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월드컵경기장=김귀혁 기자] 수원삼성 이병근 감독은 오현규의 득점 당시에 어떤 기분이었을까.

29일 수원삼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전반 16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앞서 갔으나 후반 10분 상대 아코스티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연장 후반 14분 오현규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수원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 2-1로 K리그1 생존에 성공했다.

경기 후 벅찬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수원삼성 이병근 감독은 "두 팀 다 치열한 경기를 했다. 잘 싸워준 안양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올해처럼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 번 다시 파이널B에서 놀고 싶지 않다. 내년에 더 준비를 잘하고 위에 올라가서 편안하게 하고 싶다"라며 내년에 대한 의지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수원 이병근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소감은.

두 팀 다 치열한 경기를 했다. 안양도 K리그2라고 생각했다가 큰코다칠까 봐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다. 너무 좋은 팀이었다. 잘 싸워준 안양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 마지막 1-1 상황에서 나 자신도 두려움이 많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해줬기 때문에 그런 좋은 결과를 마지막에 이뤄냈다. 다시 한번 우리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올해처럼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 번 다시 파이널B에서 놀고 싶지 않다. 내년에 더 준비를 잘하고 위에 올라가서 편안하게 하고 싶다. 1년 동안 우리 선수들에 많은 변화를 주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년에는 더 노력해서 팬들이 원하는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오현규의 결승골이 터졌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얼굴에서도 나타나지 않나. 피를 말린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런 경기였다.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거기에서 득점하지 못해 선수들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오)현규를 교체 할지 말지 이야기했다가 본인이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득점은 여러 선수가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공격수들로부터 기회가 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더 기회를 줬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머리를 갖다 댔다. 현규가 컨디션이 정말 좋은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들소 같이 밀고 들어가는 힘이 있다. 그런 모습을 원했는데 마지막에 그런 득점이 나와서 미치겠더라.

반대로 사리치의 페널티킥 실축 상황에는 어떤 심정이었나.

나는 쳐다보지 못하겠더라. 그만큼 긴장됐다. 연습 때 사리치가 페널티킥 세 개를 찼는데 다 들어갔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 시도를 하겠다고 했을 것이다. 소리를 듣고 알았지만 우리가 생각한 대로 하지 못해 긴장됐던 것 같다. 선수들이 낙담할 수 있는 염려가 있었다. 그래서 다 같이 하자고 독려했다. 사리치에게도 기회가 더 올 것이라고 이야기해줬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주문했다. 사리치가 넣었으면 이런 극적인 골은 없었을 거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리치도 힘을 냈으면 좋겠도 다른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수원이 이런 위기를 겪지 않기 위해 달라져야 할 점은 무엇인가.

우리 선수들이 상대와 싸웠을 때 할 수 있다는 의지와 간절함이 필요하다. 개인으로 봤을 때는 좋은 선수로 구성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보다 상위 팀이나 상대가 강하게 나왔을 때 돌아 나가려는 모습이 많다. 이런 것들을 내년 동계 훈련부터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올여름에 덥고 어려운 상황에서 부상으로 낙오자가 생겼다. 선수단을 잘 보강하고 약한 점을 정신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우리 선수들이 연장전에 들어가서 포기하려는 모습이 나에게 많이 보였다. 그때 수원 팬들이 '할 수 있다 수원'이라는 외침이 들렸다. 모두가 포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 이것이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라는 말을 전해줬던 것 같다. 그래서 선수들이 마지막가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팬들의 응원 소리는 우리 선수들을 한 발 더 뛰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gwima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