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오현규 “은퇴하는 염기훈-양상민 위해 뛰었어”

[스포츠니어스 | 수원월드컵경기장=김귀혁 기자] 수원삼성 오현규가 경기장에서 느낀 심정을 전했다.

29일 수원삼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전반 16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앞서 갔으나 후반 10분 상대 아코스티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연장 후반 14분 오현규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수원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 2-1로 K리그1 생존에 성공했다.

수원삼성이 기사회생했다. 그 중심에는 오현규가 있었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후반 14분 모두가 승부차기를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나부가 올린 크로스를 치열하게 경합한 뒤 헤더로 밀어 넣으며 극적인 득점을 완성했다. 경기 후 오현규는 “90분 안에 모든 게 결정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개인도 그렇고 형들도 그렇고 팬분들도 힘드셨을 것이다. 120분의 혈투 끝에 승부차기 없이 끝낼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수원삼성 오현규와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소감은.
90분 안에 모든 게 결정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그렇고 형들도 그렇고 팬분들도 힘드셨을 것이다. 120분의 혈투 끝에 승부차기 없이 끝낼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끝나고 방송 인터뷰에서 울었다고 들었다.
경기 끝나고 득점할 때도 안 울었고 골 넣었을 때도 안 울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니 올 시즌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더라. 정말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부상도 있었지만 참으면서까지 올 시즌에 임했다. 그런 기억들에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는지.
지난 안양 원정에 갔다가 끝나고 올 시즌 들어 가장 힘들었다. 원래 경기 끝나고 몸이 힘들거나 잠을 못 자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여러 생각이 많아지면서 피로감을 느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찾으려고 했다.

경기 끝나고 이병근 감독과 포옹하는 모습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항상 나를 믿는다며 부담 아닌 부담을 주신다. 나는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골을 넣으려고 하고 감독님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지쳤지만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다. 이렇게 끝나게 돼서 다행이다.

잔류 후 대표팀에 들어가기 때문에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다.
오늘 경기 준비하면서 대표팀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우리 소속팀이 중요하고 거기에서 잘해야 대표팀에 갈 수 있다. 오늘 경기 잘 하자고 자면서도 백 번 넘게 생각했다. 이렇게 잘 마무리해서 대표팀에서도 잘하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염기훈의 은퇴를 홀가분하게 마무리해줬다.
(염)기훈이 형과 (양)상민이 형이 올 시즌 끝나고 은퇴를 말씀하셨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형들이 경기를 나서지 못한 가운데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 그 형들이 영광스럽게 은퇴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안함도 있다. 항상 선발로 뛰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우리가 잔류할 수 있게 돼서 형들의 마음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벤투 감독이 최종 명단은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나와 같이 처음 가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형들과 부딪히면서 좋은 모습 보이면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 같다.

이런 경기를 겪고 선수들에게는 성장의 계기가 될 것 같다.
어제 오장은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너무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때 코치님이 선수 생활에 이런 경험 못하고 은퇴하는 경우도 많으니 즐기라고 말씀하셨다. 결승전도 아니고 잔류를 확정 지은 경기였지만 나 스스로도 강해진 것 같다. 올 시즌을 생각해보면 정말 발전했다고 느낀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라커 앞에 팬들의 걸개를 보고 느낀 점은.
그 문구를 보면서 한참 서 있었다. 팬 분들께서도 정말 간절했고 어찌 보면 우리보다 더 간절하셨을 것이다. 그 팬분들을 위해서 오늘 경기를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잘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에 승리하면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2022년은 힘들었지만 마무리에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동기부여도 많이 됐다. 정말 다행이다.

gwiman@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8YXyq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