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이종걸 대표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관중 더 모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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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다시 돌아온 안산그리너스 이종걸 대표이사는 한 시즌을 어떻게 돌아봤을까.

올 시즌 안산그리너스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성적부진으로 지난 7월 조민국 감독이 자진사퇴했고 이후 단장과 대표이사도 연이어 팀을 떠났다. 선장 없이 항해하던 안산그리너스는 이후 빠르게 상황 수습에 나섰다. 임종헌 감독대행이 팀을 맡았고 이종걸 대표이사를 선임한 뒤 김길식 단장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까지 감독이었던 김길식 감독이 단장이 됐고 2018년부터 2년 동안 안산 단장을 지냈던 이종걸 단장을 대표이사로 데려왔다. 비슷한 듯 새로운 인선이었다.

이후 안산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시즌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 지난 7월 이후 6승 5무 6패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기존에 영입된 선수들로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였다. 특히나 2년 동안 안산 단장을 지냈다가 이번에 복귀한 이종걸 대표이사는 흔들리던 팀을 빠르게 수습했다. 임종헌 감독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와 정식 감독 계약을 맺었고 적극적인 마케팅과 구단 홍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직접 발품을 팔아 구단 후원사도 유치하고 있다. 한 시즌이 마무리 된 뒤 이종걸 대표이사를 직접 안산와~스타디움에서 만났다.

단장에서 2년 만에 대표이사로 돌아온 이종걸
이종걸 대표이사는 축구인 출신으로 법학 박사까지 올라선 인물이다. 경기도 안산 출신으로 반월중학교를 다니던 그는 축구를 하기 위해 1년 유급을 결정한 뒤 동두천 신흥중학교로 전학을 떠났다. 이후 신흥실고를 거쳐 축구선수로 명지대에 진학했다. 이종걸 대표이사는 “체육 특시생인데 사다리 타기를 해서 법학과로 들어갔다”면서 “공부하기 싫어서 다들 진학하기 싫어했던 과였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명지대에서 부상으로 결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현역으로 군대에 갔다가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에 매달렸다. 축구인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였다. 이종걸 대표는 “헌법은 1천 페이지가 넘는데 그걸 10번 넘게 정독했다”면서 “머리에 안 들어가면 책을 보고 또 보고 했다. 인내심으로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종걸 대표는 경민대에서 법학 석사와 박사를 다 받고 교수로 재직하다가 고향인 안산으로 돌아와 안산시축구연합회와 안산시체육회 자문위원, 안산시 청소년수련관 이사, 안산 상록경찰서 인권위원 사무총장, 안산시축구협회 회장 등을 겸임한 뒤 2018년부터 약 두 시즌 동안 안산그리너스FC 단장으로 활약했다.

축구인이자 잠시 건설업에도 종사했던 기업인이자 학자인 그는 안산에서 단장으로 두 시즌을 있었다. 이후 잠시 일선에서 물러났던 그는 지난 7월 안산으로 복귀했다. 단장이 아닌 대표이사 직책이었다. 구단주 이민근 안산시장은 “이종걸 대표이사는 축구 및 프로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프로축구 실무에 밝아 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2020년 개인사로 단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그는 이렇게 1년 반만에 다시 안산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미 업무 파악이 된 이종걸 대표는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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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 ‘시즌권’을 ‘회원권’으로 바꾸려는 이유
이종걸 대표는 “오늘도 안산시 경제인들의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라면서 “우리가 지금까지는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을 한 적이 없다. 공단이 있는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공단 사장님들과 소통을 한 적이 없는데 시장님께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공단과 상생할 수 있는 마케팅을 고민 중이다. 도전적으로 마케팅을 하려면 결국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지 방법이 없지 않은가. 최근에 시민구단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서 마케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종걸 대표는 “우리가 시즌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그걸 회원권으로 바꿀 생각이다”라면서 “시즌권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그냥 경기를 한 시즌 동안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거지만 회원권이라고 하면 그리너스의 회원이라는 소속감을 줄 수 있다. 시즌권이 10만 원 정도인데 그래도 회원권으로 바꾸고 500장은 팔아보려고 한다. 시즌권을 회원권으로 바꿔야 내가 ‘그리너스 회원들끼리 오늘 소주 한잔 합시다’라면서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 안산에서 식당에 가건 술집에 가건 ‘우리 그리너스 회원이 돼주세요’라고 하며 10만 원은 큰 부담이 가지 않는 금액이라 다들 잘 해주신다. 어제도 5명의 회원을 모집했다”고 웃었다.

