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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수원=명재영 기자] 박형진이 수원삼성의 K리그1 생존을 다짐했다.

수원삼성이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를 펼쳤다. 시즌 마지막 수원 더비다.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25분 이종성, 후반 4분 오현규과 막판 안병준의 골로 수원FC에 3-0 승리를 거뒀다.

수원이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사실 수원 더비의 기억은 썩 좋지 않다. 수원FC가 지난해 K리그1에 합류하면서 이날 경기 전까지 일곱 차례의 수원 더비가 잊었다. 수원삼성은 이 경기 중에서 단 한 번 승리했다. 올해 2월 26일에 열린 2라운드였다.

당시 경기에서 수원삼성은 박형진의 결승골로 승리하면서 지난해 수원 더비 무승의 악몽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수원은 이후에도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고 결국 리그 막판 힘겨운 강등 싸움을 펼치고 있다.

2018년 수원삼성에 입단해서 어느덧 최고참급 위치까지 올라간 박형진의 심정은 어떨까. 박형진은 이번 시즌 팀에서 백업 역할을 맡아 리그 10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는 않았다.

박형진은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만나 "아무래도 팀이 강등권에 있는 만큼 분위기가 좋다고 표현할 순 없다"면서도 "그래도 선수들의 하려는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박형진은 지난 36라운드 대구FC전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서 80분 동안 뛰었다. 그러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고 이 경기로 인해 수원삼성은 승강 플레이오프가 유력한 상황이 되었다. 박형진은 "꼭 이겼어야 하는 경기를 이기지 못해서 오늘 경기 전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래도 오늘 경기 승리를 위해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2012년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형진은 군 복무 중 뛰었던 포천시민축구단을 제외하면 수원삼성에서만 경력을 이어갔다. 박형진은 "나에게 수원은 너무나도 고마운 팀"이라면서 "많은 경기를 뛰진 못했지만 국내 복귀할 때 손을 내밀어주고 지금까지 기다려준 곳"이라고 말했다.

박형진의 주 포지션은 왼쪽 수비지만 이번 시즌에는 중앙 미드필더로도 영역을 넓혔다. 박형진은 "어릴 때부터 뛰었던 측면 수비가 편한 건 맞지만 팀에 부상이 많은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었다"면서 "미드필더 역할을 부담보다는 해내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모든 것을 쏟아붓는 마음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삼성의 승강 플레이오프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벌써 견제가 시작되고 있다. 15일 열린 안산그리너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후 대전의 이진현이 인터뷰를 통해 플레이오프 상대로 만나고 싶은 팀으로 수원을 꼽았다.

수원삼성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발언이다. 박형진은 "이진현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면서 "우리를 왜 꼽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누구를 만나든 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상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박형진은 마지막으로 "올해 많이 뛰지도 못하고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면서 "남은 경기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처럼 응원해주신다면 선수들은 더 힘을 내서 생존이라는 최소한의 목표를 이뤄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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