내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팀에 빨리 녹아들지 못하는데 (조)유민이와 많은 고참 선수들이 나의 적응을 도왔다. 내가 알았던 예전의 대전은 서포터스가 그렇게 많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최근 경기를 보면 서포터스가 정말 많다. 이 분들에게 다시 K리그1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주세종은 입단 당시 구단 공식 인터뷰에서 “황인범도 이뤄내지 못한 승격을 꼭 해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원조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이에 응답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황인범은 해당 영상의 댓글에 “제가 못했던 거 형이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꼭 지키라”고 남겼다. 지난 8월 주세종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황인범이 대전에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서로 대전과 서울에서 엇갈린 것도 있는데 선수라면 어느 팀에서 뛰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승격에 큰 보탬이 돼서 ‘대전의 아들’ 주세종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주세종은 “(황)인범이가 정말 좋은 선수이고 대전에서는 상징적인 선수다”라면서 “나는 인범이 만큼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후배들과 동료들을 잘 다독여서 꼭 승격하고 싶었다. 대전에 올 때부터 자신감은 있었다. 하지만 ‘대전의 아들’ 타이틀은 여전히 인범이에게 어울린다. 나는 아직 아직 멀었다. (조)유민이도 있는데 내가 어떻게 ‘새로운 대전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달겠나”라고 웃었다.

주세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승격 뒷풀이를 하고 라커에 오니 벌써 인범이한테 ‘카톡’이 와 있더라”면서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해서 ‘고맙다’고 답장을 했다. 아직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는데 ‘이제 형이 대전을 1부리그에 올려놓았으니 너도 빨리 대전으로 오라’고 장난을 한 번 쳐볼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주세종은 임대이적 당시 약속처럼 정말 대전하나시티즌을 1부리그로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난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날 김천상무와의 경기가 우리에게는 처음이었다. 1부리그 팀과의 경기에서 템포를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상황에서 그래도 고참으로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고민했다. 그런데 내가 골까지 넣으면서 자신감을 찾았고 공격적인 모습이 많이 나왔다. 나한테는 그 경기가 대전에서 뛴 경기 중 가장 인상적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세종은 임대 신분이다. 계약상으로는 J리그 감바오사카가 원소속팀이다. 주세종은 “아직 거취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내일부터는 거취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이 경기까지 대전의 선수로서 대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아직 다음 단계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만약에 K리그1에서 FC서울을 만나는 상황이 된다면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지만 FC서울은 내가 정말 집처럼 생각하는 팀이기 때문에 조금은 남다른 감정이 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전에서는 약 800여 명의 원정 팬이 경기장을 찾아 승격 현장을 지켜봤다. 주세종은 “처음 임대로 팀에 왔을 때 승격에 대해 자신있게 이야기했지만 이 분들이 작년에 겪은 아픔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 부담감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선수들과도 많은 대화를 했다. 경기장에서 뛴 건 우리지만 경기장 바깥에서 같이 뛰어준 팬들이 있어 승격을 이룰 수 있었다. 1부리그에서도 대전이라는 팀이 하위권에서 버티는 팀이 아니라 이제는 더 위로 올라가는 팀이 됐으면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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