이미 안산그리너스에서 업무를 한 경험이 있는 터라 노하우도 생겼다. 이종걸 대표는 “올해 회원이 되면 연말에 결산을 해야돼서 안 된다”면서 “그래서 지금 명단만 적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하기로 약속하고 전화번호를 다 받아놨다. 지금 100명 정도 모집을 했고 500명까지는 도전할 생각이다. 내가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살아온 동네에선 그 정도 못하면 바보다. 구단주님이 날 선택한 건 구단의 혁신을 위해서다. 우리 시장님 캐치프레이즈가 ‘시민과 함께 자유로운 혁신 도시 안산’이다. 시민과 함께 하는 구단이 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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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경쟁하려면 우리는 몸으로 뛰어야죠”
올 시즌 도중 팀에 온 이종걸 대표이사와 김길식 감독은 이제 내년 시즌 출발대에 섰다. 온전히 팀을 꾸려 치르는 첫 시즌이다. 이종걸 대표이사는 “오늘은 직원들과 창고를 대대적으로 정리했다”면서 “창고에 온갖 잡동사니가 다 있더라. 버릴 건 버리고 전수조사를 해서 가지고 있을 건 보관하려고 한다. 리스트를 만들어 놓아야 관리가 된다. 내년부터 새로운 출발을 하려면 하나 하나 바꿀 게 많다. 현장 중심의 구단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모든 직원들이 현장에서 구단을 홍보하고 후원받고 관중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우리 마지막 홈 경기에 4,100명의 관중이 왔다. 이 기세를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종걸 대표이사는 “마지막 홈 경기 관중은 파트별로 나눠서 현장으로 나가 직접 뛰며 만들어 낸 성과였다”면서 “7월에 와서 보니 관중이 내가 단장을 하던 시절에 비해 확 줄어 있더라. 코로나19 영향도 있겠지만 움직이지 않고 SNS로만 홍보에 집중하는 건 안 된다. SNS 홍보도 중요하지만 나가서 시민들을 만나야 한다. 단장 시절 안산 지역 ‘맘카페’와 손잡고 100명의 관중을 모셔온 적도 있다. 그때 내가 햄버거를 100개 쐈다. 이번에 우리가 마지막 홈 경기를 홍보할 때 ‘안산 김홍도 축제’에 참가한 분들이 한복을 입고 그대로 경기장에 오기로 했는데 행사가 길어져 오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안산그리너스는 그러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종걸 대표이사는 “홈 경기를 할 때마다 홈 경기 계획서를 만들어서 관중 목표수를 정하자고 했다”면서 “3천 명이면 3천 명, 5천 명이면 5천 명 이렇게 목표를 정해놓고 그 계획서를 토대로 파트별로 모두가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삼성이나 SK 같은 대기업과 경쟁하려면 결국에는 몸으로 뛰어야 한다. 홍보는 홍보팀 직원만 하는 게 아니라 유소년 지도자까지 예외가 없다. 유소년 지도자들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당연히 우리를 알려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다른 구단에 비해 경쟁력이 생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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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사회공헌활동과 유소년 육성 방안
안산그리너스는 과거 사회공헌활동(CSR)을 가장 열심히 하는 구단으로 꼽혔다. 사회공헌활동을 지난 2017년 240회, 2018년 340회에 이어 매해 최다기록을 세운 안산그리너스는 2019년에는 365회를 돌파하며 의미있는 기록을 썼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구단 방침의 변화 등으로 사회공헌활동이 뚝 끊겼다. 이종걸 대표이사는 “박공원 단장 시절 시작한 CSR 활동은 우리 구단이 가장 힘을 써온 일이었다”면서 “나는 단장으로 더 있었으면 우리 직원 중에 사회복지사도 한 명 뽑아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들과 함께 축구로 하나가 되는 일을 추진하려고 했었다. 그게 시민구단으로서의 역할이다. CSR을 통해 우리의 인식을 개선시켜야 후원업체 등을 받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안산그리너스는 올 시즌 45명의 선수단을 꾸려 비판을 받았다. B팀도 운영하지 않는 구단이 방대한 선수단을 구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종걸 대표이사는 “우리가 선수 선발위원회를 강화위원회로 바꾼 뒤 교수도 들어오고 객관성을 위해 축구는 잘 모르지만 안산시 체육진흥과장도 들어왔다”면서 “전력강화팀에서 선수 영입 명단을 감독에게 전달한 뒤 감독이 한 번 거른 뒤 최종적으로 강회위원회 다섯 명이 ‘과연 이 선수가 팀에 들어와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하고 영입을 결정할 것이다. 선수단은 35명 내외로 꾸리려고 하는데 시에서는 정책적으로 유소년을 키우라고 해서 유망주 선수를 4명 정도 받는 방향으로 계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종걸 대표는 “안산에는 전문대가 두 개 있다”면서 “시장님이 안산대학에 축구팀을 만들어서 우리 유소년 선수 중에 프로에 오기에는 아직 부족한 선수는 대학 무대에서 2년 정도 뛰고 성인팀에 오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셨다. 나도 너무 동의하고 있다. 대학까지 유소년 시스템을 연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 완벽하게 정리된 건 아니지만 우리 지역 대학에 축구부를 통해 유소년 육성에 더 힘을 쏟으려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구단에서 일을 하려면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내가 이 자리에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어떤 구단주가 온다고 하더라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구단주와 합심해 구단을 운영해야 한다”고 철학을 전했다.

이종걸 대표의 바람 “안산시민들의 놀이터가 됐으면”
이종걸 대표는 “우리는 안산시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구단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내년 시즌에 절대로 꼴찌는 하지 않을 건데 우리는 성적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부모와 아이들이 다같이 ‘오늘 축구하니까 경기장 가자’라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그리너스가 분위기 좋은 운동장을 만들어 모든 시민의 놀이터가 됐으면 한다.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를 보고 왔는데 막 가슴이 떨리고 ‘우리도 저런 구단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벅차더라. 축구인 출신으로서 멋진 구단을 만들기 위해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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