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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골키퍼 이창근이 동료로부터는 사과를 받았고 어린 아이에게는 사과를 전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2 전남드래곤즈와의 홈 경기를 치른다. 지난 라운드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대전은 최근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18승 11무 8패 승점 65점으로 3위를 기록 중인 대전은 이날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FC안양을 3위로 밀어내고 2위에 올라설 수 있다.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이창근은 “매 경기 100%를 발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면서 “오늘도 홈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오늘 무승부만 거둬도 2위를 탈환하는 상황이지만 우리가 계속 승리를 해야 남은 플레이오프에도 자신감이 생긴다. 확실히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모든 대전 선수들이 같음 마음일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2012년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한 이창근은 2016년까지 부산에서 뛰다가 2016년 여름 수원FC로 이적했다. 이듬해 제주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20년 군에 입대한 뒤 2021년 다시 제주로 복귀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 카드로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하게 됐다. 이적 후 줄곧 주전으로 활약했던 이창근은 지난 7월 팔 부상을 당한 뒤 두 달 넘게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 달 21일 FC안양과의 맞대결에서 복귀할 수 있었다.

이창근은 “지난 7월 서울이랜드전에서 김재우와 부딪혔다. 후반 막판이었다”면서 “재우가 내 어깨와 충돌한 뒤 내가 넘어졌다. 당시 너무 아팠는데 경기 시간이 남아 있어서 겨우 버텼다. 다음 날에도 어깨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니 어깨 인대 부분 파열 소견이 나왔다. 이후 재활을 열심히 해서 두 달 만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전은 이창근이 부상으로 빠진 동안 이준서가 대신 골문을 지켰다.

이창근은 “재우가 그 상황 이후 나의 눈치를 보더라. 그래서 ‘눈치 보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아마 그 상황이 다시 온다고 해도 똑같이 했을 것 같다. 나와 재우 모두 공에 대한 집중력이 있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창근은 “지금은 운동할 때도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아무 문제없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부상 이후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답답했는데 이제는 복귀해 운동에만 더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팀을 바꿀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해서든 도움이 되고자 악착같이 재활에 매달렸다”면서 “그래도 나한테는 운이 좋게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지금 팀도 잘 되고 있고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창근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장해 대전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지난 광주전 종료 직전 이창근은 수비 진영까지 올라와 공을 걷어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상황에서 이창근이 찬 공은 관중석으로 날아가 어린 아이의 얼굴을 강타했다. 긴박한 경기 도중에도 이창근은 손을 들어 아이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창근은 “내가 봐도 아이 얼굴에 공이 세게 맞았다”면서 “나도 공에 계속 집중하다보니까 아이를 피해서 차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창근은 “내가 경기 도중에 그 아이에게 뭘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면서 “그래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우리가 지금 유니폼 수량이 부족해 유니폼을 주고 싶었지만 경기 후 유니폼은 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줄 수 있는 게 골키퍼 장갑 뿐이라 미안함의 표시로 경기가 끝난 뒤 골키퍼 장갑을 줬다. 작게나마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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